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주차에도 불구 의원.관용 전용주차장은 ‘텅텅’
여성·장애인 위한 교통약자 공간 확보가 더욱 중요

공공청사 주차장에 각종 전용 주차공간이 지정되면서 시민의 이용 제한으로 주차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 공간을 주차에 어려움을 겪는 교통약자를 위한 공간으로 늘리는 것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는 의견이다.

시에 따르면 현재 특정 차량의 주차 공간을 확보해 운영하고 있는 곳은 시의회 지하 주차장과 환경교통국이 입주해 있는 시청 별관동 지하 주차장 등 2곳이다.

시의회 주차장은 총 81면이 조성돼 있으며 이 중 21면이 시의원 전용 주차장으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 시민들이 주차 공간 부족으로 이중주차까지 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21면의 의원 전용 주차장은 절반도 주차되지 않은 채 항상 텅텅 비어 있는 형국이다.

물론 회기 중 전용 주차장은 빈자리를 찾기 어렵지만 연중 100여일 남짓 한 회기 일정 때문에 의원 전용 주차장을 운영한다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시민을 섬기겠다는 의원들이 오히려 특권의식을 누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과 함께 전용 주차장 폐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시청 별관동 지하 주차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1년 환경교통국이 입주하면서 별관동은 심각한 주차문제로 몸살을 앓았고, 이에 시는 금년 3월 구 단원전시관 부지에 총 150면에 달하는 임시 주차장을 조성하고 공무원들의 주차를 유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관동 지하 주차장은 여전히 이중주차와 함께 출입구 경사면을 활용한 위험천만한 주차가 계속되고 있다. 그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총 84면의 주차 공간 중 15면 정도가 할애된 관용차량 전용 주차장 때문이다.

실제 이중주차나 경사면 주차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전용 주차장의 다수는 비어 있는 상황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미 외부에 별도의 주차장이 마련됐음에도 전용 주차장을 운영하는 것은 시민 편의는 뒷전인 관 중심의 행정이라는 비난이다.

비어 있는 각종 전용 주차장을 이용한다고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용’이란 단어가 시민들에게는 ‘아무나 주차하면 안된다’는 의미로 느껴지며 부담감을 줄 수밖에 없다는 중론이다.

시민을 섬기고 시민을 위한 행정이라면 의원이나 관용 차량 전용 주차장 보다는 오히려 주차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임산부, 여성 등 교통 약자를 위한 전용 주차장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공감을 얻고 있다.

시의회 모 의원은 “의원 전용 주차장이 비효율적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회기 중에는 주차로 인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에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고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관용차량 전용 주차장은 효율적 공무 수행을 위해 마련된 공간일 뿐 강제성을 지닌 것은 아니기 때문에 비어 있는 주차 공간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돈명 기자 dony7072@ans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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