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종길 <도시와 자연 연구소장/ 전 국회의원>

우리 통계의 홍수 속에서 산다. 어느 단체, 어느 조직이든 매년 또는 일정한 주기에 맞추어 자신들 만의 통계들을 만들어 낸다. 두산 백과에 따르면 통계는 “사회집단 또는 자연집단의 상황을 숫자로 나타낸 것”이라고 하였다.

예를 들어 안산 주민들의 생계비, 경기지역 쌀 생산량의 추이, 반월산업단지에서 생산한 제품 중의 불량품의 개수 등을 나타낸 것이 그것이다.

통계는 집단에 관한 것으로서, 어느 국회의원의 재산이라든가, 광덕산의 높이 등, 어떤 한 사물이나 개인에 관한 수적 기술이 아무리 구체적이더라도 통계는 아니다.

그런데 통계를 왜 만들까? 자연현상이나 사회현상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다가올 미래를 보다 합리적으로 예측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상황뿐 아니라 일정한 기간 동안의 변화 과정이나 내용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계는 사회의 발전과 함께 발달해 왔으며, 오늘날의 자연과학의 해석, 사회현상의 진단, 정부 정책의 수립은 통계 없이는 불가능하다.

통계는 그러니까 단순한 자료모음이 아니라 한 사회나 나라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반이 되는 것이다. 통계청이라고 하는 거대한 행정조직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통계는 무엇보다 정확하여야 하고, 누구나 알기 쉽게 정보를 제공하여야 한다. 권위적인 정부들은 통계를 조작하기도, 엉뚱하게 해석하기도, 아무리 보아도 이해할 수 없는 용어와 숫자로만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정한 감시체계도 필요하다.

안산시청 홈페이지도 들어가서 ‘브라보 안산’을 찾아가면 안산시를 비롯한 통계청의 통계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통계청에서는 통계지리정보서비스 (SGIS), 즉 지리정보시스템에 통계를 얹혀 놓은 것을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 지도 위에 시.도별로 통계를 값의 크기에 따라 다른 색깔로 보여 지게 하여 한 눈에 통계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첨단 기술을 통계에 도입하여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 순간의 통계가 대다수이고, 일정한 기간 동안의 관한 통계 - 동태통계는 표현해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 수라든가 국가 채무 (실질 채무) 등 민감한 내용은 없다는 단점이 있다. IT 강국인 한국의 통계 서비스라고 생각하면 아쉬운 점이 많다.

물론 안산의 통계서비스는 통계청의 것보다 한참 못 미친다.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현재의 인구 수, 자동차 수, 공장 수 등이고, 중요한 경제지표의 동태는 두터운 자료들 속에 숨겨져 있다.

최근 서울시는 도시공간의 변화를 지리정보시스템 (GIS)을 통해 일정 기간을 비교하였다. 인구밀도, 주택밀도, 고용밀도, 도시공원면적, 문화시설, 지하철밀도 등이 그것이다.

이렇게 보니 인구밀도와 주택밀도가 가장 낮은 강남(강남구와 서초구)에서 고용밀도, 도시공원면적, 문화시설, 지하철밀도가 상대적으로 꽤 높은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해당구청에서는 몰라도 서울시청에서는 적어도 무슨 문제 있는지가 파악되는 것이다. 이러한 통계 표현 방식은 굳이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으면서 정책 마련에 나서게 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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