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와 춤을 추다

국도 42호선 제일 골프장 앞 육교에서

메뚜기처럼 폴짝 뛰어내려

생을 마감한 그 사내를 두고

중앙 분리대 가로수가 호들갑을 떨며

설명하고 있다

그를 넘어간 차량이 몇 대이고

차량번호가 몇 번이고

차종이 뭐라고...

세상은 어느 한 곳도 빈곳이 없을 터인데

그 사내

빈곳이 있을 거라고

빈곳을 찾아 가려고 뛰어내린 것일까

가로수야

나는 눈에 보이지 않은 것들까지 포함한다면

세상은 빈곳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곤 해

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이야

가로수야

그 사내 주검 위에서 춤출까

네 뿌리를 털고

내 발등을 밟고

지구를 껴안고

들썩거리는 춤을 추지 않으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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