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환 (국제정치학박사/한서대 외래교수)

안철수 의원은 성공적인 벤처사업가로서 개인의 능력과 경력을 검증받았고 안보의식에 있어서도 민족의식에 얽매이지 않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대북정책을 주장해 왔다. 어떻게 보면 새누리당으로서는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제기된 특검요구에 대해서 새누리당은 경직된 자세로 논의할 필요도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안철수 의원의 정치행보를 초반부터 견제하겠다는 의미로 보여진다.

결국 이번 안철수 의원이 포함된 범야권 특검요구는 안 의원이 새누리당의 반대편에 서서 야권세력으로 정치세력화한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확인해 줬다. 하지만 안철수 의원은 범야권연합의 자리에서도 민주당과는 차별화된 입장을 견지했다.

즉, 민주당과의 연대 혹은 통합이 아닌 독자세력화하여 국민들이 갈망하는 대안세력으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안철수 의원은 몇가지 거친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먼저 방황하는 야권 민심을 규합하기 위해서는 지난 대선의 패배에 대한 안철수 의원 자신의 책임부분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 간발의 차이로 패배한 야권 민심을 기반으로 세력화를 준비하는 안철수 의원은 고통스럽겠지만 올해가 가기 전에 지난 대선패배에 대해 자신이 책임져야 할 부분을 깔끔하게 털고 가야 우환이 없을 것이다.

또한 안철수 의원이 정작 대결해야 할 대상은 새누리당이 아닌 민주당이 될 수도 있다. 역사상 가장 취약한 제1야당이라는 오명에 시달리고 있는 민주당이지만 안철수라는 대안세력이 나타난 이상 고조되는 위기감 속에 친노, 비노의 계파싸움을 정리하고 다시금 정통야당으로서 개혁에 성공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대안세력의 필요성은 격감하게 되고 안철수 의원은 독자세력화가 불가능해질 것이다. 따라서 안철수 의원은 생각보다 빨리 세력을 규합해야 하고 민주당 보다 빨리 국민들이 원하는 비젼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안철수 의원은 자신을 합리적인 중도로 자리매김했다. 국민들은 진보와 보수의 격한 대립에 점차 힘들어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설정 자체는 올바르다고 할 수 있다. 안철수 의원 이전에도 스스로를 중도보수 혹은 중도진보로 자기설정을 했던 정치인이나 평론가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살벌한 한국 정치판에서 얼마 안가 꼴통보수 혹은 종북진보로 낙인 찍히고 말았다.

현 시점에서 정치를 오래오래하고 싶은 젊은 정치인 치고 중도의 이미지를 선점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들에게 실패사례로 기억되기 싫다면 안철수 의원은 대안세력으로서 중도의 개념을 깔끔하게 정리하여 국민들에게 선보여야 할 것이다.

특검 제의로 이제 안철수 의원의 정치게임은 시작됐다. 정치에 관심이 많은 한국사람들은 정치에서도 열정적인 드라마가 연출되기를 기대한다. 안철수 의원은 그 동안 국민들을 감성적으로 자극해 왔다. 이제 정치인 안철수의 실력을 확인해야 할 때가 왔다. 이번 범야권의 특검요구 관철 여부는 안철수 의원의 운명을 시험해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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