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종 타종, 달집태우기, 불꽃놀이 등
오랜만에 펼쳐진 시민들의 축제 한마당
“우리 가족 올 한해 화목하고 건강하게 해 주세요”
“올해는 안산에서 좋은 소식들로만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달집 소지를 적는 시민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기대가 가득했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슴 설렐 터. 새해가 오는 것 역시 과거의 잘못이나 부진을 잊고 새로운 각오를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특별하다.
안산시민들이 2017년 정유년 묵은 해를 보내고 2018년 무술년 새해를 맞이하는 화랑유원지 단원각 현장. 옷차림은 다들 제각각이지만 새해를 기대하며 맞이하는 부푼 마음은 모두가 같은 듯 하다.
새해를 맞이하기 2시간 전부터 펼쳐진 축하공연은 적당히 따뜻한 날씨 속에 시민들에게 의외의(?) 환호를 이끌어 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천년의 종 타종행사는 타종행사 이외에도 항상 볼거리가 많은데 올해는 알찬 행사 내용에 날씨까지 그리 춥지 않아 꽤 볼만 했다”며 이날 행사에 후한 점수를 매겼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카운트다운에 이은 타종행사와 달집태우기, 그리고 여느 때 보다 화려하게 펼쳐진 불꽃놀이였다.
불꽃놀이 이후 예정됐던 시민들의 타종이 진행되지 못한 것이 옥의 티였지만 새로운 발화방식이 시도된 달집태우기와 화려한 불꽃놀이로 충분히 상쇄할 만 했다는 평가다.
시민들의 소원이 적힌 달집 소지는 준비한 수량이 달집태우기 30여분 전에 미리 동이 날 정도로 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는 다분히 힘들었던 지난해를 뒤로 하고 희망을 품고 싶은 시민들의 염원이 그만큼 간절하다는 해석이다.
시민들이 가장 환호한 때는 단연 불꽃놀이가 펼쳐진 순간이었다.
한 시민은 “역대 안산에서 펼쳐진 불꽃놀이 중 가장 화려했던 것 같다”면서 “불꽃놀이 동영상을 지인에게 보냈더니 지금 서울에 와 있냐는 답이 돌아왔다”며 웃어보였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안산문화원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이번 불꽃놀이에 소요된 예산은 고작 800만원에 불과했다고 하니, 어느 때보다 화려했던 불꽃놀이를 보고 환호하고 즐거워 한 5천여 시민들의 모습에 비춰보면 가히 남는 장사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안산시 관계자는 “다사다난 했던 한해를 보내고 희망의 한해를 맞이하는 시민들의 마음 속에 이번 행사가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시민 모두 행복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는 소망을 전했다.
5천여명의 시민들이 천년의종 타종행사를 마치고 화랑유원지를 빠져 나갈 때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행사장에 참석할 때는 2시간의 간격을 두고 서서히 입장했지만 행사를 끝낸 후에는 일시에 빠져나가기 때문에 도로는 순간적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그러나 시민들은 짜증내지 않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양보하면서 화랑유원지 제1, 제2, 제3주차장을 빠져나갔고 일부 시민들은 시내에서 야식 한 그릇, 또 다른 시민들은 새벽에 있을 해돋이 구경을 위해 일찍 잠을 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