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명선 4.16민주시민교육원 초대 원장

세월호 참사 7주기를 맞는 오는 4월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을 기리는 공간인 ‘4.16민주시민교육원’이 옛 안산교육지원청 자리에 4층 규모로 문을 열 예정이다. 민주시민교육원 개원을 앞두고 지난 8일 전(前)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대표를 맡았던 전명선 前 대표가 초대 민주시민교육원 원장으로 취임했다. 지난 18일 이뤄진 본지와의 대담에서 전명선 원장은 “4.16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억 문화 확산과 민주시민 역량 강화를 위해 전심전력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전 원장과의 일문일답.

전명선 4.16민주시민교육원장이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오만학 기자

 

■초대 ‘4.16민주시민교육원장’에 취임하셨다. 소감을 말씀해주신다면.

소감이라고 하긴 그렇고, 신설기관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세월초 참사로 인해 설립된 교육기관이다 보니까 희생된 아이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는 무한한 무게가 있다. 특히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있어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안전한 교육 체계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4.16민주시민교육원에 대해 생소하신 시민들이 많다. 간략히 소개해주신다면.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이 경기도 도민들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내용을 보면, 도민들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억은 93%에 달했지만, 민주시민교육원에 대한 부분은 오히려 79.8%가 모르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만큼 도민들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부분은 잘 알고 있는데, 아직까지 민주시민교육원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는 말이다.

오는 4월 문을 열게 될 4.16민주시민교육원’은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을 기리고, 민주시민 역량을 강화를 목적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운영전략 역시 4.16 기억교실 운영과 4.16추모사업 등 △기억문화 공감대 형성과 △4.16민주시민교육 프로그램 운영 △사회참여활동 지원 등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초대 원장으로서 비전이 있으시다면.

우리 기관의 주된 비전은 ‘4.16 기억을 넘어 새로운 희망을 품다’이다. 따라서 앞으로 교육하게 될 내용은 4.16을 공감하고 기억하는 문화를 확산하는 것이 가장 주된 것이 될 거다. 두 번째는 416 교훈을 통해 민주시민 역량 강화 지원. 세 번쨰는 자유로운 소통을 통해 함께하는 시민참여 문화를 조성하는 거다. 이런 것들이 민주시민교육원에서 지향해야 할 교육 내용들이다.

전명선 4.16민주시민교육원장이 지난 2018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서 "미수습자 5명 수색과 진상규명을 우선시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전명선 원장 제공.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세월호 이전과 이후 한국 사회는 어떻게 달라졌다고 보는가.

첫 번째는 추모에도 국민들의 애도문화가 바뀌었다. 세월호를 계기로 ‘추모’가 하나의 문화로 정착된 것 같다. 두 번째는 명예학적부 신설이다. 왜 이걸 강조하고 싶냐 하면, 그동안 학사일정 중에 희생당하신 분들이 본인이 희생 이후에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제적 처리 당해 명예가 실추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명예학적부’라는 제도가 신설돼 이제는 대한민국에서 대형 참사로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명예가 실추되는 일은 없어지게 된 것이다.

또한 대형 참사 면에서 보면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선 약 20년을 주기적으로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일단 이런 참사가 일어나면 다 인재다. 특히 남영호 사고의 경우 구명정을 창고에 두고 출항한 거다. 왜 20년 주기로 났을까 봤을 때, 첫 번째 몇몇의 책임자에 대한 책임만 지워지고 근본적인 정권이 몇 번만 바뀌고 나면 다시 똑같은 일이 반복됐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이후에는 우리 사회에 안전에 대한 시스템이 갖춰지고 있음을 느낀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4.16민주시민교육원’ 같이 대형 참사 이후 교육기관 설립은 처음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시는 ‘세월호참사수습지원단’이라는 특별 부서를 만들어 수습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산시의 이 같은 노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평가를 내리기보단,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노력을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억을 확산하려고 한다면, 추모 기록물 관리 같이 지금까지 해왔던 부분들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에 기록물 관리에 대한 주체가 안산시와 서울시로 나눠져 있는데, 그런 보존이라든가 관리 이런 부분은 아주 중요한 자료가 된다. 앞으로 생명안전공원이 만들어지면 서울시에서 관리하고 있는 기록물들이 생명안전공원으로 이전돼 오는 만큼 안산시에서 더욱 꾸준하게 노력을 기울여 주길 바라고 있다.

전명선 4.16민주시민교육원장(사진 왼쪽)이 지난 2019년 2월 안산 단원고등학교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 명예 졸업식에 참석해 회고사를 하고 있다. 사진=전명선 원장 제공.

 

■안산시가 과거 세월호참사 정부 합동 분향소 인근에 ‘4.16생명안전공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한 소감을 말씀해주신다면.

생명안전공원에 대해서는 ‘4.16가족협의회’라는 별도의 조직이 존재하는 만큼 가족협의회 측면에서 대답하는 게 맞는 것 같다. 4.16민주시민교육원 원장의 직책을 가진 내가 언급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최근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의 세월호 참사 관련 의혹 무혐의 사건 종결, 법원의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 관계자 전원 무죄 판결 등이 잇따라 났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개인적인 소견을 말한다면, 사실상 이미 광주지법에서 이번 특수단 발표를 완전히 뒤집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광주지법 판결에서는 세월호 희생자 303명에 대한 과실치사에 대한 부분이 인정이 됐다. 그런데 이번 특수단 발표는 ‘무죄’라는 취지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재판부에서 이미 유죄로 인정한 사항을 지금 와서 무죄로 인정하는 꼴인데 이걸 누가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

■마지막으로 안산시민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민주시민교육원을 통해 416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공감하고, 제2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교육 문화를 확산하고 민주시민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따라서 앞으로 다양한 연수나 교육 프로그램 등이 개발.운영될 예정이다. 이런 프로그램에 안산 시민들이 많이 참여해서 함께해 줬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저 스스로도 앞으로 교육원에서 진행하게 될 교육 내용들을 끊임없이 검증하고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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