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숙<대한적십사자사 안산지구협의회 회장>

지난달 28일 지역에서 조금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서남희망나눔봉사센터에서 주관한 ‘카메룬, 우간다 난민 어린이들을 위한 착한 돌잔치’가 바로 그것이다. 행사의 주역이었던 대한적십자사 안산지구협의회 박관숙 회장을 만나 보았다.

“지난 4월 적십자 센터에 난민 한 분이 찾아오셨었어요. 아기가 한 명 있는데 자녀의 첫 생일을 축하해 줄 여력이 없어 어려운 형편이라고요. 마침 롯데 멤버스에서 ‘착한 돌잔치’로 기탁한 금액이 있어 봉사원들이 이틀동안 음식을 장만하고 다 같이 축하해 줄 수 있어서 굉장히 뜻깊고 행복했습니다.”

지역에서는 사실상 유례가 없는 난민 어린이들의 돌잔치 행사를 치른 박관숙(61) 대한적십자사 안산지구협의회 회장은 그날의 보람을 잊지 못한 채 감동 어린 소감을 전했다.

박 회장은 국내에서도 2013년 7월 난민법이 시행되면서 난민들을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정작 지난해까지 난민으로 인정받은 외국인은 576명에 불과해 난민 인정률이 고작 7.2%밖에 안 된다고 난민 복지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국내에 반 난민 정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재정착 난민이 한국사회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 국민적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난민들이 믿고 찾아왔던 대한적십자사 안산지구협의회는 난민들 같은 다문화 가족의 복지 이외에도 취약계층 노인, 북한이주민, 아동청소년 세대를 대상으로 1대1결연을 맺는 등 폭넓은 계층을 상대로 다양한 봉사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다문화 가족 복지와 북한이탈주민 복지에 관심이 있는 박 회장은 다문화가족과 나들이를 다녀왔던 것을 안산지구협의회 회장 임기 중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으로 꼽는다.

“여러 소외계층을 상대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 중이지만, ‘다문화가족 한국전통문화나들이’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집을 떠나본 적 없던 다문화 가족들이 처음으로 나들이를 왔다며 무척이나 감격해 하던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이외에도 북한이탈주민을 위해 10월에 ‘새터민한가족체육대회’가 예정되어 있다며 북한이탈주민 등을 위한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 나가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박 회장이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들을 대한적십자사에서만 16년째 이어오고 있는 박 회장은 무엇보다 대한적십자사만의 가장 큰 매력과 장점을 ‘긴급한 재난현장에서의 구호활동’이라 강조한다.

지난 세월호 참사 때도 적십자사가 가장 먼저 현장에 나가 이재민을 위한 봉사를 펼쳤으며, 이후 각종 재난과 위기상황에 처한 지역주민을 위한 봉사활동에 어떤 단체보다도 적십자가 먼저 달려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단다.

그러한 상황들을 대비해서 긴급하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평시에 훈련받고 교육받는 사람들이 대한적십자사 봉사원들이라며, 그 일환에서 난민 어린이 돌잔치 행사도 치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지역주민들이 위기상황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대한적십자사를 떠올렸으면 합니다. 또한, 대한적십자사 봉사원뿐만 아니라 모든 지역사회가 한마음이 되서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에 동참할 수 있는 아름다운 지역사회를 만들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6개월의 임기만을 남겨놓은 상태이지만, 남은 기간 동안 더욱 빛을 발할 박 회장의 활동이 주목된다. <이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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