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부터 수공에서 안산시로 관리권 영구 이관
단점 보완하고 이점 살려 지역 명소로 키워야

자연과 사람 모두를 위한 공간, 시화호 갈대습지공원(상록구 해안로 820-116, 이하 갈대습지공원)이 개장 10년 만에 안산시의 품으로 돌아온다. 안산시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오랜 협의 끝에 오는 11월부터 기존 수자원공사가 갖고 있던 갈대습지공원 관리권을 안산시로 이관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갈대습지공원이 공유수면이기 때문에 땅의 소유권 자체가 시로 넘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갈대습지공원의 운영과 관리권한 일체를 안산시가 보유하게 됨으로써 향후 갈대습지공원을 이용한 다양한 연계사업을 추진하거나, 시민들에게 시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대습지공원을 개방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시는 갈대습지공원을 보다 활성화시키기 위해 람사르습지 등록을 추진하고 습지생태학교 건립을 준비하는 등 다양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람사르습지란 전 세계를 통틀어 보존 가치가 있는 습지들을 람사르협회에서 등록해 보존하기에 람사르습지로 등록이 될 경우 습지로서의 가치를 크게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습지생태학교는 국.도비의 지원을 받아 2014년 건립을 계획 중이다.

특히 습지생태학교는 관내 환경단체와 시, 학계를 통튼 연합체를 구성해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안정적인 운영을 도모하겠다는 시의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관리권 이전까지 불과 보름 밖에 남지 않아 세부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다”면서 “시민들에게 전보다 더 좋은 서비스와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 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시의 이런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잔존하는 불안 요소들에 대한 해결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자원 공사는 그동안 연간 6~7억원의 예산을 들여가며 갈대습지공원 관리.운영에 사용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는 내년 관리 예산으로 고작 2억8천만원 밖에 책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낳고 있다.

관리 인원 역시 공원 관리와 청소의 명목으로 2명만 충원이 이뤄질 예정이라 과연 시민들에게 더 나은 환경은 고사하고 이전과 같은 수준의 여건을 제공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시 관계자도 “처음 5억8천만원의 예산을 신청했으나 결국 2억8천만원 밖에 승인 받지 못했으며, 관리 인원 역시 최초 계획했던 수에 미치지 못하는 인원만 승인 받아 난감한 것이 사실”이라며, “추경을 통해 예산을 추가 확보하고 기간제 근로자 고용 등을 통해 계획했던 것들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대책을 밝혔다.

한편 시가 관리권 이전을 추진하며 세간에 거론됐던 에버그린21의 갈대습지공원 전담은 시의회의 반대 목소리로 인해 일단 무산됐지만, 에버그린21은 향후 역량을 키워 지속적으로 갈대습지공원의 관리를 시에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창수 에버그린21 대표는 “에버그린21이 안산시 환경개선에 한 몫을 담당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며 “시와 시의회의 결정을 100% 존중하며, 재단은 안산시 환경재단으로서 내부 역량을 더욱 향상시켜 차후에라도 갈대습지공원의 관리를 맡을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갈대습지공원은 시화호의 오염원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생태공원이며, 시민들에게 흔히 볼 수 없는 철새나 야생동물, 끝없이 펼쳐진 갈대밭 등 볼거리를 제공해 주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이제 안산시가 수공으로부터 야심차게 관리권을 받아 오는 만큼 갈대습지공원의 이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 나가며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이태호 기자 kazxc@ans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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