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주 교수 난중일기 통해 이순신 재조명
이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리더의 모습 갖춰
다양한 기록 남긴 난중일기 세계기록유산 등재

본지 부설 안산시CEO아카데미는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게스트하우스에서 건국대 신병주 교수를 초빙 87번째 강연을 10일 가졌다.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취득한 신 교수는 역사의 대중화에 깊은 관심을 가져 KBS ‘역사추리’, ‘TV 조선왕조 실록’, ‘역사스페셜’, ‘불멸의 이순신’ 등의 자문을 맡았고 현재 KBS의 ‘HD 역사스페셜’, EBS의 어린이 역사드라마의 자문을 맡고 있다.

신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영화 ‘명량’을 통해 재조명된 이순신과 당시 역사적인 배경을 난중일기를 통해 재미있게 풀어내 회원들의 박수 갈채를 이끌어 냈다. 인간 이순신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진 이날 강연을 요약.게재한다.<편집자주>

우리가 알고 있는 이순신의 난중일기는 원래 임진일기, 갑오일기 등으로 나뉘어 작성된 것을 나중에 이충무공 전서로 통합해 만들며 붙여진 이름이다. 당시 선조 임금은 임진왜란의 승리를 명나라 원병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순신의 업적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조 임금에 이르러 이순신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다.

이순신은 준비된 장군이었다. 1592년 4월부터 시작된 임진왜란은 1년 6개월여 동안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이후 명나라 원군이 도착하며 3~4년 동안 휴전상태에 돌입했다. 그리고 1579년 일본의 재침략이 발생했는데 이것이 바로 정유재란이다. 명량해전 역시 이때다.

이순신은 임진왜란 발발 1년여 전인 1591년 2월 당시 좌의정인 유승룡의 추천으로 지금의 해군사령관에 해당하는 전라좌수사로 부임했다. 결과론적이지만 이는 신의 한수였다.

너무도 평온했던 시기며 전쟁의 징후가 전혀 보이지 않다는 보고 등으로 인해 당시 조선은 전쟁 준비에 소홀했다. 하지만 이순신은 부임과 함께 군기와 군사시설을 점검, 해전에 능한 병사와 선박 확보, 거북선 건조 등 전쟁을 철저하게 대비했다.

거북선은 나대웅이란 사람에 의해 설계됐는데 왜적의 주력 전술은 배위에 상륙하는 것이기 때문에 거북선 상판에 송곳을 박고 돌격선으로 활용했다.

이순신은 소임을 다하지 않은 자는 엄벌로 다스렸다. 매일 군기와 군사시설을 점검하며 병선을 수리하지 않은 군사를 곤장으로 다스리고 군기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군사를 문책하기도 했다.

난중일기에는 이순신의 인간적인 측면도 잘 표현돼 있다. 정유재란에 앞서 왜군은 이중간첩을 동원해 계략을 세워 가장 위협적인 인물인 이순신을 몰아내는데 성공했다. 결국 이순신은 투옥됐고 처형까지 논의됐으나 가까스로 풀려나 백의종군 신분으로 지내게 됐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의 부고 소식을 접하면서 쓴 일기에는 슬픔과 안타까움의 감정 표현이 풍부하게 담아낸 글이 쓰여졌다.

또한 같은 해 명량해전에서 승리한 후 아들을 잃은 슬픔도 겪었다. 이때 역시 이순신은 인간적인 고뇌와 슬픔을 문학적 표현으로 담아냈다.

난중일기에는 원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수십여 차례 등장한다. 이순신이 1593년 삼도수군통제사로 부임하며 군 선배인 원균을 지휘하는 위치에 오르게 되면서 갈등과 대립이 자주 발생됐고 그런 내용은 난중일기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시절인 1597년 7월 원균은 칠천량해전에서 왜군에게 대패했다. 당시 배설이란 장수는 패전을 직감하고 12척의 배를 가지고 도망을 쳤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12척의 배가 훗날 명량대첩의 주력 병력이 됐다.

원균을 신뢰하던 선조였지만 이순신을 중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유성룡 때문이었다. 유성룡은 이신순을 알아주는 벗이자 후견인으로 둘의 우정과 신뢰가 결국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힘이 됐다.

명량대첩은 전략과 전술의 승리다. 특히 지형에 대한 남다른 안목을 지니고 있던 이순신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난중일기에는 이순신의 다양한 꿈 이야기가 40여편 나오는데 이순신은 이를 작전에도 활용했다.

이순신은 죽기전까지 단 하루도 일기를 거르지 않았다. 그가 남긴 기록은 전쟁의 다양한 전략과 전술은 물론 정황을 파악하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런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이순신은 국가와 백성을 위해 최후까지 소임을 다한 최고의 영웅이다. 이를 기억하고자하는 노력은 지폐, 동상, 드라마, 영화 등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금 우리 시대도 이러한 리더가 필요하다. 국가, 기업, 학교, 지역사회에서 모범이 되는 리더는 시대를 초월해 감동을 선사한다.

<정리:유돈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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