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기 총장, ‘매력이 경쟁력이다’라는 주제로 열강
모든 힘은 매력에서 나오며 매력이 지배하는 사회 도래
자신만의 매력을 키우는 것이 발전하는 CEO로서의 역할

‘매력이 경쟁력이다’라는 책을 내면서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이 33회 안산시CEO아카데미 강사로 나서 회원들에게 매력의 중요성을 강연했다. 많은 회원들과 지역 CEO의 관심아래 열린 이날 강연에서 윤 총장은 매력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으로 정의한다. 1시간 30분 동안 펼쳐진 윤 총장의 강연 요지를 기재한다. <편집자주>

최근 한국 사회는 변혁기에 처해 있다. 1997년 IMF, 2000년 뉴 밀레니엄, 2002년 월드컵과 대선 등 일련의 사건들은 우리 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2007년에는 한미FTA의 체결에 이어 대선을 치뤘다 .특히 대선은 우리사회의 가치체계와 방향을 흔들고 변화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는 전환점이 됐다.

이처럼 의식구조, 가치체계, 환경 등이 변화하는 가운데 앞으로의 방향이 무엇인가를 고민해 봤다. 그 방향은 한마디로 ‘매력’이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매력이 없으면 경쟁력도 없다는 게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이다.

언젠가 중소기업의 사장을 만났는데 “우리 회사는 연봉이 대기업의 80% 이상이며, 복지 시스템도 완벽하게 갖췄는데 왜 직원들이 오래 있지 않고 떠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더라. 그러면서 복지시스템의 예로 “구내 식당이 다른 곳 보다 낫다”고 얘기하더라.

그래서 이 중소기업 사장에게 이런 말을 했다. “1년에 파티는 몇 번이나 열며, 호프 데이는 자주 갖는지, 직원들이 즐길 만한 엔터테인먼트 시설은 있는지....” 이 말을 한 까닭은 ‘회사에 매력 프로그램이 없으면 직원들은 도망간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싶어서였다.

회사를 경영하는 사장들을 만나면 “그동안 죽을 고생을 했다”는 말을 간혹 듣는다. 과연 사장의 이 말이 경영후계수업을 받고 있는 자식에게는 어떻게 비춰질까? 아마 “사업은 사람이 못할 짓”이라고 생각할 거다. ‘매력’ 없는 경영은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를 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개인적으로 매력이라는 용어에 접하고 나서 인생관이 바뀌었다. 어떻게 하면 매력을 갖출 수 있을까? 매력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 또는 “도깨비 처럼 홀리는 힘”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매력을 잘 표현해주는 적절한 사례가 있다. 어느 신문사의 문화부 기자가 칸 영화제에 참석해 여배우 니콜 키드만을 4~5미터 앞에서 마주쳤는데 그 기자의 말이 가관이었다. “일주일 만 같이 살다 죽으면 원이 없겠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다.

매력은 “도깨비 처럼 홀리는 힘”

매력은 멋이다. 끌어 당기고(Attractive), 사랑스럽고(Lovery), 섹시하며(Sexy), 쿨(Cool)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주몽이라는 드라마는 매력을 이야기하는데 좋은 사례다. 나는 공군장교로 근무했는데 전투기 조종사가 훈련을 끝내고 귀대하면 지상에 있는 사람들은 박수를 치는 등 매우 열렬히 환영했다. 출격 때도 마찬가지였다.

결혼을 하면서 아내에게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내조가 있었다”고 말하고 아내에게 한가지 부탁을 했다. 남편이 출퇴근할 때 전투기 조종사의 귀대 때 처럼 열렬히 환영해 달라고. 이 약속은 지켜졌다. 아내는 베란다에서 출근하는 남편에게 1분간 손을 흔들어 줬다. 어느 여성잡지에서 취재를 할 정도로 유명한 사건이 됐다.

그런데 주몽이 방영되면서 뒤죽박죽이 되었다. 아내는 TV에 넋이 빠져 집에 들어온 남편을 못본 체하기 일쑤였다. 주몽 드라마 보다는 ‘송일국’이라는 배우의 매력에 빠졌다. 송일국을 한번 보고 싶어 했으며, 그렇지 않으면 그의 사인이라도 받고 싶다는 정도였다. 아내의 부탁을 못이긴 척하고 송일국을 만나 사인을 받아냈다. 송일국의 멋진 얼굴과 글귀가 담긴 A4 크기의 사인지였다. 아내는 이 사인지를 받더니 안색이 확 바뀌더니 액자에 소중히 넣어 침대 탁자에 놓았다.

이 모습을 보면서 ‘욘사마’가 떠올랐다. 욘사마를 따라다니는 아줌마는 누구일까? 대체로 부부 사이가 원만하며, 중상층 이상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우리 집은 편안하며, 아내는 매우 건전하게 송일국의 매력을 즐기고 있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의 이러한 태도에 고민하는 남편이 있다면 자신의 매력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좋은 대응 방식이라고 말하고 싶다. TV를 꺼버리거나 나는 유명 여배우가 좋다고 맞대응하는 것은 최악의 방식이다. 실제로 송일국 사인을 받아주고, 주몽 브랜드의 포도주를 선물하는 식으로 매력있게 접근했더니 그 결과는 “남편은 멋있는 사람”이라는 화답이었다.

글로벌사회의 최고 경쟁력은 매력

대표적인 매력형 인간으로 배용준, 전지현, 사라포바, 클린턴, 제임스 딘, 이은결 등을 들 수 있다. 배용준은 소득세로 98억4천만원이나 낸다. 그 이유는 물론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사라포바도 매력 지수가 매우 높다. 그 매력은 용모, 옷, 귀걸이, 헤어스타일 등에서 품어져 나온다. 여기에다 그의 독특한 ‘괴성’은 완전히 매력 덩어리다.

신세대 마술사인 이은결은 20분 가량의 마술 공연으로 1천만원을 받는다. 제임스 딘은 잘 생기지 않았지만 그 매력이 철철 넘친다. 클린턴의 아내인 힐러리는 자서전에서 “흠집이 있어도 그만큼 매력적인 남자를 앞으로 만날 수 없을 것 같아 그냥 덮어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혹자는 이를 두고 진심인가, 아니면 정치적인 야심일까 라며, 의문을 던졌지만 클린턴이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인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권력과 금력을 꼽지만 이는 유한하다. 독재적인 권력은 최고의 힘을 발휘했지만 민주화 하면서 약화되었다. 금력 역시 부패한 사회에서는 막강하지만 갈수록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

반면 매력은 무한한 힘을 갖고 있다. 지금 한국 사회는 어떤 형태의 사회일까? 매력형 사회이다. 이를테면 과거처럼 국정원 직원을 만나도 겁을 내지 않는다. 또 현직 검사 일지라도 교통 규칙을 위반하면 빠져 나갈 방법이 없다.

이 세계에서는 4가지 인간 유형이 있다. 권력형, 금력형, 정력형, 매력형 인간이 그것이다. 권력형 인간은 권위주의적, 지배적이며, 금력형 인간은 배금주의적, 물질적이다. 정력형 인간은 하드워커적, 육체적이며, 매력형 인간은 창의적, 친화적이다.

매력형 인간은 창의적이고 친화적

매력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 잡으며, 세상을 이끌어 가며, 가치를 창조하며, 행복을 창조한다. 이러한 효과를 제공하는 매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나타난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매력있는 사람이면 중립적인 정책이라도 지지하는 여론이 많이 나오는데 대통령이 밉고 매력이 없을 때는 중립적인 정책도 그냥 반대하는 여론...”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학원에 재직중인 학생들에게 누구와 결혼하고 싶냐고 질문을 했더니 100%가 매력형 인간을 꼽았다. 존경할 인간은 결혼 상대로 적합하지 않고 옆집 사람이면 좋겠다는 응답도 나왔다.

선진국은 어떤 나라일까? 군사 보다는 경제, 경제 보다는 문화가 강한 나라이다. 또한 국민의 총 매력지수가 국민 총생산지수가, 하드 파워 보다는 소프트 파워가 높다. 그리고 매력이 높아 사람과 돈을 끌어들이는 국가가 바로 선진국이다. 이러한 나라로 아랍에미리티연합의 두바이를 들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제주도는 어떠한가? 비용이나 서비스 질에서 일본이나 중국에 뒤떨어진다. 매력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매력적 기업, 매출상위 기업, 이윤상위 기업, 존경받는 기업이 있다. 학생들에게 어느 기업을 택할 것인지 물었는데 매력적 기업이 압도적이었다. 존경받는 기업으로는 GE, GM 등을, 매력적 기업으로는 구글, 애플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구글은 매력적인 기업으로 으뜸이다. 구글코리아는 유기농 음식을 무료 제공하며, 무료 세차, 당구대, 탁구대, 노래 반주기 등을 회사안에 설치했다. 또한 신규 직원의 채용 때 상사 보다는 동료 의견을 중시하며, 시간의 80%는 회사를 위하여 20%는 나를 위하여 쓰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신도 탐내는 직장 ‘구글코리아’라는 말이 나오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

상품이나 서비스도 본질적인 가치 외에 매력적 가치를 제공해야 제값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3만원 하는 시계나 3천만원 시계나 그 기능은 똑같다.

개인의 매력지수를 높이는데 주력해야

하지만 3천만원 시계를 구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치스런 행위가 아니냐는 지적에 이를 구입한 사람들은 “소장 가치가 있다. 나중에 그 가격이 더욱 올라갈 것”이라면서 기능이 아니라 매력을 샀다고 얘기한다.

TV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에서는 약육강식이나 승자독식의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예를 들면 숫사자는 암사자를 차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운다. 이긴 숫사자는 암사자에게 구애를 하는데 별 짓을 다한다. 경쟁자에게는 하드 파워를, 파트너에게는 소프트 파워를 구사하는 동물들의 적나라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맹수 조차도 이렇게 상대에 따라 적절한 전략을 구사하는데 인간은 그렇지 않다. 인간은 동물에 비해 훨씬 하드 파워적이며, 권력 지향적이다.

매력형 기업이 되려면 어떠한 조건을 갖춰야 할까? 무엇보다 CEO가 매력적이어야 한다. 이어 매력적 인재, 제품, 디자인, 서비스, 브랜드, 근무 환경 등을 갖춰야 한다.

권력형 인간의 특징이 권위주의적, 수직적 사고, 경직성, 학력, 상명하복, 질책 기술, 논리적, 현실적이라면 매력형 인간의 특징은 인본주의적, 수평적 사고, 유연성, 학습, 설득 협상, 칭찬 기술, 감성적, 창의적이다. 매력의 DNA는 관용, 베품, 열정, 독창성, 창조성, 끼, 포용력, 첨단식, 도전, 심미, 꿈, 신의, 상상력, 청춘, 유연성 등이다.

인간의 생애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절은 연애할 때라고 한다. 이러한 마음 자세로 개인의 매력지수를 높이는데 노력해야할 것이다. 또 우리 회사의 현재 매력지수와 제품의 매력지수를 향상시키는데 적극 도전해야할 것이다.

기업도 이런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품질이 최고면 가만히 있어도 소비자가 그냥 꼬인다고? 시장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선명한 TV, 가장 얇은 휴대폰, 최대 저장용량을 가진 MP3플레이어를 만든다고 해도 그것이 제일 잘 팔린다는 보장은 없다. 뛰어난 기술과 품질은 기본조건이긴 하지만, 경쟁자들을 압도하기에는 2% 부족하다.

매력은 치밀한 계획으로 만드는 것

애플의 아이팟, 닌텐도 게임기, 삼성전자의 파브 TV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디자인이 좋아서? 편해서? 구체적인 이유는 서로 다르지만 이들 제품은 공통적으로 소비자를 사로잡는 ‘확실한 매력'을 갖추고 있다.

일본의 도요타가 작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처음 1위를 차지했지만 사람들의 뇌리에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자동차는 벤츠”라는 인식이 박혀 있다. 판매량이나 매출로만 따질 수 없는 매력이 벤츠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벤츠나 도요타 렉서스에 뒤지는 것도 이제는 ‘품질' 때문이 아니라 ‘브랜드의 매력' 때문이다.

작년 미국 대통령 선거는 카리스마에서 매력으로 리더십의 중심이 이동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줬다. 카리스마가 강했던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내내 자신만의 방식, 즉 ‘마이 웨이'를 고집했다. 지지도가 바닥으로 떨어져도 주변의 충고나 지적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 결과 대내외적으로 늘 마찰을 빚었고, 경제나 외교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오바마 신임 대통령은 정반대였다. 그는 부시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었다. 오바마는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정확히 읽었다. 링컨, 케네디 같은 전임 대통령의 매력 요소를 두루 벤치마킹해 자신의 장점으로 흡수했다. 부시의 카리스마 정치에 실망한 미국인들은 변화와 희망을 내세운 오바마에 표를 던졌다.

매력은 자연스럽게 생겨날 수도 있고, 치밀한 계획에 따라 만들어질 수도 있다. 기업들은 오바마처럼 당연히 후자에 주목해야 한다. 제품을 기획할 때는 어떤 매력적 요소를 집어넣을 것인지 반드시 따져 봐야 한다. 매력 없는 것은 과감히 버리고, 매력이 약한 것은 강하게 바꾸고, 전에 없던 새로운 매력을 창조할 필요가 있다.

<박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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