대통령 표창은 더 바르게 하라는 격려라고 생각한다
장학재단 만들어 어려운 아이들 꿈 키워주고 싶어

한국장례협회를 한 단계 업그레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제일장례식장 대표 박일도 회장이 재선 회장이 됐다. 그동안 음지에서 고생하던 한국장례협회를 과감하게 양지로 나오게 했으며 그 공로로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단체가 됐다. 전국을 돌며 장례문화에 대해 강의하기 바쁘고 최근에는 대학까지 강의에 나가는 박일도 회장을 안산타임스 창간 14주년을 앞두고 어렵게 만났다.

 

사단법인 한국장례협회 박일도 회장은 안산에서 제일장례식장을 운영하고 있는 CEO다. 이번에 재선 회장이 됐다. 안산시의회 의원으로도 재직한 경험이 있어 정치력도 잘 발휘하고 있다. 안산시충청향우회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어 안산의 오피니언으로 통한다.김태창 기자 ktc@ansantimes.co.kr

1 재선 회장이 됐다. 축하드린다. 먼저 소감을 듣고 싶다.

“축하를 한다니 감사하지만, 무겁다.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전임 회장이 임기를 2년 남기고 사임을 해 잔여 임기를 내가 했다. 2년 동안 조직을 추스르고 정부와 학계 등 관련 단체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새로 시작된 3년의 임기는 왜곡되고 있는 우리나라 장례문화를 바로잡고, 장례업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로잡는 일을 우선 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나를 비롯한 업계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업계 관습을 바꾸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많은 사업자들이 내 생각에 동의하고 있어 가능하리라고 본다. 48년 장례협회 역사에 새로운 변화를 자신한다.”

 

2 언제 재선이 됐습니까. 임기는 언제까지 인가.

“지난 4월 25일 48차 정기총회에서 3년 임기의 21대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3 지난 임기 때 활동했던 주요 내용과 사업에 대해 알고 싶다.

“정부와 학계 등 관련 업계와의 관계가 원만치 못했다. 이들과의 관계개선이 매우 힘들었다. 특히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동국대를 비롯한 장례지도학과가 있는 일곱 개 대학과 상장례학회와의 갈등은 심각한 수준에 있었다. 지금은 각종공청회 등 세미나를 공동으로 주관하고 정책에 관한 연구도 함께하고 있다. 장례문화의 보존과 발전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협력관계라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사업자교육이다. 전국의 장례사업자는 법적으로 일 년에 4시간을 의무적으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주관을 보건복지부 장례문화진흥원이 하고 행정은 장례협회, 교육연구는 상장례학회가 하는 방법이다. 갈등관계에서 이런 공조관계로 만드는 일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이러한 원만한 관계 속에서 고민하는 결과물은 장례서비스와 직결된다. 특히 많은 우려와 반대에도 ‘장례비투명화’를 위해 노력했다. 나는 기본적으로 장례비 영수증은 마트영수증과 같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누구나 장례를 치루고 난 뒤 내가 무엇을 얼마에 얼만큼 썼는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영수증을 발급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많은 소비자들이 그렇지 못한 영수증을 받았다. 투명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를 국회에 제안했다. 다음달 6월 20일 부터는 세부명세서를 의무적으로 발행해야한다. 소비자입장에서 보면 협회의 가장 큰 업적이다.”

 

4 박 회장 등장이후 장례업계 최초로 대통령 표창도 받는 등 장례업계를 한 단계 업그레드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과분한 상을 받았다. 장례식장으로는 최초로 대통령표창을 받은 것이라 한다. 나보다 더 바르게 하는 사업자도 많은데 그분들께 미안하다. 변화를 이끈 것에 대한 격려로 생각한다. 내가 협회장에 취임하면서 세 가지 공약을 했었다. 첫째는 장례비의 투명화다. 앞서 말했듯이 영수증이 바르지 못하면 투명해 질 수가 없다. 사후에도 소비자가 비용에 대한 이의를 제기 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는 영수증을 발행하자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하지만 못해왔었다. 이를 법제화 한 것이다. 둘째는 장례업계의 사회적 기여다.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사업장 소재의 지역에 봉사나 기부는 당연한 것이고, 국가에도 기여 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가재난대비 지정장례식장’ 정책을 제안했다. 세월호나 메르스 등 국가적 재난이 발생 했을 때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대처하고 봉사하자는 것이다. 전국 181곳 지자체에 지정장례식장이 선정되었다. 몇 해 전 메르스로 사망한 유가족이 유골함을 들고 장례식장을 구하지 못해 울며 돌아다닌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다. 세 번째로 산학협력 이었다. 장례문화는 인간사의 가장 존엄한 예식이고 문화이다. 또 우리가 지켜야할 문화 중 하나다. 이를 위해 전문가를 양성하는 대학들과 협력하여 우리 문화를 지키며 보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변화를 거듭하는 장례문화를 현장에 접목하고 교육하는데 힘을 합하고 있다.”

 

5 요즘은 전국을 돌며 강의를 하러 다니느라 정신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활동계획에 대해 알려 달라.

“지난해는 20여회 강의를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하는 사업자교육이다. 장사정책, 직업윤리, 위생, 서비스, 장례문화 등을 교육하는데 그중 장사정책과 서비스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다. 장례식장 경영자는 일 년에 4시간 이상을 교육 받아야한다. 장례식장이 천 여 곳에 달한다. 모든 사업자는 내 강의를 들었다고 보면 된다. 힘은 들지만 장례문화를 바로잡는 일에 일조를 한다는 기쁨도 있다. 나머지는 대학과 단체에서 불러주니 과분할 다름이다. 올해도 사업자교육은 당연한 것이고 몇몇 대학의 일정이 잡혀있다. 감사해 하고 있다.”

 

6 해마다 차상위 계층 교복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사업은 앞으로도 계속할 것인지, 더 확대할 것인지 궁금하다.

“처음 시작은 단원고 아이들 때문이다. 교복을 입어야 할 아이들에게 수의를 입힌 것에 많이 마음 아파했다. 전국민이 슬퍼했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미안해했다. 나 역시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미안해했다. 그 미안한 마음에서 아이들에게 교복을 선물하기 시작한 것이다. 학생들의 교복지원은 계속할 것이다. 대상자가 없어질 때 까지 계속할 것이다. 지원 사업의 확대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교복과 함께 40킬로 쌀 두 포씩을 전달했다.”

 

7 수익의 일부를 공익사업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일에 사용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지금으로서는 교복지원이 가장 크다. 일 년에 3천만원 정도 지원하고 있다. 나머지는 크고 작은 봉사단체 지원과 노인정 쌀 지원 등 이다. 좀 더 체계적인 기부활동을 위해 장학재단을 만들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의 꿈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8 끝으로 안산은 물론 전국의 장례업계 관계자들에게 한 말씀 해 달라

“인간은 죽음과 더불어 살아왔고, 그에 따른 장례문화도 실로 역사가 깊다. 시신을 들판에 두던 유기장에서부터 화장, 수목장 등 신앙의 발달과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라 장례문화 역시 다양한 형식으로 발전되어 왔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장례식장이 자리하고 있다. 그만큼 장례식장을 경영하는 사업자인 우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민의식 수준의 향상 및 핵가족화 등으로 인해 장례문화가 변화하고 있으며, 그에 발맞춰 장례식장 역시 규모의 대형화와 서비스의 고급화와 전문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장례사업자들에  대한 인식은 호의적이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는 고스란히 우리가 책임져야 할 몫이다. 이러한 편견의 해소를 위해 비용의 투명화와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2018년부터 장례사업의 환경에 큰 변화가 시작되었다. 가장 큰 변화는 장례업이 자유업에서 허가제에 가까운 신고제로 전환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시설기준이 없이 사업자등록 만으로 영업이 가능했으나, 이제 장사법에 맞는 시설을 갖추고 교육을 이수한 후 영업신고필증을 받아야 영업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장례를 치른 소비자에게는 세부명세서를 의무적으로 발부해야 한다. 이는 한국 장례문화 선진화에 다가서는 첫걸음이 되리라 생각한다. 한국장례협회는 사업자 여러분에 의한, 사업자 여러분을 위한 단체이다. 따라서 협회가 여러분의 권익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다. 또한 이와 동시에 우리 사업자들 스스로가 적법한 시설은 물론 비용의 투명화와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켜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우리 모두의 노력이 장례업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더 나아가 한국 장례문화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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