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재수사로 범인 색출, 나머지 한명도 추적

안산단원경찰서는 20년 동안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았던 안산시 고잔동 연립주택 강도살인 사건의 공범 가운데 한 명인 이 모(41)씨를 검거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이씨를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사진 왼쪽은 경찰의 DNA 감식 장비다.

 

안산단원경찰서는 20년 동안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았던 안산시 고잔동 연립주택 강도살인 사건의 공범 가운데 한 명인 이 모(41)씨를 검거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이씨를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이씨 일당은 2001년 9월 8일 오전 3시께 고잔동 한 연립주택에 침입해 집에서 잠을 자고 있던 B(50대)씨의 남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B씨도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었다.

이들은 범행을 저지르고 피해자 집에서 현금 100만 원을 훔쳐 달아났다.

이씨 등은 잠자던 이들 부부를 검정 테이프 등으로 결박하고 범행하려다가 들통나자 흉기를 휘두르고 달아났다.

범인들은 범행현장에 B씨 부부를 결박했던 테이프 등 범행도구를 두고 갔으나, 당시 기술로는 범행도구에서 이들의 DNA를 검출할 수 없어 수사는 난항에 빠졌다.

더욱이 가스 배관을 타고 창문을 통해 B씨의 집에 침입해 폐쇄회로(CC)TV에도 찍히지 않아 사건은 20년동안 오리무중 상태로 남게 됐다.

하지만 34년동안 미제로 남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이 경기남부경찰청의 재수사로 진범인 이춘재를 확인하고 '이춘재 연쇄 살인사건'으로 종결되면서 안산단원서도 경찰서 내 미제 사건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미제 사건 가운데 가장 큰 사건이었던 해당 사건을 우선적으로 재검토에 들어갔었다.

다행히 범행도구 등 증거물이 남아있어 재수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

경찰은 범행도구 등을 다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DNA 검출을 의뢰했고, 지난해 6월 이씨의 DNA가 검출됐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최신 분석기법을 알게 된 형사들이 2020년 7월 경찰서 증거보관실에 있던 이 사건 증거물들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다시 DNA 분석을 의뢰하면서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잡혔다.

이를 바탕으로 이씨와 공범 등에 대한 주변 수사에 착수하고 이씨의 DNA를 수형자 DNA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전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이 수감 중인 이씨를 찾아가 DNA 검출 사실을 알리자 자신의 혐의에 대해서 대부분 인정했다.

하지만 공범에 대해서는 일절 진술하지 않았다.

이씨는 경찰에 "젊었을 때 환각제를 많이 흡입해서 당시 상황들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나머지 공범에 대한 수사도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단원경찰서 관계자는 "경기남부경찰청에서 대표적 장기미제 사건인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최신 DNA 분석기법을 통해 범인을 검거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남은 공범 1명도 끝까지 추적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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