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시의회·시민이 서로 소통하는 辛丑年을 기대해요"
2021년은 지방의회 개원 30주년, 미래로 나아갈 것
후반기 의장단 선출 갈등 봉합 '시민만 바라보겠다'
시의회는 집행부 견제 기능 역할 최선 다해야 강조
지방자치법 개정 통과 환영, 풀뿌리 민주주의 성과

박은경 안산시의회 의장은 여느때와 달리 단호한 어투의 표현이 많았다. 집행부에 대한 견제의 필요성을 말할때 특히 그러했다. 평소 차분하던 그가 왜 이렇게 변했을까.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집행부에 대한 서운함이 묻어 있었다. 소통이 부족하다는 말도 솔직히 털어놨다. 그러면서 안산시와 시의회, 안산시민이 함께 가야 한다는 말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시민이 없는 시의회는 존재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2021년은 지방의회 개원 30주년을 맞는 해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고 했다. 후반기 의장단 선출 과정에서 분출됐던 갈등은 봉합 단계라고 했다. 보다 더 낮은 자세로 시의원들을 존중하겠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박은경 의장은 시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어떠한 말로도 위로가 되지 못할 듯 하다며 조금만 희망을 갖고 용기를 내자는 말로 대신하고 싶다고 했다. 1월 7일 박은경 의장을 단독으로 만나 새해 설계를 들어봤다.

박은경 안산시의회 의장은 여느때와 달리 단호한 어투의 표현이 많았다. 집행부에 대한 견제의 필요성을 말할때 특히 그러했다. 평소 조용하고 차분하던 그가 왜 이렇게 변했을까.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집행부에 대한 서운함이 묻어 있었다. 박은경 의장은 이날 지난해 12월 통과한 지방자치법 통화에 대해 감회가 깊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안산시의회 김경식주무관

 

Q제8기 후반기 의장을 맡은 지도 반년이 지났다.

그렇다. 여러모로 부족한 내가 8기 안산시의회 후반기 의장이라는 수장을 맡았다. 동료 의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의장으로 나서려던 동료 의원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있었지만 이제 봉합 수준에 있다. 낮은 자세로 의원들을 모시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겸손한 자세로 후반기 의회를 이끌겠다. 소통의 폭을 좀더 넓혀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2021년은 지방의회 개원 30주년을 맞는 해이다. 지나온 30년을 거울삼아 다가올 30년을 준비하는 의정활동을 펼치겠다.

Q올해 최고 목표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시의회는 집행부에 대한 견제 기능이 무엇보다 우선 순위에 있다. 그동안 집행부와 보이지 않는 소통의 부재가 존재했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이를 말끔히 바꿀 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집행부는 정책이나 사업의 성과를 내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지만 시의회라는 파트너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동안 집행부와 크고 작은 마찰이 있어온게 사실이다. 올해는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고 있다. 그래서 안산시와 안산시의회, 그리고 시민이 함께 하는 그런 辛丑년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Q시민들이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그렇다. 지난해 안산에서는 코로나19 확산뿐만 아니라 연말 조두순 출소에 따른 불안으로 지역사회가 술렁였다. 유치원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해 학부모들과 시민들을 슬픔에 빠뜨리는 일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 시민들은 성숙한 자세로 지혜롭게 해법을 찾으려고 노력하며 하나로 결속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산시의회는 '코로나19 극복 안산민생경제 활성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맞춤형 지원 방안을 수립했다. 조두순 문제에 있어서도 보호수용법 제정 촉구를 결의하는 등 위기 상황에 대해 의회가 기민하게 대처했다.

Q2021년 의회 운영 방안이 궁금하다.

8대 의회 출범 이후 지속해왔던 의원 정책연구 활동 장려와 입법 역량 강화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IT를 활용한 비대면 의정활동을 도입해 코로나19로 움츠러든 현장 활동의 제약을 뛰어넘겠다. 특히 의회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의회를 운영해 나가되 의제 설정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의장단 회의나 의원총회를 적극 활용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의회 구성원 간의 협응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탁하건대 언론에서도 각 상임위 활동에 대한 홍보를 잘 부탁한다.

Q안산시 예산을 걱정하는 시민들이 많다.

안산시의회는 코로나19 극복 및 고통 분담 차원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무국외연수를 취소하는 것은 물론 불요불급한 예산을 과감히 절감하겠다. 한편으로는 지방의회 개원 30주년 기념과 관련해서 포럼 등을 개최해 의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구상을 갖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득 감소 등으로 시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음 아픈 일이다. 집행부도 이 같은 사실을 모를리는 없을 것이다. 불요불급한 예산은 최대한 축소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믿고 있다.

Q취약계층이 어렵다고 한다.

위기는 우리 사회의 제일 '약한 고리'부터 파고든다. 취약 계층에게는 코로나19가 가져온 위협이 생존권 문제와 직결된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피해를 받게 되고, 더 쉽게 내몰린다. 우리 공동체 전체가 조금씩 나눠 들도록 조정하는 일이 정치의 몫이라 믿는다.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각자도생이 답'이라는 개인주의적 가치를 우선시하게 된다면, 훗날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다.

Q의회의 역할도 크다고 생각하는데.

코로나 시대 지방의회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본다. 이 재난의 한 가운데에 시민을 하나로 묶는 '연대의 정치'를 실천해야 한다. 사회적 안전망을 촘촘히 짜 이탈하는 시민들이 없도록 하고 그들의 진정한 자유와 기회를 보장하는 일을 맡아야 한다.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겠으나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의회 본연의 업무이기도 하다. 의장인 나 자신부터 그 중심에 서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Q2020년 연말 국회에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이 통과됐다.

가슴벅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이 2020년 12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는데, 이 법이 전부 개정된 것은 지난 1988년 이후 32년 만이다. 시행일은 2022년 1월 1일로 1년 간의 경과 규정을 뒀다. 법 개정으로 달라질 점이라고 하면 시·군·구 기초의회를 포함한 모든 지방의회 의장에게 인사권을 부여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아울러 지방의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지원 전문 인력도 도입이 가능해졌다.

박은경 안산시의 의장이 의장석에서 제265회 임시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박은경 의장은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과 관련해 안산시의회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정보 수집과 연구용역 시행 등을 전담케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안산시의회

Q풀뿌리 민주주의 완성이라 보나.

그렇다고 볼수 있다. 지방의회 자치입법권 차원에서 법률에서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한 사항에 대해 하위 행정입법으로 제한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도 마련됐다. 자치분권 시대에 걸맞게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입법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의회는 올 한 해 동안 개정된 지방자치법의 내용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인사권 독립과 전문인력 선발 등에 필요한 준비를 차근차근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박은경 의장(왼쪽 첫번째)이 새해 신년 인터뷰를 마친 뒤 안산타임스 최제영 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오만학 차장(오른쪽에서 첫번째)과 환한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안산시의회 김경식주무관

Q지방자치법 전부 개정과 관련해 안산시의회도 특별한 계획이 있나.

의회 내에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정보 수집과 연구용역 시행 등을 전담케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결국 이 같은 노력들이 지방의회의 전문성 강화로 이어져 의회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히 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의회 전체의 역량을 높이는 일이 곧 시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토대가 되리라 믿는다. 안산시의회가 모범적으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Q마지막으로 시민들께 한 말씀 부탁드린다.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는 말이 있다. 철학자 칸트가 저서 '순수이성비판'에서 자신의 인식론이 지닌 전복성(顚覆性)을 폴란드의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가 주장한 지동설(地動說)에 견줄만 하다고 해 이름 붙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 다시 세상을 달리 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코로나19가 초래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실천하는 정책이 절실하다. 기회와 위기가 교차하는 한해가 되겠지만 의정활동의 지평을 넓히는 과제는 반드시 해낼 것이다. 개원 30주년을 맞아 지나온 30년을 귀감으로 삼고 앞으로의 30년을 준비하겠다. 민의의 전당으로서 시민만 바라보며 지역의 발전을 위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테니 많은 관심과 응원을 당부드린다. 특히 안산은 생명도시 안전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이를 실천할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올해는 지방선거 전초전 성격을 지니고 있다. 시민을 하늘처럼 받들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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