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명<한도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식중독의 종류로는 세균성 식중독(살모넬라 식중독, 장염비브리오균 식중독 등), 자연독에 의한 식중독(복어독 중독, 독버섯 중독 등), 화학물질에 의한 식중독(수은, 카드뮴 등)이 있으며 이 중 세균성 식중독이 전체의 80%이상을 차지하는데, 요즘처럼 날씨가 따뜻해지면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식중독의 증상은 일반적으로 고열, 복통, 설사, 구토, 두통 등이 대표적이며 때로는 호흡곤란, 탈수현상 등을 일으켜 생명을 위험하게 할 수도 있다. 식후에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함께 식사한 사람들에게도 같은 증상이 있다면 식중독일 확률이 매우 높다.

 

살모넬라 식중독은 흔한 세균성 식중독 중 하나다. 38-40℃의 발열을 동반한 급성위장염으로 일반적으로 구토, 설사, 복통, 발열에 의한 전신권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급격히 시작되나 보통 4-5일이면 열이 내리며 회복된다. 이 균은 60℃에서 20분의 가열로 사멸되므로 식품을 가열 조리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 10℃이하에서는 거의 발육하지 않으므로 식품을 저온으로 보존해야 한다. 주로 생선 어패류가 원인식품이 돼 6월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장염비브리오 식중독은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식중독 가운데 제일 많이 발생하는 식중독이다. 장염비브리오의 증상은 상복부의 격심한 통증으로 시작하여 구토, 설사, 발열(37-38℃)등이 일어난다. 설사는 반드시 나타나며 묽은 변이 많다. 보통 1-3일 정도면 심한 증상은 줄어들며 약 1주일 정도면 회복된다. 장염비브리오 역시 열에 약해 충분히 가열한 식품은 안전하다. 또 담수에 대해 저항력이 약하므로 잘 씻으면 상당한 예방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이밖에도 포도상 구균 식중독, 보툴리누스균 식중독 등이 있다.

 

식중독이 의심되면 무엇보다 우선 의사의 진찰을 받고, 감염에 의한 집단 발생 가능성이 있으면 가장 가까운 보건소 및 구청 위생과에 연락한다. 식중독 증상을 유발한 식품은 그대로 냉장고에 보관하고 구입한 가게의 영수증, 빈 용기, 포장지, 구토한 물 등도 보관해야 한다.

 

식중독의 치료는 설사에 의한 수분 및 전해질을 보충하는 대증요법이 주가 되며, 항생제는 의사의 처방이 있기 전에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설사가 있다고 해서 지사제를 먹게 되면 장 속에 있는 세균이나 독소를 배출하지 못하고 병을 더 오래 끌 수 있기 때문에 지사제를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환자는 수분이 모자라므로 물을 조금씩 여러 번 주도록 하고, 끓인 물이나 보리차에 소량의 설탕과 소금을 타서 마시게 한다. 이외에 비타민과 소금은 필요하지만 과일즙이나 탄산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세계보건기구에서 마련한 ‘안전한 식품 조리를 위한 10대 원칙’을 소개한다.① 안전을 위해 가공식품을 선택한다. 생. 과채류는 미생물 등에 오염됐을 수 있는 만큼 적절히 살균되거나 청결하게 세척된 제품을 선택한다. ② 적절한 방법으로 가열. 조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중독 등을 유발하는 미생물을 없애려면 철저히 가열해야 한다. ③ 조리한 식품을 실온에 방치하면 미생물이 증식할 수 있으므로 조리한 음식은 가능한 한 빨리 섭취한다. ④ 조리식품을 4~5시간 이상 보관할 경우에는 반드시 60도 이상이나 10도 이하에서 저장해야 한다. 특히 먹다 남은 유아식은 보관하지 말고 버려야 한다. ⑤ 냉장보관 중에도 해로운 미생물의 증식이 가능한 만큼 저장했던 조리식품은 70도 이상의 온도에서 3분 이상 재가열 한 뒤 먹어야 한다. ⑥ 가열 조리한 식품과 조리하지 않은 식품이 맞닿으면 오염될 수 있으므로 서로 섞이지 않도록 한다. ⑦ 조리 전이나 다른 용무를 본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⑧ 부엌의 조리대를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고 음식이 오염되지 않도록 한다. 행주, 도마 등 조리기구는 매일 살균, 소독, 건조해야 한다. ⑨ 곤충, 쥐, 기타 동물 등을 통해 식품이 오염될 수 있는 만큼 음식물에 대한 동물의 접근을 막아야 한다. ⑩ 깨끗한 물로 세척하거나 조리해야 하지만 오염이 의심될 때에는 물을 끓여 사용한다. 특히 유아식을 만들 때는 오염 여부를 주의하는 것이 좋다. <문의 8040-1114(내선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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