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이민근칼럼ㅣ

이민근 민생정책연구소 이사장/전 안산시의회 의장

안산문화재단 제5대 이사장으로 유명 개그우먼인 김미화 씨가 취임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한때 순악질 여사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인기 방송인이 안산의 문화행정을 이끄는 안산문화재단의 대표로 취임한다는 소식은 놀랍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이 놀라움은 이내 불편함으로 바뀌었다. 비록 김 대표가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춘 인물이긴 하지만, 그녀는 우리 안산과의 관계를 찾아보기 힘든 낯선 인물이었기에 안산에 대한 이해도와 애정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보였다.

이러한 그가 앞으로 안산의 문화·예술행정을 이끌어야 하는 안산문화재단의 수장으로 임명되었다는 사실은 불편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오랜 방송경험과 화려한 사회활동을 자랑하는 김미화 신임대표에게서는 지역 고유의 문화·예술 환경을 조성하거나 활성화시킨 경험이나 관련 공공기관을 이끌며 성과를 내었던 경험을 찾기 힘들었기에 필자가 느꼈던 불편함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러한 종류의 불편함이 오롯이 김 대표의 취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안산문화재단에 앞서 사장의 바뀐 바 있는 지역공기업인 안산도시개발 역시, 김미화 신임대표와 마찬가지로 안산과의 접점을 찾아보기 힘든 박기춘 전 국회의원이 사실상 안산시 몫의 공동대표 자리에 취임했던 것이다.

더욱이 최근 언론보도를 통하여, 바로 얼마 전까지 안산도시개발의 신임대표가 자신의 국회의원시절 지역구가 있는 남양주시에 설립될 예정인 남양주시복지재단의 이사장직을 맡기로 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안산도시개발의 대표가 복지재단 이사장을 중임할 수 있는 지는 논외로 하더라도, 취임한 지 몇 달 되지도 않은 신임 기관장이 안산이 아닌 다른 도시의 공공기관 장에 취임하려했다는 사실에 필자를 비롯한 안산시민들에게 큰 충격과 실망을 받고,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에 비하면 오랜 시간동안 지역에서 평화통일과 관련된 시민교육에 앞장서 왔던 윤기종 (사)한겨레평화통일포럼 이사장의 안산환경재단 대표 취임은 놀랄 일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윤 대표는 오랜 기간 안산에서 활동하였고 안산시장 예비후보로 출마했던 적도 있는 만큼, 적어도 안산에 대한 관심과 안산시민에 대한 깊은 애정은 갖추고 있을 테니 말이다.

공기업·공공기관은 공공분야의 한 부분으로써 지역의 성장과 발전, 그리고 시민들의 행복을 위해 활동하는 조직이어야 하며, 이들 기관의 장은 이를 위해 밤·낯으로 고민하고 연구해야 하는 중요한 자리이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이들 조직이 집행부의 책임을 회피하거나, 선거에서 힘을 보태준(혹은 보태줄) 누군가에게 보답하기 위한다는 등의 사적 목적을 가지고 엉뚱하게 운영되어서는 절대 안된다.

이들의 활동들은 지역사회와 시민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어있고, 그 결과는 장기적으로 지역사회의 성장과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공기업·공공기관의 장을 임명하는 자나 임명되고자 하는 자들 역시, 가벼운 마음으로 기관의 대표직을 마주하면 안 된다.

임명권자는 본인이 임명하는 자가 그 직을 올바르게 수행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갖추고 있는 자인지를 면밀하게 살피고 감독해야 하며, 공기업·공공기관의 장의 직에 취임하였거나 임명되길 바라는 자들은 지역사회를 바르게 이해하고 지역사회를 위해 열정과 능력을 쏟아부을 수 있는 각오가 제대로 서 있는 지를 끊임없이 점검하고 증명하여야 할 것이다.

새롭게 취임한 김미화 대표를 비롯해 안산시 소재 공기업·공공기관의 장들이 안산지역의 발전과 시민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 주시길 진심으로 바라며, 그들이 임기를 마칠 때쯤에는 필자가 느꼈던 불편함 들이 임기를 마치게 됨에 대한 아쉬움으로 바뀔 수 있도록 열정과 성과로 충분히 보여주시길 원하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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