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철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장>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는 어렵고 무거운 주제이긴 하지만 결국 우리 사회가 풀어내야 할 숙제이기도 합니다. 특히 경제활동 인구의 42%가 노동자인 안산의 경우 더더욱 중요한 과제기 때문에 편견이나 선입견을 버리고 애정을 같고 함께 지켜봐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박재철(47) 센터장은 노동자 비율이 높은 안산의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지역 사회 모두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신을 포함한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언제든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는 노동 환경이기 때문에 결코 남의 일이라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박 센터장의 설명이다.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는 2012년 7월 개소했다. 설립 당시만 해도 지자체 차원에서 운영되는 센터가 몇 되지 않았을 정도로 비정규직 문제는 중앙정부에 의존도가 높았지만 현재는 전국적으로 20여개의 센터가 운영중에 있으며 특히 안산센터의 경우 짧은 기간 동안 괄목할만한 성과를 일궈내며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큰 역할을 담당해왔다.

센터는 무료 노동상담, 비정규직 차별해소와 권리찾기, 실태조사와 정책연구, 청소년과 비정규직 교육, 생활지원 등 비정규직은 물론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삶을 지원하는 활동을 펼쳐오고 있으며 이중 큰 반향과 변화를 가져왔던 몇 가지 사업을 박 센터장은 소개했다.

우선 금년 7월부터 8월까지 편의점, 패스트푸드, 주유소 등 관내 6개 업종 프랜차이즈 업체를 대상으로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73%가 근로계약서 미작성, 최저임금 위반, 주휴수당 미지급 등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박 센터장은 설명했다.

“이번 조사 이후 한 대기업과 근로기준법 준수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가져왔고 다른 기업들과도 이를 위한 접촉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용노동부에서도 각 사업장에 근로기준법 준수를 유도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긍정적인 변화도 이어졌습니다.”

박 센터장은 근로기준법을 지키고 있는 업체를 대상으로 ‘안심알바 사업장 지도’를 제작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알릴 예정이며 내년에도 조사를 진행해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제조업에 노동자를 파견하는 것은 불법인데 이와 관련 센터에서 조사를 실시한 결과 관내 99%의 사업체에서 이 같은 불법이 성행하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라고 박 센터장은 강조했다. 센터의 조사 결과가 알려지면서 고용노동부에서도 자체적으로 실태 파악에 나섰고 지난 10월에는 이와 관련 토론회까지 개최됐으며 관련 법 개정까지 추진되고 있다고 박 센터장은 설명했다. 물론 아직 진행중인 상황이지만 노동자 파견 문제에 중앙정부가 관심을 갖는 단초를 센터가 제공하게 된 상황이다.

센터 설립 이후 꾸준히 추진했던 청소년 교육사업은 경기도 차원에서 추경을 편성해 추진하고 조례까지 제정하는데 시발점 역할을 했으며 노동자들의 생활지원을 위해 지난 3월 출범한 생활공제회 ‘좋은이웃’은 현재 400여 가구가 참여해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지표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 3년 동안 취합된 자료와 요양보호사와 관련된 노동인권 현황 조사 결과를 곧 공개할 예정이라 밝히며 앞으로도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나갈 것을 약속했다.

<유돈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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