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호중학교 김기우 교장은 별망중학교, 초지중학교 교장을 거쳤다. 가는 곳마다 신바람 학교를 만들었고 해어질때는 학생, 교사, 학부모들이 아쉬워했다. 그만큼 학교를 좋아했고 학생들을 사랑한 이 시대 참스승이었다.

상록구 소재 이호중학교 김기우 교장은 이제 정년이 1년 남았다. 그동안 별망중학교, 초지중학교 교장을 거쳤다. 가는 곳마다 화제의 교장이었고, 헤어지기 아쉬워한 교장이었다. 

그만큼 학교를 사랑했고, 학생들을 좋아했다. 학생들이 좋아 아이들과 놀다보니 결혼(39세에 결혼)도 늦깎이로 했다. 두 아이가 있지만 아직 대학생이다. 정년퇴직 이후에도 돈을 벌어야 한다고 하면서 호탕하게 웃는 분이다. 

교사시절 아이들에게 실력이 90%, 인성은 10%로 가르쳤던 과거를 후회하는 김기우 교장이다. 지금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불만이 있던 교사와 학부모들은 이해와 설득을 통해 다 하나로 만들었다. 

이 시대 살아있는 참스승, 김기우 이호중학교 교장을 24일 오후 교장실에서 만났다.

1-교직생활 올 해로 몇 년째고 선생님이 된 계기는 무엇인지

“올해로 36년째다. 이제 정년이 1년 남았다. 증조할아버지는 한학자,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선생님을 했다. 저도 당연히 교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자랐다. 

제 딸도 사범대학을 다니고 있다. 전공은 수학이다. 항상 수학을 쉽게 가르치려고 노력했고, 그 때문인지 제가 담임을 해야 대학을 많이 들어간다고 소문이 났었다. 

사실 내가 담임을 하면서 전 학생을 대학에 보낸 적도 있다. 수학 공식을 노래로 가르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2-그동안 교직에 있으면서 보람된 일과 후회스러운 일은

“수학을 자신 있게 가르치면서 제자를 서울대 사대에 보낸 적이 있다. 학생들이 편하게 생각하고 잘 따라준 덕이다. 2016년도에는 어느 학교도 가지 않던 현장체험(일명 수학여행)을 이호중학교는 갔다. 학생들이 아주 좋아했다. 

어떤 교장은 ‘당신 겁도 없어’하고 부러워하기도 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사고가 나면 문제가 될까봐 현장체험을 떠나지 않던 분위기였다.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은 가능하면 해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지난 2009년도 별망중학교에 있을때는 학생들을 데리고 금강산에 다녀온 적도 있다. 

부족한 점은 수학교사로서 성적이 첫 번 째 인줄 알았는데 지금생각해보니 인성이 더 중요했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때는 90% 학력, 10%는 인성이었다. 지금은 생각을 많이 후회하고 있다. 반대로 했어야 했는데 하고.”

 

3-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정년 이후 계획은

“아이들이 어려서 정년이후에도 경제행위를 해야 한다. 아이들 학비 때문이라도 그래야 한다.(웃음) 39살 때 결혼을 했다. 아이들 가르치는 게 좋아서 아이들과 놀다보니 그렇게 됐다. 

정년 이후에도 교직생활 때 배운 것을 가지고 무엇인가 하고 있을 것이다. 전공은 수학이지만 역사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안산의 아이들에게 안산의 역사를 가르치는 일을 해보고 싶다. 

안산의 아이들이 안산의 뿌리를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지금 은행업무도 배우고 대중교통도 배우고 있다. 

사회생활은 안하고 아이들과만 놀면서 집안일도 부인에게 맡기고 내일만 하다 보니까 지금은 할 줄 아는 게 없기 때문이다. 정년이후가 걱정된다(웃음)”

 

4-진정한 교육자의 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아이들의 적성을 찾아주고 아이들에게 평생 보람된 일이 무엇인지 발견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꿈은 엉뚱한 곳에 있기도 하다. 

개별 학생의 취미와 특기를 찾아주는 교직자가 필요하다고 본다. 의사와 변호사도 현재는 대화를 잘하고 인성이 고와야 고객이 많다. 실력만 가지고는 안 되는 세상이다.”

 

5-학부모들이 학교발전에 대해 고민하거나 건의사항은 있는지

“학부보가 학교에 많이 왔으면 좋겠다. 학부모가 학교에 자주 오면 학교가 더 신경 쓰게 되고 더 좋아지게 된다. 

이호중학교는 학생과 부모들이 어울리는 시간이 적어서 학교일도 신경을 못 쓰는 경우가 많다. 교사들이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교사.학생.학부모 모두 행복한 학교이면 좋겠다. 교사가 행복하면 학보모와 학생이 힘들다. 교사가 불행해야 학생과 학부모가 행복하다. 그렇다고 해서 교사를 괴롭히자는 것이 아니다. 

교사들과 학교발전, 학생발전을 위해 집요하게 요구하고 끈질기게 토론하는 학교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6-끝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학교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져달라고 말하고 싶다. 학부모들이 학교에 관심을 가져야 학교도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관심을 더 갖게 되기 때문이다. 

학생들도 부모세대보다 더 나은 세대가 될 것이라는 미래지향적인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나(학생)한테는 더 행복한 세대가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안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