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환<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을 놓고 국제사회는 또 한번 스트롱맨의 등장이라는 표현으로 새로운 상황을 알렸다. 사실 일본의 아베, 필리핀의 두테르테, 중국의 시진핑 등 이미 국제사회는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자국내 강경주의자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과감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사실 이런 스토롱맨 중에 김정은도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김정은을 스트롱맨으로 분류하기 보다는 미치광이에 가깝다고 평가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김정은을 미치광이 혹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 정도로 부르는 것은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줄지는 모르지만 현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는 못한다. 학자적 입장에서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한다면 북한은 자신들이 가진 국력에 비해 월등히 유리한 위치에서 미국과 주변국을 상대하고 있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서로 전쟁을 운운하며 말폭탄을 전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미국 일각에서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과 북한 모두 같은 급으로 치부되면 결과적으로 김정은이 바라는 구도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북한 문제는 이미 오래 전에 해결되었어야 한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기업가인 트럼프 입장에서 보면 미국과 북한은 거대한 고급 백화점 앞에서 거리 좌판을 하는 골치거리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 미국과 북한의 국력차이는 백화점과 노점상에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기업가 입장에서 하찮은 노점상 하나 정리 못하고 있었던 지난 정권들을 한심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막상 노점상을 철거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때로는 엄청난 철거보상비를 제시하여도 철거하지 않는다면 쉬운 방법을 찾기 어렵다. 강제철거를 고려해 볼 수도 있지만 고급 백화점 앞에서 시끄러운 소동은 이미지를 실추할 뿐만 아니라 가스통에 불이라도 붙여 저항하면 한동안 백화점 운영을 하지 못해 더 큰 손실을 감당해야 할 수도 있다.

기업가인 트럼프는 손실회피가 기업경영에 더 큰 이익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트럼프의 말대로 미국은 군사적 옵션을 포함한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나올 카드를 이미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미국이 군사적 위협의 수위를 높이겠지만 실제 군사적 공격은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만약 실제 군사적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면 무모하고 소용없는 말폭탄 돌리기에 열을 올릴 필요가 없을 것이다.

북한에 제재수위를 높이는 것은 당분간 필요해 보이지만 걱정되는 것은 제재수위가 더 이상 강화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을 때 후속조치를 할 수 있는 카드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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