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대북 지원은 무슨 의미?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중국 또한 북한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하고 있어 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사실상 이번 북한 핵문제의 최대 수혜국이다. 당초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지속적인 경제력 확대를 통한 영향력을 꾀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경제상황을 어느 정도 회복한 미국이 다시금 필리핀과 베트남 등 동아시아 국가들과 관계를 개선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동아시아에서 북핵문제 외에 달리 정치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무역관계에 있어서는 미국 주도의 WTO를 통한 자유무역제도가 동아시아에도 적용되고 있고 국제적 환경문제는 중국이 원인 제공국가로 주변국의 공격을 받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핵문제에 있어서는 중국의 영향력이 주목 받고 있다.

중국은 북핵문제가 악화되어 미국이 군사적 행동으로 나아가는 것을 바라지 않지만 그렇다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도 원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현재의 상황이 계속 이어지기를 내심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김정은의 할아버지 때부터 그리 좋지 않았다. 한국전쟁 직후 북한 노동당 내부에서는 전쟁 패배에 대한 책임을 김일성에게 추궁하는 파벌싸움이 발생했는데 주로 중국계 공산주의자인 연안파와 김일성을 중심으로 하는 소련파의 대결이었다.

종파투쟁으로 알려진 이 대결에서 김일성이 승리하고 중국계 공산주의자들인 연안파는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 조선족신분으로 중국 공산당과 인민해방군에 소속되게 되었다.

이후로 김일성의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불편한 사이가 되었다. 특히 김정은의 등장에서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가 세습권력을 이어간다는 것을 매우 불쾌하게 인식하였다. 현대 사회주의국가를 표방하는 중국은 같은 사회주의 시스템을 표면적으로 나타내는 북한이 권력을 세습한다는 사실이 자신들의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한 것이다. 중국은 북한이 싫지만 그렇다고 북한의 붕괴를 원하지 않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미국은 북한의 붕괴 혹은 북한의 정권이 전복되어 보다 친미적인 정부가 구성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최종적인 압박 수단으로 북한의 원유공급 차단을 중국에게 강력히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갑작스럽게 대북지원에 대한 계획을 밝힌 것을 놓고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결정에는 현재 대북정책에서 한국이 완전히 소외 받는 상황에 대한 눈물겨운 궁여지책이 엿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지원 발표는 북한에 대한 전략이라기 보다는 중국과 미국 주도로 진행되는 현재의 대북정책에서 한국의 정책공간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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