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륜 성형외과전문의 비에이성형외과 원장

한 환자분이 손을 데었다며 진료실을 찾아 왔다. 데인 범위가 넓지는 않다고 하여 크게 걱정은 안 하며 상처를 열어 봤는데, 크기는 동전 크기의 절반 정도이지만 상처 깊이가 꽤 깊었고 수상 후 1주일 정도 지난 뒤에 오셔서 상처에는 가피(eschar)가 이미 형성 되어 있었다.

손에 뜸을 들이다 데었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상처 크기가 크지 않아 집에서 자가 소독하며 지내시다 상처가 잘 낫지를 않으니 내원하셨다고 한다.

종종 화상 환자를 진료하다가 이와 같은 경우가 왕왕 있다. 처음 화상을 입었을 때에는 그 부위가 작거나 혹은 화상 자체를 대수롭게 않게 여겨 집에서 자가 소독하며 지내거나, 혹은 적절치 않은 치료를 받다가 상처가 잘 치유되지 않고 악화 되어 뒤늦게 전문 치료기관을 찾는 경우가 많다.

상기와 같은 경우도 처음에는 부위가 작아 자가 소독 하였지만 안타깝게도 화상 깊이가 깊어 3도 까지 진행 된 상태이다.

화상은 그 원인에 따라 크게 화염(제일 빈도가 높다), 열탕(주로 소아 환자 군에서 잘 발생한다), 접촉, 화학, 전기 화상으로 나뉘고, 그 깊이에 따라 1~4도 화상으로 나뉜다. 화상을 입으면 우선 환부의 열기를 덜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면 벨트, 시계, 목걸이 등 열기를 머금어 지속적으로 열 손상을 줄 수 있는 것들은 제거하는 것이 좋다. 환부 위의 옷도 벗기는 것이 좋지만 합성섬유 같은 경우 열기에 녹으면서 피부에 붙은 경우에는 무리해서 때어내지 않는다. 이후에는 약 10~15분 정도 흐르는 미지근한 물로 상처부위의 열기를 식힌다.

물에 환부를 담그기만 하는 것은 효과가 거의 없다. 또한, 너무 찬물로 하면 저체온증이 올 수 있으니 상온의 수돗물 정도면 충분하다. 흐르는 물로 환부의 열기를 적절히 식혀 주는 조치만으로도 화상의 깊이 1도는 줄일 수 있다. 단, 화학 화상의 경우 물이 환부에 닿을 경우 상처가 더 악화 될 수 있으니 물로 씻지 않는다.

화상은 추후 깊은 흉터와 구축으로 기능적 장애를 유발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상 초기부터 화상치료 전문가에게 치료 받는 것이 중요하다. 2도 화상까지는 적절한 치료로도 잘 완치되지만, 3도 화상보다 깊은 경우에는 피부이식 등 외과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비슷한 정도의 화상이라도 어떻게 치료 하느냐에 따라 심한 구축성 흉터가 남을 수도 있고 경미한 흉터만 남을 수도 있다. 화상의 범위가 크지 않더라도 그 깊이를 정확히 진찰, 치료 받기 위해서는 초기부터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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