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적으로 정리됐으나 양기관 시각차 여전
시, 수공과의 협조요구 등 행정보완 더 필요
에버그린21, 환경재단 운영이 효율적 주장

사동 시화호 상류에 위치한 갈대습지 관리운영권을 두고 안산시와 환경재단 에버그린21이 미묘한 기류에 휩싸이고 있다. 일단 포문을 연 쪽은 에버그린21이다. 기초자치단체 유일의 환경재단인 에버그린21은 천혜의 생태습지인 시화호 갈대습지 운영으로 시민들에게 더 개방하고 친숙한 생태공원화로 재단의 경험 노하우를 통해 운영하겠다는 취지다.

에버그린21은 현재 신재생 에너지 체험장을 비롯 환경교육 등을 통해 환경재단의 위상을 다지는 차원에서 갈대습지의 운영은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수질.대기 전문가 등 환경전문 인력이 대거 배치돼 있어 갈대습지의 운영은 행정기관보다 전문재단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에버그린21 관계자는 “갈대습지가 좀 더 많은 시민들에게 개방되고 생태습지 체험장으로서 활용되는 것도 바람직한 운영의 한 방법”이라며 “특히 이를 연계한 환경교육과 체험장 등을 활용해 주민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역할을 갈대습지 운영으로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시는 반면 다른 해석을 내놨다. 수자원공사로부터 관리 운영권은 넘어 왔지만 행정적인 부분에서 과제가 산적해 있어 운영권의 재단 이양은 시기상조라는 것. 시는 특히 시화호 갈대습지를 람사르습지로 지정하는데 목표를 두고 최소한 사람의 접근을 막는 차원에서 습지관리동 앞 주차장을 없애고 최소한의 차량만 오갈 수 있게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또한 습지내 고라니 등 야생동물의 이동권을 확보해주는 차원에서 다리를 건설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같은 사업의 구상은 갈대습지의 보존을 위해 행정기관에서 다뤄야 할 사안이기 때문에 재단에 운영권을 넘길 경우 사업추진 등 행정적 경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특히 화성시 소재인 반월천 수량을 조절하는 제수문 관리를 안산시와 수공이 함께 운영하면서 이같은 행정적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며 시 경계선 재조정 협상도 아직 시도되지 않은 상태에서 운영권 이양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시는 이와 관련 내년 예산에 국도비를 포함해 사업비를 편성해 놓은 상태라 당장 운영권을 재단에 넘기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시 관계자는 “갈대습지는 당초 수공이 생태보존 차원에서 조성됐으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기본적인 개발만 제외하고 자연을 복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시민들이 찾는 갈대습지는 지금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상태며 행정적인 과제 등이 해결된 후 운영권을 넘겨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시의원들은 대부분 안산시가 당분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갈대습지는 개발의 차원에서 운영을 하면 되지 않는다”면서 “파괴된 시화호 생태계를 보존하고 더 많은 야생동물이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나정숙 의원도 “환경체험장으로서 갈대습지 운영도 이해는 되지만 아무래도 사람이 많이 찾으면 그만큼 갈대습지의 본래 기능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행정적 문제점이 보완된 후 운영권이 이양돼도 늦지 않다는 입장을 비쳤다.

<박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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