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하지영<한도병원 치과과장>

원시시대의 인류는 날고기를 그대로 씹어 먹었어야 했으므로 턱뼈가 발달함으로써 사랑니가 날 공간이 충분했다. 그러나 불을 발견하고 문명이 발달함으로써 조리된 음식을 먹게 됨에 따라 인류의 치아는 거의 원형을 유지하고 턱뼈는 작아지게 됐다. 그리하여 현대에 와선 사랑니가 위턱에 두 개, 아래턱에 두 개 모두 4개가 나지만 인체에서 충수돌기(맹장)와 같이 퇴화하고 있는 조직이기 때문에 하나도 없거나 1~3개만 있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사랑니의 수가 적을수록 진화한 사람이라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

사랑니는 보통 바로 앞의 어금니보다 작고 다른 치아에 비해 형태도 다양하다. 사랑니는 똑바로 나지 않고 기울거나 누워 있는 경우에는 잇몸에 파묻히는 부분이 많다. 그렇게 때문에 음식물 찌꺼기가 잇몸과 사랑니 사이에 끼기 쉽고, 사랑니 부위에 칫솔이 잘 닿지 않아 썩을 경우가 많다. 청소가 잘 되지 않으니 세균증식으로 인한 염증이 생기기 쉬운 조건이 만들어져 잇몸이 붓거나 아프게 된다. 만약, 위턱의 사랑니가 부은 윗몸위를 씹게 되면 더 많은 불편감이 생긴다. 이렇게 사랑니 주위에 생긴 염증으로 잇몸이 붓고, 볼이 붓고, 침이나 음식 삼키기가 힘이 들고, 머리도 아프게 된다. 목 안쪽 혹은 턱뼈로 퍼지는 경우가 많고 입을 벌리기 어려워지고 때로는 입원이 필요할 만큼 심해진다. 사랑니와 사랑니 앞치아의 뒷부분에 생긴 충치는 잘 검사되지 않으며, 대부분 치통이 있는 경우에 발견된다.

사랑니가 없는 줄 알고 있다가 우연히 방사선 사진을 촬영하다가 발견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렇게 사랑니가 완전히 뼈안에 묻혀 있는 경우에 치아를 둘러싼 치아 주머니(치배)안으로 물이 차서 물혹(낭종)이 되거나 세포가 변성되어 양성종양이 생겨 점점 턱뼈를 흡수하면서 성장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턱뼈를 상당 부분이 흡수된 다음에야 발견되기 때문에 치료가 어렵고 심한 경우 턱뼈를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모든 사랑니를 무조건 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똑바로 잘 나 있고 사랑니와 뺨 사이의 간격도 잇솔질이 잘 될 정도로 충분하다면 굳이 뽑을 필요는 없다. 사랑니는 간혹 드물게 치과 교정치료나 보철치료를 받을 경우에 요긴하게 사용되어지는 경우도 있다. 잇몸 속에 완전히 매복되어 있어 어떠한 증상도 일으키지 않는 경우라면 반드시 발치를 하지 않아도 된다.

발치시기는 정기적인 구강 내 방사선 사진을 토대로 하여 치과의사가 향후 매복지치가 문제를 야기할 것인지, 혹은 계속적인 관찰이 필요할지 판단하여 이를 결정하게 되므로 치과의사가 권장할 때에 발치하는 것이 좋다. 경우에 보철이나 교정치료같은 다른 치과치료 전 필요에 따라서 발치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발치술은 청소년기에 시행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사랑니의 뿌리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고 약골이 무른 편이기 때문에 또한 사랑니에 의한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시행하는 것이 발치 후 회복이 빠르고 시술 후의 불편감도 훨씬 적어지게 된다.

전신 질환 때문에 발치 후 의사의 관리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에서는 1~2일 정도 입원하여 치료받는 것도 효율적이고 안전한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시간상의 문제로 사랑니를 한번에 발치하고자 하는 환자 등 경우에 따라 환자와 의사간의 상담 후 가능시에 소수술장에서 4개의 사랑니를 한꺼번에 모두 발치하고 필요에 따라 단기간 입원치료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 들어 전신마취 하에서 안전하면서도 완전한 무통의 1회 수술로 사랑니발치를 받을 수 있다.

결국 사랑니는 별 기능은 없으면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므로 뽑아주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므로 사전에 구강악안면회 전문의와 상의하여 사랑니를 발치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좋다. 상담:48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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