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새안산레포츠교회 담임목사)

우리말 외에 함께 써야 하는 게 한자다. 사실 한자를 보다보면 깊은 매력이 있다. 나무 목(木)자의 아랫부분에 한 일(一)자를 그어 만든 것이 바로 근본 본(本)자. 곧 근본(根本)이라는 한자는 나무 뿌리를 연상시키는 것이다. 한자라는 문자가 상형문이라서인지 그 어원을 찾아 들어가다 보면, 참 별난 맛을 보게 된다. 또 우리가 시대의 흐름에서 반드시 써야만 하는 영어도 알고 보면, 각 단어들이 어원이 있는 경우가 많이 있고 특히 영어는 라틴어나 희랍어에서 그 어근을 두고 있기 때문에, 고대 그리스 문화나 중세의 라틴문자를 알면 영어도 배우기에 참 재미있는 언어다. 이 영어에서 요일을 나타내는 단어들은 모두 고대 그리스 신화 등에서 온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이 중에서도 화요일과 금요일만 놓고 보면, 지금 쓰이고 있는 영어 단어의 화요일(Tuesday)과 금요일(Friday)에서 그 어원을 찾기는 쉽지 않지만, 화요일은 화성을 나타내는 북구신화의 전쟁의 신인 마르스(Mars)에서, 금요일은 금성을 나타내는 미의 여신인 비너스(Venus)에서 온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어원을 알고서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을 보게 되면, 제목만 보고서도 그 의도를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남자는 화성의 주신인 마르스처럼 포악하고 거칠고 전쟁의 상징처럼 폭력적이고 강하다. 반대로 금성을 상징할 수 있는 여성은 부드럽고 미적이며 곡선이고 평화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다. 이런 금성과 화성의 상징을 사용하여 파이낸셜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리처드 톰킨스는 재미있는 오늘의 문화적 코드를 설명해 주었다.

그는 말하기를 전 제너럴 일렉트릭(GE)의 회장 잭 웰치를 두고 무자비한 감원과 인수합병(M&A)으로 유명하며 폐수로 뉴욕의 허드슨 강을 오염시킨 것으로 환경운동가들은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거칠고 폭력적인 이미지를 보였다고 평했다. 하지만 후계자인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얼마 전 발표한 신경영방침에서 에너지절약과 환경보호를 위한 기술투자를 두 배로 늘리는 환경친화산업에 주력하겠다고 말한 것을 빌어 부드러운 CEO라고 평한 것이다. 이런 두 명의 대표적인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오늘의 시대에 맞는 리더형은 무엇인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였다. 곧 화성형 리더에서 금성형 리더로 바뀌어야 하고 또 그런 추세라는 것이다.

리처드 톰킨스는 그의 글에서 이런 말을 하고 있다. “상품제조 중심의 산업사회가 지나고 서비스업이 주도하는 후기산업사회가 도래하면서, 거친 남성적 CEO 대신 개방적이고 자상한 여성적 CEO가 주도권을 쥐게 됐다”고. 명령과 통제를 핵심으로 하는 경영시스템도 융통성과 협조, 팀워크를 중시하는 스타일로 대체되고 있는 점을 오늘의 리더십에서 읽고 있는 것이다.

강한 아버지상이 만이 모든 것을 지배하던 시대에서 자상한 어머니의 이미지가 더욱 사람들을 감동시킬 뿐만 아니라 팀워크를 높이는 가장 좋은 이미지라는 것이다. 이 사실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요구하는 코드다. 자상함의 매력은 우유부단을 말하던 시대가 아닌 것이다. 오히려 자상함은 수많은 동료들을 더욱 한 팀으로 묶는 최고의 유연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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