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목소리 듣고 싶다며 엉엉 울던 남편,이제 편히 쉬셔라"
어린 아들 놔두고 이 세상을 떠날때 얼마나 괴로 웠을까
얼마 전 '혼자 살수있냐'고 물을때 '못산다'고 할걸 후회
불의를 못보던 그에게 씌워진 누명, 결코 참지 못했을 것
비영리 문화예술 단체 거듭나길 바랄뿐,'명예 찾아주겠다'

40여년 전 고 정관균 한국사진작가협회 안산지부장과 결혼해 지금까지 아무 탈없이 살았다는 미망인 강옥식씨는 갑자기 세상을 떠난 남편 생각에 하루하루를 눈물로 보낸다고 했다. 가족과 단란한 저녁 식사를 하기 드물 정도로 남편은 밖의 일에 충실했다는 그는 사진에 대한 사랑이 상상을 뛰어 넘었다고 회상했다. 방마다 놓여있는 카메라를 보여주며 돈만 생기면 좋은 카메라 구입에 열정을 보였다고 했다. 술과 담배를 전혀 하지않은 남편이 김용권 예총회장과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특히 말수가 적어졌다고 했다. 회원들에게 늘 밥을 사주고 정을 나누는데 열정을 보였다고 했다. 그러기에 허망하게 세상을 뜬 현실이 실감나지 않는다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마지막 통화에서 “엉엉 우는 목소리를 잊을 수 없다”는 강씨는 남편이 너무 억울해 했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함께 한 아들 정일우(23)씨도 아빠에 대한 감사와 미안함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군 복무 시절 면회에서도 “자신의 괴로움을 감추고 환한 미소로만 보여줬다”며 “나중에 알고보니 당시 아빠는 심적 충격과 배신감에 사로 잡혀 있을때 였다”고 했다. 2020년 12월3일 강옥식씨를 단독 인터뷰 하면서 기자도 착잡한 마음 가눌수 없었다. 그를 만나 정관균 지부장이 세상을 등진 사연을 들어봤다.

40여년 전 고 정관균 한국사진작가협회 안산지부장과 만나 결혼해 지금까지 아무 탈없이 살았다는 미망인 강옥식씨는 남편을 보내고 하루하루를 어렵게 버티고 있다고 했다. 가족과 단란한 저녁 식사를 하기 드물 정도로 남편은 밖의 일에 충실했다는 그는 사진 사랑이 상상을 뛰어 넘었다고 회상했다. 인천 송도 아파트에서 진행된 단독 인터뷰에서 강옥식(사진 오른쪽)씨와 아들 정일우(왼쪽)씨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일우씨는 “아빠가 없는 공간이 허전하다며 몹시 괴롭다”고 했다. 강씨는 남편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인터뷰에 응했다고 말했다. 사진=최제영 大記者

 

Q우선 마음이 편치 않을텐데, 인터뷰에 응해줘 감사하다.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 이루 말할수 없는 슬픈 일을 당하고 나니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남편의 죽음이 헛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그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얼마나 마음아파 했을까를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다. 그래서 남편이 말하려 했던 말들을 하고 싶었다. 언론을 통해서 진실을 말하고 싶었고 더 나아가 안산의 문화 예술계가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믿음도 컸다. 주변에서 남편의 진실을 하나둘씩 알아주는 듯해서 감사한 마음이다.

Q남편은 어떤 사람이었나.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사람이다. 어떠한 비리도 용서하지 못하는 정직하고 듬직한 남자였다. 그런 사람이기에 이번에 겪은 일들은 견디기 힘들었다고 했다. 작년에 행사가 있고 나서 부터 말수가 적어졌다. 어떠한 환멸을 느꼈다고나 할까. 집에서 구역질 난다는 말을 자주했다. 사진협회의 발전만을 고대하던 사람이었다. 사진에 미칠 정도였다. 술과 담배를 하지 않았지만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했다. 누굴 만나도 베풀면서 살고싶어 했다. 실제로도 그렇게 행동했다. 다수의 회원들을 만나보라. 그런말을 들을거다.

Q최근의 심경 변화 같은게 있었나.

사진 지부에 대한 열정은 누가 봐도 대단했다. 건설업을 하다 사진과 인연을 맺었다. 지부장을 맡고나서 회원간의 화합과 발전을 위한 노력이 대단했다. 그런 상황에서 횡령이라는 말도 안되는 진정을 받으면서 무척 괴로워했다. 김용권 안산예총 회장과의 갈등이 표출되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한 사람이 예총 회장을 계속하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순환의 철학을 역설했다. 세월이 지나면서 사람도 바뀌어야 하는데 하는 희망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예총회장 선거에서 선관위원장을 자청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순환해야 발전한다는 믿음이 강했다.

Q남편이 극단적 선택을 한 당일 상황은 어떠했나.

(눈물을 보이면서) 11월16일 4시24분에 남편이 나에게 카톡을 보냈는데,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미선 엄마 진짜 힘들다. 여러 사람한테 짐만 되는거 같아서 정말 힘들다. 일우(외아들) 잘 부탁하고 미선(큰딸)이한테도 미안하다고 해. 나 진짜 횡령 같은거 안하고 양심적으로 지부장 했어. 그런데도 회원들의 시선이 따가워. 이제 그만 짐 내려놓고 싶어,(내용은 약간 각색함)라는 카톡이었다. 자살을 암시한 카톡을 받고 바로 내가 답장을 보냈다. (계속 울면서) '당신 마음 내가 알지. 내가 믿어주면 되지. 회원들 시선이 왜 따가워. 우리만 떳떳하면 되고 이제 행사도 끝나고 했으니 행복하게 살자' 라고 보냈다. 그리고 경찰에 신고했다.

Q통화는 안했나.

남편이 나의 마지막 목소리를 듣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통화를 했는데 엉엉 울었다. 남편이 그렇게 슬프게 우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경찰이 마지막 통화 기지국을 대상으로 수색을 하고 난 뒤 남편의 차량을 발견했다. 그곳이 시흥시 금이동 주변 야산이라고 했다. 나도 아들과 함께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세상을 뜬 뒤였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다. 너무나 기가 막힐 노릇이다. 사업과 사진 밖에 모르던 남편이 이렇게 허망하게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고 정관균 지부장과 부인 강옥식씨가 2020년 10월 부부 나들이에서 다정하게 포즈를 하고 함께 사진을 찍은 모습이다. 강옥식는 이게 마지막 사진이라고 했다. 사진 오른쪽이 고 정관균 지부장이고 왼쪽이 부인 강옥식씨다. 사진제공=강옥식씨 가족

 

Q남편을 진정한 사람을 찾아 억울함을 호소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맞는 말이다. 11월27일 남편을 진정한 사람 중 한 사람인 임영제씨가 운영하는 사진 전문점을 찾아가 그가 보낸 조의금 20만원을 뿌리고 항의했다. 경찰까지 출동했다. 너무나 억울하고 분통해 참을수가 없었다. 김용권 안산예총회장이 장례식장에 보낸 조화도 발로 밟고 파손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수 있겠는가. 지금이라도 누군가는 반성을 해야 한다. 그들이 진정한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닌걸로 판명되지 않았나.

Q최근 남편이 한 말은 없나.

얼마전 남편은 전국을 여행하면서 살자고 한 적이 있다. 실제로 차박이 가능한 차를 구입해 금년초에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앞으로도 그렇게 살자고 했다. 전국을 다니며 사진을 찍고 노년을 행복하게 보내자고 약속해 놓고 혼자서 떠나 버렸다. 가족과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한적도 별도 없는 그였다. 그만큼 바쁘게 살았다. 결국은 부부가 여행을 하면서 즐기려던 계획이 무산돼 버렸다. 특히 외아들인 (아들을 바라보면서) 일우를 무척이나 아끼고 사랑했다. 아들을 버리고 떠날 정도로 힘들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쓰리다. 그러나 어쩌겠나. 저 세상에서 편히 쉬길 바랄뿐이다.

고 정관균 지부장과 부인 강옥식씨가 외아들 정일우씨가 군복무중인 부대를 찾아가 면회하고 사진을 찍은 모습이다. 강옥식씨는 “사진 전문가인 남편이 정작 자신의 사진 찍기는 꺼려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강옥식씨 가족

Q고 정관균 지부장 아들(일우)에게 물었다. 아빠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는데.

2020년 5월28일 제대했다. 아빠는 엄마와 면회를 자주왔다. 늦둥이 아들인 저를 무척이나 사랑했다. 면회와서도 아빠는 힘든 내색 전혀 하지 않고 군복무 열심히 하라고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하셨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당시 아빠는 마음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한편으로는 아빠가 나에게 마음 터놓고 고민을 얘기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후회하고 있다. 내가 아빠의 마음을 챙기지 못한 부분이 죄송스러울 따름이다.

Q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남편이 다하지 못한 억울함을 널리 알리고 싶다. 이번 인터뷰에 응한 이유도 그런 결단 때문이었다. 이번 일을 거치면서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속담을 실감했다. 그러나 정의는 살아있고 언젠가는 밝혀지는 법이다. 남편은 자체 감사결과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3년 정권이라는 무거운 징계를 받았다. 안산지부와 경기도 지회장들이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이제 남편은 하늘 나라로 갔다. 그곳에서 편히 쉬길 바라는 마음이다. 언젠가는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면서 나는 열심히 살겠다는 말을 전해 드리고 싶다. 안산지부 회원들도 상심하지 말로 사진 작품 활동에 최선을 대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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