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기고ㅣ

통일대 제18기 수료생 안산도시디자인팀장 강영철

새해는 저절로 시작되지 않는다

새해 첫 해돋이를 온라인 중계로 지켜보았다. 장엄했다. 어둠이 빛을 견디지 못하고 힘을 잃어가는 광경은 황홀했다.

시민들이 암울함을 이기고 넘어진 무릎에 힘을 불어넣는 모습은 새해를 새해답게 맞으려는 열망이 뜨거웠다.

인간은 왜 한 해를 다시 시작하는가!

새롭다는 것은 무엇인가.

신의 바늘로 찔러서 나무에 서린 사악한 것을 정화한 후에 베어낸 것이다.

정결한 나무 신(新)은 아무 데나 쓰지 않고 오직 신성한 일에만 사용했다고 한다.

태양은 무한히 뜨고 지지만,

우리는 어느 하루를 어제와 다른 날로 선포한다.

이것은 어제까지의 삶에 깃든 삿된 기운을 제거하고 잘못과 거짓을 무찔러 우리 안의 신성을 되찾겠다는 결단이다.

오늘을 바닥 삼아 인생을 진실하고 선량하며 정의롭고 아름다운 것으로 바꾸어 가겠다고 마음의 기둥을 세우는 일이다.

고통을 기쁨으로 바꾼 힘은 끈질긴 기록이 낳은 성찰이다.

단지 일기가 아니라 희망을 써 나가야 한다.

새해는 저절로 시작되지 않는다.

어제를 돌이키고 주변을 살피는 힘이 있을 때 비로소 새로운 날은 열린다.

재난으로 출발하는 해다.

모든 이들이 슬픔의 오늘을 기쁨의 내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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