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김태창

설날 연휴는 짧았다. 지난해 추석연휴 10일간의 역대 최장기간에 비하면 4일간의 연휴에 그친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평창동계올림픽과 함께 연휴가 시작되면서 그 어느 때 설날보다 볼거리, 먹거리는 풍성했다.

날씨도 도왔다. 그렇게 춥던 한파가 설 연휴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예전 봄 기운을 되찾았다. 이제 꽃샘추위는 있어도 올처럼 강력했던 한파는 다시 오지 않을 분위기다. 어제가 우수(雨水)였다. 봄에 들어선다는 입춘과 동면하던 개구리가 놀라서 깬다는 경칩 사이에 있는 24절기의 하나로 입춘 입기일(入氣日) 15일 후인 양력 2월 19일 또는 20일이 되며 태양의 황경이 330도의 위치에 올 때를 말하는 절기다.

이번 설 때 3천만여 명이 이동한 민족대이동이 이어졌지만 모두가 어제부터 일상으로 돌아왔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고향에 가지 못 한 사람도 있으나 대부분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들을 만나고 마음만이라도 여유로운 설날을 보냈다. 각박한 삶이지만 그래도 부모님을 비롯, 보고 싶었던 사람들과 재회의 기쁨을 누렸으니 생업에 복귀한 사람들의 표정은 한결 밝아졌다.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올해는 전반기에 예산의 70%를 쏟아 붓는다고 했다. 설날과 평창올림픽이 겹치면서 강릉과 평창은 설 연휴와 올림픽 특수를 기대했다. 하나 정부의 국내 경기 활성화 의도와는 달리, 경강선 KTX가 연결되면서 올림픽 특수는 사라졌다는게 강원도 숙박과 음식업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풍선효과가 제대로 반영된 사례로 강원도를 방문하는 국민들은 거리가 짧아져 좋았겠지만 머물지 않고 일만 보고 떠나는 여행객이 강원도민들은 못내 아쉬웠던 것이다. 정부가 이 부분을 미쳐 헤아리지 못한 것으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거쳐 조기 대선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얘기, 북한 핵문제, 얼마남지 않는 6·13지방선거, 개헌이슈 등 민감한 정치문제도 국민들의 주요 관심사였다. 올 지방선거는 정권 출범 후 첫 전국 단위 선거라는 점에서 관심이 많다. 귀향활동 민심은 여당은 ‘적폐청산’에 기대에 야당은 정치보복 불만과 정부의 안보 무능과 이로 인한 국민적 불안이 심각하다고 해석은 달랐지만 “정치권은 제발 싸우지 말라”는 게 한결 같은 설날 민심이었다.

국민들은 지금 갈수록 심화되는 양극화와 장기간의 경기침체, 가계부채, 실업난과 물가고로 기진맥진해 있다. 올 설날도 서민들의 삶이 팍팍하다는 소리가 나왔지만 고유의 미풍양속인 설은 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명절이었다. 정성을 다해 준비한 설 음식으로 아침을 채우고 가족이 둘러앉아 세배하고 담소를 나누는 우리들의 고유풍속에서 새로운 2018년을 맞이하고 있다.

이제 짧았던 설 연휴가 끝났다. 음식하랴, 장시간 운전하랴 피로가 예상되지만 이제 후유증 없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새로운 일터에서 자신이 해야할 일에 충실하고 올 한해를 다시 한 번 가다듬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신정 때 작심삼일로 이루지 못한 것이 있다면 다시 한 번 계획을 세우고 제대로 된 새해가 시작된 만큼 못다 이룬 꿈에 재도전 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기에 충분하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정치만 탓할게 아니라 그들이 변하지 않는다면 최근 우리 젊은이들이 평창올림픽의 고리타분하던 관례를 깨트렸듯이 우리도 한번 우리부터 변해보는 새로운 다짐을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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