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한정규 칼럼ㅣ

한정규 문학평론가

소는 덩치도 크지만 힘도 세다. 그런 소가 온순하기로 말하면 양과 같다. 별로 보잘 것 없는 닭도 모이를 먹고 있을 때 내쫓으면 벼슬을 곧게 세우고 사람에게 덤벼든다. 쥐도 고양이가 물려고 하면 덤빈다. 모든 동물이 최선을 다해 자기 목숨만은 보호하려 안간힘을 쏟는다.

그런데 소라는 동물은 사람이 매를 때리면 맡고 힘든 일을 시키면 시킨 데로 한다. 거역 또는 반항 같은 건 없다. 도살장으로 끌려가면서도 눈물만 흘린다.

국회의원이 소속당론에 반대했다가는 야단난다. 20대 국회에서 모 국회의원이 당론과 반대의견을 내 놓았다가 비난을 받고 이유야 어찌됐던 결국 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공천에서 제외된 일이 있다.

요즘 정치인 그들 하는 게 소와 별반 다를 바 없다. 소속된 당이 시키면 속된 말로 찍 소리도 하지 않고 따라야 한다. 그것이 마치 소와 같다.

모든 사물 중 자연스러운 것은 오래가고 부자연스러운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부자연스럽게 부는 바람과 내리는 비, 눈은 천지의 조화다. 그 같이 천지가 하는 것도 부자연스러운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그런데 하물며 보잘 것 없는 인간이 하는 일, 인위적인 일, 정치인들 국회에서 소신 없이 하는 것,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공자가 말하는 인설과 맹자가 말하는 인의설과 묵자가 말하는 겸애설과 양주가 말하는 위아설과 공손용이 말하는 백마비마론과 상앙이 말하는 부국강변설과 같은 것도 모두가 인위적이요, 부자연적이기 때문에 거센 바람과 소낙비와 같이 얼마 안가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하물며 소처럼 끌려만 다니는 그런 정치인 결코 오래가지 못 한다. 설사 두 번 세 번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해도 그런 사람을 국회의원이라 할 수 없다. 그런 사람 어쩌다 당선이 됐더라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스스로 그만둬야한다.

문제는 그런 사람, 그런 정치인이 더욱 더 직(職)에 권력에 집착을 보인다. 그들에게 이타심이란 찾아볼 수 없다. 이기심으로 꽉 차 있다. 그리고 남이 하는 일 발목 잡는데 열심히 거수기역할을 한다.

이제 그런 정치인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물러나기 싫거든 지역구 또는 살고 있는 곳에 가서 하다 못해 봉사라도 해라.

당론이라고 무조건 거수기 노릇하지 말고 소신도 밝히고 토론에 적극 참여해 보아라. 다시 말해 국민적 관심사, 국가가 추구하고자 하는 정책분야 공부라도 하기 바란다. 거수기 대부분은 공부를 하지 않아 아는 것이 없어 고개를 끄덕이고 넘기는 것 아닌가 싶다.

그래도 정해진 4년 동안 급여는 나오고 자동차며 비서 줄줄이 달고 다닐 수 있도록 여비도 수당도 주고 거기다 면책특권이네 불 체포특권이네 그런 특권을 준다.

한 푼 더 벌기 위해 힘들게 일하지 않아도 된다. 그들에게는 풍수해 그런 자연재해도 없다. 그저 시간만 가면 된다. 그러니 소(牛)면 어떤가?

이젠 그들 소신 있는 정치인이 되기 바란다. 소처럼 소속 당에 맹종만 해서는 안 된다. 며칠 전 부동산 관련법 때문에 세금폭탄 맞았다며 거리로 나와 하소연한 어느 여인의 말 한 푼 더 벌기 위해 죽기 살기로 살며 노후를 대비 집 몇 채 사 그것도 국가가 권해 임대사업 시작했는데 그 부동산에서 나오는 수입보다도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됐다며 하는 하소연 그냥 듣고, 정부가 펼치는 정책에 대한 불만으로만 생각하고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위정자들 당신들 말이다. 그 여인이 했던 말 깊이 새겨듣고 심도 있게 검토, 모든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아보아라. 그게 정치인의 재산인 인기다. 그런 정치인을 누가 소에 비교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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