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숙 <화가. 한국미술협회 이사>

“세월호 참사로 인해 가장 가슴이 아픈 건 아직 피지 못한 아이들로 인해 남아 있는 부모의 상처입니다. 자식있는 부모의 마음은 다 같습니다. 이들이 빨리 아이들을 편히 떠나 보내고 일상으로 되돌아 오는데 힘을 보태주고 싶습니다.”

상록구 사2동에서 그림으로 열정적인 지역 봉사를 해오고 있는 박경숙(54) 작가의 한마디다. 교편생활을 오랫동안 해오다 창작에 몰두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교직을 떠난 박 작가의 최근 관심은 ‘세월호’다.

부모의 심정으로 그들을 위로하고 싶고 다시 안산이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그림으로 실어주기 위해 ‘리멤버 0416’이라는 작가초대전을 준비한 박 작가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7명의 동료들과 함께 그들의 슬픔과 치유를 위한 바람을 그림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특히 사2동에는 그림으로 봉사하는 선.후배 동료들이 다른 곳보다 많아 기획전을 준비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는 박 작가다.

박 작가는 사실 벌써부터 사2동 주민들과 함께하는 문화예술 봉사에 열정적이다. 최근 사2동 주민센터에서 전시회를 가졌던 ‘찾아가는 그림전시회 30인의 작가 초대전’은 경기문화재단에 직접 사업안을 내 지원금을 받아 그의 열정을 엿볼수 있다.

“제가 갖고 있는 것을 제가 살고 있는 동네에 무엇인가로 보답할 길이 없을까를 고민했습니다. 그래도 교단에서 미술도 가르쳤고 늘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통해 동네에 자그마한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시작했습니다.”

이웃들을 위해 봉사를 하는 행동과 과정을 거칠 때마다, 특히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으로 누구에게 힘이 되고, 용기를 준다고 생각하면 박 작가 본인도 힐링을 체험할 정도로 만족감을 갖고 있다.

박 작가의 봉사 범위는 그림 뿐 만이 아니다. 시곡초 학부모 회장을 맡으면서 동극공연과 독서교실을 통해 아이들에게 학교폭력과 책에 대한 흥미를 복돋았다. 늘 맡은 일에 대해서는 대충대충이 없는 박 작가의 성격이 그대로 일에 스며들었던 대표적인 학교생활이었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사2동 감골마을신문 발행위원회 편집장도 맡고 있는 박 작가는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에게 그림 등을 통해 사회생활에 조금이라도 위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에는 시로부터 목판화강좌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지원도 받아 내 박 작가의 열정으로 사2동 주민들이 큰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같은 박 작가의 열정은 자신의 생활철학에서 엿볼 수 있었다. ‘늘 봉사하며 색깔을 갖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삶’이 박 작가의 근본을 지켜주는 디딤돌임을 알 수 있다.

“세상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무엇인가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공을 들인다면 참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정이 힘들더라도 목표가 있는 삶, 살아가는 데 큰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작활동에도 여념이 없는 박 작가지만 그래도 세상에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한가지를 꼽는다면 바로 ‘봉사’라고 한치의 망설임 없이 말한다.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 주위를 밝히는 박 작가의 ‘재능봉사’가 사2동을 넘어 안산시 전체에 퍼져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박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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