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신현승 칼럼ㅣ

신현승 자유기고가

독자들께서는 이번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는지 모르겠다. 추운 겨울,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연말연시다.

사실 크리스마스가 진짜 예수 그리스도의 생일인지 아닌지는 알 길이 없다. 보통은 진짜 생일이 아니라 탄생을 기념하는 날짜라고 하는데, 그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인류의 반 이상이 이 날을 종교와 상관없이 기념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터인가 크리스마스의 주인공은 예수 그리스도보다는 산타클로스와 루돌프쪽이 더 많이 활동하는 느낌이며, 산타클로스와 루돌프는 지구를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돌며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데, 올해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선물을 나누어줘야 할 상황이 아닌가 싶다.

지금 세계는 총성만 없을 뿐이지 세계대전에 필적할 만큼 혼란한 상황이다. 코로나 19에 의한 팬데믹 상황은 따로 언급할 필요도 없이 전 지구적인 이슈이며, 현재 대한민국 언론에서는 그 언급을 극히 꺼리고 있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한 이슈는 마치 폭탄의 신관처럼 그 폭발력을 감춘 채로 잠복되어 있다. 조금만 관심이 있는 독자 분이라면, 무엇인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은 이미 눈치 채고 계시겠지만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 어떤 모습의 산타클로스라도 좋으니 우리에게 좋은 소식을 가져왔으면 하는 생각은 그 누구라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바라는 바였을 것이다.

그러나 크리스마스가 다 지나도록 우리에게는 별다른 선물이 없다. 우리가 착한 어린이가 아니어서일까? 다른 나라의 국민들은 벌써 백신접종이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우리 나라는 백신을 전혀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만 들려온다. 백신 하나 제대로 확보하지도 못한 나라가, 오히려 국민들에게 3단계니 뭐니 하면서, 국민들을 더더욱 통제하려고만 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통제. 좋다. 그것이 공익을 위한 것이고, 필요한 것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국가가 마땅히 해야 했을 일을 하지 못한 채, 국민들에게 어떤 의무적 행동만을 강요한다면 과연 그것이 계속 실효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과연, 현 정부와 정권이 국민의 행복 증진에 제대로 이바지하고 있는 지 묻고 싶다. 코로나 팬데믹이 있기 이전에도 이미 국가의 실업률, 출산율, 행복지수는 바닥을 기어다닌 지 오래다. 중국에 강력하게 항의하겠다던 미세먼지에 대한 이야기는 무슨 실효성을 가진 항의를 했는지 기억에 없으며, 여전히 우리 하늘은 뿌옇다.

여기서 동심 파괴의 말씀을 드리자면, 우리 가정의 산타클로스는 하얀 두루뭉치 같은 수염을 단 핀란드 할아버지가 아니라 사실은 파르라니 까칠까칠한 수염을 가진 젊은 우리 아빠다. 우리는 그 아빠가 그저 그 자리를 잘 지켜주며, 최소한의 경제력을 유지해주고, 안전과 행복을 보장해주길 바랄 뿐이다. 남의 집 아빠처럼 부자이길 바라는 것도 아니고, 남의 집 아빠처럼 유명인이 아니어도 별 불만은 없다. 왜냐하면 우리 아빠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다. 우리 사회의 산타클로스는 우리 정부다. 우리 사회도 우리 정부가 세계 최고의 우수한 만능 정부이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저 최소한 국민들의 권익과 안전을 보장해주는 정부이길 바라는 것 뿐이다. 그런데, 지금 들려오는 백신 확보 0의 정부라는 것. 다른 나라들은 이미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단체면역 수준에 도달할 것인데, 우리 정부는 그 시점까지 약속받은 백신 물량이 전혀 없다는 것. 이것을 과연 무엇으로 변명해줄 수 있다는 말인가?

이는 산타클로스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인 가장 노릇을 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일 뿐이다.

정신과나 심리학과에서 인간의 심리를 분석하다보면, 한 개인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도, 가장 큰 트라우마를 주는 존재도 다름 아닌 그 집의 ‘아빠’인 경우가 많다.

지금의 우리 정부는 우리 국민에게 어떤 아빠가 되려고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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