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가 최근 그동안 철도이용객들에게 혼란을 주던 전철역명을 개정한 가운데 이 과정에서 시가 시민들의 선호도 조사에서 후순위에 꼽힌 후보를 새로운 역명으로 최종 낙점해 논란을 낳고 있다. 사진은 신길온천역(왼쪽)과 원곡역 모습. 사진=오만학 기자

 

안산시가 최근 그동안 철도이용객들에게 혼란을 주던 전철역명을 개정한 가운데 이 과정에서 시가 시민들의 선호도 조사에서 후순위에 꼽힌 후보를 새로운 역명으로 최종 낙점해 논란을 낳고 있다. 당장 일각에서는 ‘시민행정’과 역행하는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의 준말.)행정’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25일 안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1일 지하철 안산선(4호선) ‘신길온천역’을 ‘능길역’으로, 서해선 ‘원곡역’을 ‘시우역’으로 역명을 최종 개정했다.

안산시 관계자는 “당초 ‘신길온천역’은 2000년 7월 안산선의 종점이 ‘안산역’에서 ‘오이도역’으로 연장 될 때, 당시 주변 온천개발 기대감 등을 반영해 ‘신길온천역’으로 이름을 정했으나, 그간 온천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고, 철도이용객들의 혼란과 역명 개정을 요구하는 민원이 지속되면서 역명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곡역’에 대해서도 “법정동이 원시동임에도 역명이 ‘원곡역’이라 불합리했던 점, 과거 이 지역의 마을명의 유래가 ‘시우’라는 점을 감안해 ‘시우역’으로 개정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시는 지난해 3월부터 시민 의견수렴 및 개정 절차를 통해 안산선 ‘신길온천역’과 서해선 ‘원곡역’의 역명 개정을 요구했으며, 국토교통부 역명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시우역’은 지난해 11월24일, ‘능길역’은 지난 20일 국토교통부 고시로 최종 확정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산타임스의 취재 결과 안산시가 새로운 역명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선호도 조사에서 후순위에 꼽힌 후보를 최종 낙점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낳고 있다.

 

선호도 후순위인 ‘능길역’을 ‘신길온천역’ 개정명으로 확정

“각본대로 정하려면 뭣하러 시민의견 묻나”

안산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3월 30일부터 4월 8일까지 신길온천역 역명개정을 위한 시민들의 선호도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이번에 새로운 역명으로 최종 낙점된 ‘능길(28.6%)’은 전체 4개의 후보 중 ‘황고개(4%)’ 다음으로 가장 선호가 낮은 선택지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보다 앞서 진행된 역명 개정 시민제안 공모에서도 ‘능길’은 ‘기타’를 제외한 총 7개의 선택지 중 시민들의 선호도가 4번째에 그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결과에도 불구하고 안산시는 지난해 5월 ‘안산시 지명위원회 심의’를 열어 ‘능길역’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낸 후 같은 해 10월 개최된 역명심의위원회에서도 해당 역명을 밀어붙여 지난 20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최종 역명 개정 고시를 이끌어냈다.

이에 대해 안산시 관계자는 “‘능길’이라는 이름이 능으로 가는 길목이란 뜻의 신길동 자연마을 이름으로 현재 지역명과 부합해 ‘능길역’으로 최종 확정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강광주 안산시의회 의원(국민의힘, 원곡동·백운동·신길동·선부1,2동)은 “안산시에서는 역명개정을 위해 시민제안 공모도 하고 선호도조사도 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그 결과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안산시에 시민들의 공청회 등이 많이 진행될 텐데, 공청회를 해봤자 이미 정해진 답대로 간다면 공청회가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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