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0억원 매입후 올해부터 매년 140억원 분납
종합병원 부지협소로 적극적 용도변경 필요

토지매입비 과다 지출로 금년도 시 재정상태가 최악이라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초지동 의료부지에 대한 대형병원 유치가 난항을 겪으면서 올해는 주말농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문제의 초지동 의료부지는 2008년 경희대병원을 시가 유치하려 했으나 토지매입비 분할 납부요구에 대해 당시 토지소유주였던 수자원공사가 일시불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하면서 유치에 실패, 2년 넘는 현재까지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에 따르면 초지동 747일대 5만2천㎡에 달하는 의료부지를 2009년 560억원에 분할 납부하는 방식으로 매입, 75만 인구에 비해 고려대병원 589개 병실과 400여개 병상에 불과한 한도병원 등으로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시민들의 불만이 잇따르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3차 의료기관 유치에 힘써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2008년 해당 부지에 병원신축을 계획했던 경희대병원의 경우 이미 타 지자체로 눈길을 돌린 상태며 시가 접촉한 다른 대학과 국내 유명 종합병원 역시 예산 부족과 이 지역에서 예상되는 수익성에 의문 부호를 달며 선뜻 달려들지 못하고 있다.

특히 김철민 시장이 취임한 이후 종합병원을 유치하기에는 부지가 협소함을 이유로 들어 시가 대형병원 유치에 소극적으로 일관, 시민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시가 추모공원을 추진하는 부지에 대학병원을 연계해 유치하는 방안, 경기테크노파크 부근 한양대학교 부지에 한양대 병원을 유치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즉흥적 발상이라며 시민들의 비난이 거세다.

월피동 주민 이모씨(34)는 “초지동 의료부지를 시가 사놓고 병원을 유치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몇 년 째 조성만 해놓고 나대지로 방치하는 것은 시 재정 운용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용도변경 등 적극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형근 시의원은 “어려운 시 재정 여건 개선과 75만 시민들의 의료복지 증진을 위해서는 대형병원 유치만을 전담하는 TF팀을 구성해서라도 하루 빨리 초지동 의료부지에 병원 유치를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올해부터 초지동 의료부지의 매입 비용으로 140억원씩 4년간 지출된다. 이 부지의 활용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이 때문에 여러 대학병원 관계자들과 접촉이 이뤄지는 중이다. 쉽진 않겠지만 빠른 시일 안에 대형병원을 유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는 초지동 의료부지를 시민들에게 주말농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주고 다음달 1일부터 주말농장 경작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금년 중 대형병원 유치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호 기자 kazxc@ans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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