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시설’ 낙인찍힌 유기동물센터, 건립 오리무중
주민들 반발에…미개통 도로, 15년 만에 겨우 개통

안산 푸르지오9차 아파트에 ‘미개통 도로’의 개통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오만학기자

 

최근 안산시에서 ‘님비현상(not in my backyard)’으로 지칭되는 지역이기주의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로 안산시가 결국 공공시설물 건립을 위한 국비를 반납하는 일이 발생했는가 하면, 십 수년째 막혔던 미개통 도로의 개통을 앞두고 시민들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안산시, 주민들 반대에…동물보호센터 건립 국비 8억원 반납

25일 안산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1월 안산시 신길동 1037-105번지 인근에 건립하려 했던 유기동물보호센터의 건립 계획을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잠정 보류하고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 8억 원을 다시 반납했다.

앞서 시는 최근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지방자치단체의 유기동물 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대두됨에 따라 지난 2018년 이 지역에 유기동물보호센터 건립을 계획하고 부지 선정 조사와 주민 토론회 등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

그러자 유기동물보호센터를 혐오시설로 인식한 인근 지역 주민들이 격렬한 저항에 나섰다. 안산시는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와 토론회 등 설득의 노력을 기울이다 결국 보호센터 건립을 잠정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안산시 부곡동과 일동에 해당 보호센터를 건립하려다 주민들의 반대로 부지를 신길동으로 옮기려 했던 시는 결국 신길동에서도 주민들의 반대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시는 지역 내 어딘가에는 반드시 유기동물보호센터를 지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시민들의 님비현상에 부지를 쉽게 특정 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5년간 도로 개통 막았던 푸르지오 주민들

화성시 새솔동 송산 신도시와 89블록을 잇는 수노을교 북동측 미개통도로의 개통 문제 역시 지역 내 대표적인 님비현상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해당 도로는 지난 2006년 9월 폐쇄된 이후 화성시 새솔동 주민들과 안산시 사동 그랑시티자이 1·2차 아파트 주민들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개통 요구가 빗발쳐왔다.

그러나 미개통 도로 인근 지역 주민들인 안산시 대우푸르지오 6·7·9차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로 도로 개통이 15년 가까이 지연돼왔다.

안산시의 결단으로 미개통 도로가 우여곡절 끝에 오는 2월 개통되지만, 최근 대우푸르지오 6·7·9차 주민들의 반발이 또다시 극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푸르지오 6·7·9차 주민들은 장기간의 미개통으로 인한 새솔동 및 그랑시티자이 주민들의 불편에 공감하면서도 미개통 도로가 뚫릴 시 극심한 교통체증과 소음이 예상된다며 “주민들의 동의가 없는 도로 개통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안산시의회 A 의원은 “극심한 ‘민민(民民)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사회적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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