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대동세상ㅣ

서한석 경기테크노파크 전략사업본부장

언론 매체가 발전하니까 이야깃거리가 무궁무진하다. 정보기술의 발달은 지구촌 오지 소식도 전해온다.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뉴스도 많다. 심심치 않게 이목을 집중시키는 일도 자주 벌어진다. 사람들은 수없이 많은 사건과 사태에 직면하며 과부하가 걸려 있다. 자칫하면 본인의 삶과 극히 관련 없는 것에도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길 수도 있다.

왜냐하면 언론이 자극적으로 독자층을 모으기 때문이다. 수많은 언론은 자구책으로 팩트를 가공하는 데 익숙하다. 좀 더 관심을 모으기 위해 과장하고 포장한다. 때로는 팩트를 허위로 조작하기도 한다. 마케팅이 공격적일 뿐 아니라 지저분할 때도 있다. 네거티브를 사용한다.

독자층을 모으려고 내용과 입장을 가공한다. 경쟁 사회에 살아남는 방식이지만 금도를 넘을 때도 많다. 언론의 윤리강령이 사문화될 때가 다반사다.

이러한 언론과 정보 홍수 시대에 일반 시민은 각종 SNS를 통하여 사회 참여와 소통을 하고 있다. 블로그, 유튜브, 페이스북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개인 통신 수단을 통하여 취미생활과 사회생활을 한다. 특히 유튜브처럼 광고 수입이 생기는 경우는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가지고 어떤 유혹이 생긴다. 바람직한 내용과 소식을 전하는 SNS도 있고 아닌 것도 많다.

기왕에 하는 거 좀 더 눈길을 끌기 위해 튀어야 할 필요도 있다. 재미있고 볼거리가 풍부한 콘텐츠에 사람들이 몰린다. 그러나 문제는 일부에서 가짜를 퍼트리고 악의적으로 가공을 하는 것이다. 독자를 믿게 하려고 그럴듯한 포장을 해야 한다. 센세이셔널한 것처럼 자극적인 변형을 가한다.

도덕과 윤리적 책임의식을 내버리고 속이거나 거짓을 유포한다. 잘못된 정보나 가짜를 퍼트리는데 거리낌이 없다. 정보를 접하는 사람들의 양식을 좀먹는다. 수준을 저하시키고 세뇌시키려 한다. 기본 정보나 양식이 적은 사람들은 당하기 쉽다. 이러한 상황이기 때문에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여기까지 주로 현대의 언론이 가진 부정적인 측면을 살펴본 이유는 남 말하기 좋아하는 세태를 한탄하기 때문이다. 3대 구경거리는 물난리, 불구경, 싸움 구경이다. 언론이나 개인통신이나 속성상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3대 구경거리를 대서특필하기 마련이다.

특히 사람들 간 싸움을 만들거나 부추기는 기술은 언론이 최고인 것 같다. 갑론을박을 양산하며 각종의 논리를 악의적으로 혹은 악의 없이 유포한다. 객관을 빙자하여 객관적이지 않은 자신들의 논리를 살포한다. 국민들의 건전한 비판의식을 가로막고 분열을 야기한다. 그 결과 비난 심리를 부추겨 공동체에 위해를 가한다. 결국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해 사회적 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간다. 이렇게 남 말하기 좋아하는 세태를 만드는데 기여하는 언론의 부정성은 하루속히 고쳐져야 한다.

우리나라 선인들의 초기 학습 교본이 있다. 5세부터 14세까지 어린 시기에 배우는 명심보감이다. 거기에 ‘사람들은 잘 몰라도 남을 책망하는 것에는 명백하고, 잘 알아도 자신한테는 관대하니, 항상 남을 책망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책망하고 나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타인을 용서하라’는 격언이 있다.

이와 비슷하게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속담이 있다. 명심보감에 나온 강태공도 다른 사람을 헤아리고자 하면 먼저 자신 스스로를 헤아려 보라고 한다. 그러면서 남을 해치는 말은 도리어 자신에게 돌아오며 온갖 욕설을 남에게 뿜으면 먼저 자기 입이 더러워진다고 교육을 한다. 이런 교훈을 선조들께서는 학문을 처음 접하는 아동들에게 가르쳤다.

한때 ‘모든 문제는 내 탓이다’라는 성찰과 반성의 말이 유행하기도 했었다. 그러니까 과거 선조들께서 아동 시기에 배우고 익혔던 정신이 반영되어 있는 말이다. 시대 변화에 관계없이 항상 간직하고 지켜야 할 사람의 기본적 인격이다. 과거에는 어릴 때부터 배운 마음 자세였는데 지금은 지키기가 어렵다. 이런 말들은 요즘 세태에 적용하기가 난해하다. 왜 그럴까?

앞에서 예를 들었듯이 언론의 부정적인 행태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모든 정보와 돌아가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현대의 언론 환경 탓이다. 언론이 발전되지 않았다면 여의도의 정치적 다툼, 말 같지도 않은 말, 혐오스러운 저주성 발언, 악플 등이 퍼지지 않았을 것이다. 언론의 역기능이 사람들 사이에 번지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메가 언론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환경에서 서로를 헐뜯고 흉포한 말들을 쏟아내는 걸 자제해야 한다. 선조들께서 어린 시절에 배운 남보다는 자신을 돌아보라는 간단한 명제를 다시 상기할 때이다. 개인의 인격을 스스로 높이고 자신을 존중하면 남을 존중하게 된다.

타인을 무시하고 배척하는 것은 자신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문화가 발달하고 과거보다 개명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조상님들께서 어릴 때 배부터 쉽게 배우셨던 사람 됨됨이를 만드는 기초적 지식부터 실천하는 것이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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