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지도자 등에 민주당 가입원서 50장씩 배부

안산그리너스FC 전경. 사진=오만학 기자

 

안산그리너스FC(이하 ‘그리너스’) 소속 한 유소년 감독이 후배 지도자들을 비롯해 구단 관계자들에게 더불어민주당 입당 원서를 받았다는 증언이 나와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축구단을 활용한 정치활동’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조사 결과 해당 증언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해당 감독은 프로연맹으로부터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그리너스 구단 사정에 밝은 제보자 A씨 등에 따르면 그리너스 소속 U-18 축구단 감독 B씨는 지난 2월 자신의 휘하의 U-18 코치 C씨와 U-10 축구단 코치 D씨, 그리너스 축구단 버스기사 E씨에게 더불어민주당 입당 원서를 각각 50장씩 배부하며 ”지인들을 통해 받아오라“고 요구했다.

B 감독의 요청을 받은 이들은 지난 3월과 4월에 걸쳐 지인들을 통해 민주당 입당 원서를 대거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약 한 달 동안 받은 입당원서만 수십 장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B 감독의 경우 유소년 지도자들 사이에서 리더급에 해당한다“면서 ”선배 지도자의 요청을 후배들로서는 거부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안산그리너스FC에 소속된 한 제보자가 취재진에게 안산그리너스FC 서류봉투에 담긴 더불어민주당 입당원서 더미를 보여주고 있는 모습. 사진=오만학 기자

 

 

동문출신 후배 지도자에 입당원서 부탁... 한달만에 수십장 걷어

프로축구연맹 “정치적 중립 위배...징계사유 될 수 있어”

B감독 “정치인도 아닌데 왜 시키나... 전혀 사실아냐” 부인

특히 A 감독과 C 코치는 원곡중학교 선·후배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B 감독의 이 같은 행위는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국제축구연맹(FIFA·피파)이 엄격하게 중시하고 있는 ‘정치적 중립 의무’에 위배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정관에는 ‘연맹은 행정 및 사업을 수행함에 있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제5조)’고 명시하고 있다. 피파 역시 윤리강령에서 ‘각국 협회 및 대륙 연맹은 정치적으로 중립을 유지하고 각각의 기능에 맞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제14조)’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연맹의 정관이나, 피파의 규정 등을 볼 때 구성원들에게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고, 구단을 어떤 정치적인 수단이나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면서 ”이런 부분이 분명하게 명시가 되어 있는데, 위반되면 징계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안산시의회 F의원은 ”그리너스는 안산시에서 예산을 보조받는 기관이라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다“면서 ”구단에 소속된 이가 동료들에게 입당 원서를 걷는 행위는 명백한 잘못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B 감독은 해당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B 감독은 본지 취재진과 통화에서 ”정치인도 아닌데 지도자가 그런 걸 왜 시키느냐“면서 ”요즘 ‘(입당 원서를)받아오라고 시킨다고 누가 하냐. 전혀 그러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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