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규<성형외과전문의·비에이성형외과 원장>

“외과의사라도 상처를 직접 치유시키지는 못한다. 단지 자연이 치유시키는 것을 지켜볼 뿐이다.”

예전에 읽었던 책의 한 구절이다. 외과의사가 아닌 상처치유에 유난히 관심이 많은 성형외과 전문의로 단어를 바꾸어도 위의 구절은 틀린 얘기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사실 상처가 생기고 그 상처가 아물면서 흉터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의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상처 치유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을 최대한 제거하고 조직이 스스로 아물어갈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유지시키면서 최소한의 흉터를 남길 수 있는 가장 빠른 길로 안내하는 길잡이의 역할에 가까운 것이다. 아무리 잘 된 수술이라도 절개부위의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다면 환자에게 좋은 얘기를 듣지 못하는 것이 외과의사의 흔한 경험이기도 하다.

상처치유과정을 단축시키기 위한 노력은 그래서 예전부터 있어왔다. 그 과정에서 우리 몸의 여러세포에서 분비되는 ‘성장 인자’라고 하는 단백질이 주목을 받게 되었고 많은 성장 인자를 분비하는 혈액 내의 세포인 혈소판을 이용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다.PRP란 혈액 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혈소판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혈장을 말한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혈액검사 하듯이 피를 한번 뽑기만 하면 그만이다.피의 적혈구, 백혈구와 같은 성분들은 걸러내고 상처치유에 도움이 되는 혈소판이 응축되어있는 혈장성분만 취하여 PRP를 만드는 것인데 과정도 비교적 간단하고 시간도 15분 내외로 얼마걸리지 않는다.

성형외과의 미용성형 영역에서도 PRP는 다양하게 활용된다. 가장 대표적으로 PRP는 지방이식과 함께 사용되기도 한다.허벅지나 복부에 있는잉여지방을 사용해 얼굴의 꺼진 부위를 채워주는 지방이식술에 PRP를 함께 주입하면 단순히 지방만을 주입했을 때와 비교하여 이식한 지방의 생존율이 높아진다. 또한 PRP를 사용함으로써 얼굴의 피부재생효과도 얻을 수 있다. 지방이식후에 이식한 지방이 얼마 안 가 다 꺼져버렸던 경험이 있다면 PRP를 함께 사용해볼 만 하다.

최근에는 필러와 함께 PRP를 시술하는 기술도 개발이 되었다. 히알루론산필러와PRP를 혼합하여 주입하는 것으로 얼굴지방이식에 가장 가까운 효과를 낼 수 있는 시술 중 하나이다. 유지기간이 2년정도로 다른 필러에 비해 길고 자신의 혈액에서 채취한 PRP를 섞는 것이므로 이물반응이 없어 안전하며 자연스러운 볼륨 증대의 효과를 얻을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얼굴의 모든 부위에 사용이 가능하지만 주로는 팔자주름이나 꺼진볼, 눈 밑의 깊은 주름이나 광대부위에 효과가 좋다. 얼굴의 볼륨을 자연스럽게 살리고 싶지만 채취할 지방이 부족한 경우 또는지방이식수술이 부담스러운 경우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는 시술이다. 이러한 시술에 관심이 있다면 PRP를 충분히 다루어 본 경험이 있는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후 결정할 것을 권유하고 싶다.

<문의 485-7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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