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제도 개선! 득인가? 실인가?

지난달 26일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사교육비 경감대책의 후속조치로 ‘2008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선(시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현 고교교육의 중심축을 학교로 유도하며 대학의 학생선발 자율권 확대 및 ‘여러줄 세우기’에 의한 학생선발을 강조하는 현행 제도 정착을 기본방향으로 내세우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 일선학교에서 이번 입시제도 개선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가운데 그 반응과 문제점을 짚어본다-편집자주

- 대입 어떻게 바뀌는가

현재 중 3년생들이 대학입시를 치르게 되는 2008년에는 지나친 점수경쟁을 완화한다는 차원에서 내신성적에 따라 9등급으로 나눠 제공하게 된다. 문제출제 방식도 교과내용에서 출제하는 ‘문제은행’식 출제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며 표준점수와 백분위는 완전 폐지된다.

교육부는 이러한 입시제도 개선이 수능성적 1점을 더 따기 위한 치열한 점수경쟁과 재수생 증가 현상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학교생활기록부 활용도를 높여 내신반영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영역과 비교과영역을 충실히 기록하도록 해 대입전형에서 내신성적이 주요 자료로 활용되도록 할 방침이며 교과별 독서활동도 학생부에 기록해 대입전형자료 활용도를 제고할 계획이다.

또한 ‘내신 부풀리기’ 방지를 위해 ‘수 우 미 양 가’로 표기하던 평어제도를 폐지하고 '원점수+석차등급제’가 도입된다.

이밖에 학생 선발의 특성화와 전문화를 위해 입학사정관제와 특수목적고 동일계 특별전형이 도입된다. 입학사정관제는 대학별로 입학업무를 전담하는 기구를 설치, 대입전형의 전문화 체제를 강화할 목적으로 운영된다. 특목고 특별전형은 특목고의 입시기관화를 방지, 진정한 수월성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과학고는 이공계열, 외국어고는 어문계열로의 진학을 촉진할 계획이다. 이 특별전형에는 소질과 적성이 있는 일반계고 출신자들도 지원할 수 있다.

- 학교.학생들의 반응과 문제점

새로 도입되는 개선안에 적용되는 중 3년에서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반면 진로선택과정에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안산시는 고등학교 비평준화 지역이나 이번 개선안 내신 성적비중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중 3년 상위권 학생들의 고교 하향지원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교육부의 사교육비 경감은 전혀 효과가 없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개선안에 대해 시곡중학교 3학년 김선주(16) 학생은 “개선안 발표 후 진학에 대해 혼란스럽고 걱정이 많이 된다. 목표했던 대로 공부할 예정이지만 하향지원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곡중 3학년 신재범(42) 교사는 “아직 지켜보는 입장이지만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내신을 위한 사교육은 더 증가될 것으로 본다”고 의견을 내비쳤다.

본오중 오양숙 교사(40.여)도 “이번 개선안으로 내신의 중요성이 확대되는 만큼 학부모와 대학측에서 학교교육을 믿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중3학생을 자녀로 둔 정양숙(41.여)씨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으로 보지만 안산의 경우 아이들의 경쟁력이 높아 학원.과외비가 많이 들어 사교육비 절감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교육부의 사교육비 절감은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개선안 문제점에 대해 동산고 김종배(46) 교무부장은 “대학입학의 내신위주 선발, 수능점수 폐지는 대학의 훌륭한 인재발굴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본다. 또한 수능시험 문제은행 출제방식은 학생들의 창의력과 사고능력 저하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부장은 또 “등급제 도입으로 내신과 수능등급 향상을 위한 족집게 과외가 성행할 것은 물론, 논술과 구술면접에 대비하는 사교육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이번 개선안은 안산시가 비평준화 지역이기 때문에 소수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상위권 학생들에게는 고교진학에서부터 혼란과 걱정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한편 교육부는 공청회 등 의견수렴을 거쳐 이달 중으로 개선안에 대한 대학입학제도를 최종 확정지을 계획이다.

<백현진 기자 bhjbear@ans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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