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 세월호로 안산과 인연 맺게 돼
내년 국제거리극축제, 다양한 분들과 협의 중
오는 12월 수능 이후, 옹알스 공연 선 봬
가랑비에 옷 젖듯이 문화가 시민에게 스며들게 할 것

1980년대에 말이 필요없는 인기 코미디언이며, 순악질 여사로 지금까지도 기억되고 있는 김미화 방송인이 안산과 인연을 맺었다.

지난 9월 안산문화재단을 김미화 대표가 이끌어가게 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향후 재단에 대한 활동에 안산시민들이 높은 기대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임명 전 김 대표가 문화재단 공모에서 합격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안산은 물론, 전국적인 뉴스거리가 되기도 했다.

재단 대표이사실에서 진행된 김미화 대표의 지역주간신문 출입기자 공동 인터뷰에서 그는 2개월 여 재단을 이끌었던 소감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유쾌하게 답변을 해나갔다.

- 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직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안산이라는 도시가 매력적이었던 게 국제거리극축제를 16년 동안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예술인으로는 그것이 매력적이었고, 축제를 만드는 일에 투자해보고 싶고, 매우 흥미롭고 누구나 도전해보고 싶었을 것이다.

또 안산과 인연이라고 하면, 여기 다문화가족 여러분들을 위한 행사의 진행을 맡은 적이 있다. 그분들과 행사 진행을 통해 인연이 있었다. 그 분들과 공원에서 장기자랑을 할 때, 축제를 할 때, 제가 가지고 있는 특기가 진행자라는 것 때문에 인연이 생긴 것.

그런 안산과의 인연도 있고, 온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할 세월호 가족과도 인연이 있었다. 그래서 안산이 여러 가지 이유로 저에게는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기회였다.

대표에 도전한 분들이 많았다. 그리고 심사 과정에서 매우 떨렸다. 다행히 서류가 통과되고 심사위원들 앞에서 비전 발표를 할 때, 저에게는 그러한 경험이 별로 없어서 매우 긴장된 상태로 임했다.

그렇게 긴장된 상태로 떨면서 발표를 했던 것이 심사위원들께는 ‘마음 자세가 진지하구나’하는 인상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심사위원들 앞에서 쑥스럽기도 했고, 그 자리에 서보니 ‘떨어지면 어떡하지? 부끄러운 일인데...’ 하는 걱정도 됐다.

만약 떨어졌다면 ‘김미화가 시험에서 낙마했다’라는 것이 저에게는 경험이 됐겠지만, 기사거리가 되면 나이 들어서 무슨 망신이냐는 생각도 들었다.

- 2개월 동안 안산은 어떤 도시라고 느꼈나?

안산문화재단 대표 자리는 상근직으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출근하고 있다. 오면 올수록 안산은 매력적인 도시다. 하루에 하나씩 매력이 찾아온다. 그래서 저에게 안산은 매력적이다. 자연 환경이 풍부하고, 살고 있는 주변에 녹지가 많다.

아직은 가시적으로 무엇을 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하고 싶다’고 하면 그런 것이 구현이 된다.

최근 단원미술관에서 단원 김홍도의 ‘공원춘효도’ 귀환 기념행사를 할 때, 과거 시험장을 구현을 위해 의복을 성균관대학교에서 빌려오려고 했는데, 행복예절관에 의복이 있다는 것을 알고 너무나 쉽게 의복을 구할 수 있었다.

안산에는 없는 게 없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하는 것이 협업을 통해 바로 바로 할 수 있었다. 서로 가치를 찾으면서 일할 수 있는 게 많았다.

안산은 저에게 매우 매력적인 도시다.

-앞으로의 계획은?

문화재단의 어떤 사업이든 이를 어떻게 이끌어가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국제거리극축제와 같은 행사 외에도 다른 행사에도 관심이 많다.

지금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 용인에서 농부님들과 함께하는 사회적기업을 맡고 있는데, 창의혁신형인 이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것으로 12년 동안 해오고 있다.

여기에서 행사가 있으면 비용절감 차원에서 예술인과 품앗이를 한다. 이 행사에 어떤 예술인이 참여하면, 그 예술인과 관련된 행사에서 제가 재능기부를 하는 이런 행태로 하고 있다.

이제 안산문화재단의 대표가 된 만큼, 여기에서 커다랗게 이런 기회를 펼칠 수 있게 됐다.

전국적으로 많은 행사들을 살펴보면,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의 경우 참여하는 분들은 차를 자라섬 외부에 두고, 섬으로 들어가서 페스티벌 부스에서 즐기고 먹고난 후에는 다시 섬을 나와 차를 타고 가버린다.

따라서 안산에서 행사를 할 때는 지역민들과 같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도 신경써야 한다.

많은 관람객들이 몰리면, 지역민들도 이로 인한 도움, 실질적인 수익도 창출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할 것이다.

실제 여기 예술의전당 공연장이 안산시민들에게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얘기를 들어보니 시민들 대부분이 공연장의 문턱이 낮았으면 하는 열망이 있었다.

제가 와서 대중문화예술만을 고집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해오던 시민 소수의 팬층이 있는 공연을 안하겠다 이런 것도 아니다. 오히려 여러 가지 공연의 맛을 보여드리고 싶고, 코로나로 피로감이 극심한 시민들을 위해, 공연장 안에서만의 공연 뿐만 아니라 바깥에서의 공연도 계획 중이다.

마이크가 어디에 있건 제가 이야기를 하면 코미디언 김미화가 거기서 얘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무대가 꼭 있어야 거기서만 하는게 코미디는 아니다.

공연을 다양하게 하고 싶고 그게 반영이 될 것이고, 공연을 보고 싶어도 못 오는 분들을 위한 사업도 현재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해나갈 방침이다.

안산에는 수많은 기업체가 있다고 한다. 공단을 직접 가봤는데, 너무 잘 돼 있더라. 안산을 새롭게 보게 되더라. 공단을 가보니 80~90년대의 풍경과 매우 큰 변화가 있었고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길도 예쁘고 잘 정리된 느낌인 이곳을 찾아와 공연을 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실제로 기업체 대표님들과 접촉을 하고 있다. 거기서 일하시는 분들이 어디에서 몇 시에 어떤 공연을 보고 싶냐는 의견을 듣는 중이며, 클래식을 점심때 또는 저녁때, 코미디를 해달라고 요청해오면 코미디를 하고 그런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다.

몇 일 있다가 심형래 씨가 이곳에 오기로 했다. 또 다른 예술인들도 만나고 있다. 그 중에는 대중공연, 클래식 등 다양한 예술인들이 포함돼 있다.

방송 활동을 한 지가 38년이 됐다. 그 기간동안 많은 분들과 인연을 맺고 있다. 따라서 그러한 저의 문화적인 인맥을 포함한 그 자산을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

5월의 거리극축제에서 이런 인연들이 좋은 공연을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안산의 대표적 행사인 국제거리극축제에 대한 계획은?

올해는 코로나 상황으로 무산됐지만, 내년에 16년 동안 해온 국제거리극 축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코로나가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경우 비대면 방식 등 다양한 방안들도 강구 중이다.

외국에서도 거리극축제를 한다. 올해의 경우 외국에서는 비대면 방식으로 하는 경우도 있었고, 그들은 풍부한 예산을 바탕으로 선도적으로 그렇게 해가고 있다.

안산에서도 비대면 또는 VR 방식 등 현재 다른 사업에서 하고 있는 비대면 방식을 활용할 수도 있다.

안산도 그동안 축제를 치러온 직원들의 경험과 노하우, 지역내 예술대학도 있고, 전문가들도 많이 계셔서, 그분들과 얘기를 계속하고, 의견도 듣고 있다. 이를 통해 A안, B안 등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협의를 해나갈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코로나 상황에 대해서는 향후 축제를 어떻게 하겠다 또는 하지 않겠다고는 지금으로서는 명확히 말씀드릴 수가 없고, 전문가들과 계속 같이 얘기하고 회의하고 있는 과정 중인 상황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축제 장소는 안산문화광장이 신안산선 공사 중이어서 이를 잘 통제해서 축소해 이용하느냐 또는 와스타디움과 예술의전당, 화랑유원지 등에 펼쳐서 하는 방안 또는 지역내에 여러 장소를 섭외해서 더 장소를 넓히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와 직원, 예술가들과 충분히 얘기를 나누는 중이어서 그중에 하나의 방안이 마련될 것이다.

예를 들면, 와스타디움은 매력적인 공간이다. 설치 공연이 가능하므로 개·폐막식을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다.

- 향후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

거리극축제 기간 동안은 안산시민들의 축제가 돼야 한다. 그런데 그런 문화가 단절돼 있다가 그때만 참여하라고 하면 호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는 것처럼 문화예술이 계속 시민들을 찾아가고, 그런 맛을 음미하면서 “클래식 음악을 들으니 너무 좋다.”, “힘들었는데, 심형래씨가 와서 코미디를 해서 좋았어!”, “김미화가 재단 대표로 와서 사회를 보네?”, “공연이 편안하고 좋았다.”는 소리가 들리도록 하겠다.

제가 있는 2년 사이에 그런 일이 많이 생기도록 하겠다.

이번에 수능이 끝나면, 시험을 본 친구들이 웃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옹알스’ 공연을 3일간 하기로 했다.

옹알스는 안산에서 인연을 맺으면 좋은 것이, 이들은 거리극축제를 통해서 뽑혔기 때문이다. 2017년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코미디 위너상을 받기도 했다. 옹알스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했는데, 공연 티켓이 많이 팔려서 앵콜 공연을 하기도 했다.

옹알스에 공연 만족도에 대해 물어보니 수능이 끝난 학생들이 관객들이었을 때 반응이 좋았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에 안산에서 수능 시험 이후에 옹알스 공연을 볼 수 있게 됐다.

-문화예술 외에도 재단 경영은 어떻게 할 것인가?

문화예술 경영은 어렵다. 다각도로 신경써야 할 것도 많고, 직원들은 모르는, 대표가 해야 할 일도 있고 그렇다.

하지만 제 나름의 경영에 대한 생각이 있고, 실질적으로 경영본부장이 옆에서 함께 하고 있는데다, 직원들도 그동안 많은 경험을 해온 선수이기 때문에 힘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예술공연 기획을 방송을 통해 만들어낸 것도 많다. 개그콘서트도 22년 전에 아이디어를 갖고 가서 만들기도 했다. 또 사회적기업 예술공연도 12년 동안 기획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그 연장선상으로 본다.

대표가 물론 꼼꼼하게 체크를 해야 할 것도 있지만, 그 외에는 예술의전당에서 좋은 공연을 통해 시민 만족도를 얼마나 높이느냐에 집중해야 한다.

또 시의회에 가서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예산을 집행하고, 그런 과정에 대해 본인 스스로 굉장히 꼼꼼한 사람이므로 잘 해낼 것으로 믿는다.

두 달간 해보니 저 스스로도 감을 잡았다. 앞으로 2년 동안 직원들과 상하관계가 아니라, 같은 눈높이에서 서로 힘을 합해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내겠다.

직원들과 함께 하면서, 이곳을 일터가 아닌 놀이터처럼 만들겠다. 문화예술을 다루는 사람들은 공무원이 아니라 재미있게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저에게 주어진 대표의 역할은 대본이 쓰여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표의 역할을 충분하게 정말 열정적으로 해낼 것이다.

 

 

 

 

 

저작권자 © 안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