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최제영 대기자 칼럼ㅣ

조두순은 열흘 정도 후면 교도소에서 나와 사회에 복귀한다. 그는 얼마 전 자신이 살던 안산 단원구 선부동 모 아파트로 돌아갈 거라고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피해자 가족은 안산을 떠나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와 언제 어디에서 마주칠지 모르니 도저히 한 동네에서 살수는 없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치가 떨리고 두려워 이사를 할 수 밖에 없다는 말도 했다. 어찌 보면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이 뒤바뀐 어처구니없는 현실에 우리는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안산시와 치안당국은 조두순이 "출소하면 안산 거주지로 가겠다"는 말에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다. 거주지를 중심으로 주요 길목에 방범 초소를 만들었다. 시 전역에 고성능 CCTV 등을 3622대도 확대 설치했다.

CCTV 211대를 추가로 설치하고 내년 말까지 민간투자사업(BTL)을 통해 방범용 CCTV 7800여대(신규 증설 3795대·교체 3523대)를 설치하기로 계획했다.

경찰 순찰 인력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안산시는 무도 실력을 갖춘 무관급 등 청원경찰 12명도 새로 뽑았다.

안산보호관찰소도 조두순을 24시간 밀착 감독하는 전담 보호관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 출소하면 조두순이 단원구 다른 곳으로 이사 가겠다며 당초의 계획을 바꿔버린 것이다.

그의 가족은 최근 집주인에게 "이사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집주인도 "이사를 가겠다"는 가족의 의견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안산시에 전입 신청서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산시와 경찰 등 치안당국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에게 허를 찔린 기분일 것이다. 출소 후 관리·감독을 위해 거주 예정지 주변에 폐쇄회로 TV(CCTV) 설치 등 대책을 세웠던 안산시와 경찰도 그의 이사 소식에 비상이 걸렸다.

따라서 기존 대책을 전반적으로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경찰 등은 이제 그가 새로 이사 가기로 한 지역에 초점을 맞춰 대비책을 새로 마련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안산시 전역에 CCTV 등을 설치한 상태지만 조두순이 새로 살 집 주변에 대해서도 별도의 치안대책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두순이 반성하는 의미에서 이사를 결심했을까. 결과적으로 보면 안산시와 치안당국을 놀림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나도 모르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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