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한정규칼럼ㅣ

한정규 문학평론가

권력은 본시 있는 것이 아니고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 과정은 질서를 위해 제3자들이 모여 만든 경우가 있고, 스스로 무력을 동원 만들기도 한다.

그런 권력의 주변에는 언제나 악마는 물론 쉬파리 떼가 몰려든다. 그러나 악마는 악마란 소리를 하지 않고 천사라는 가면을 쓰고 등장한다. 때문에 보통 사람의 눈과 귀로는 천사인지 악마인지 구분을 못한다.

그런 악마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눈을 크게 뜨고 귀를 활짝 열어 보다 많은 것을 보고 들어야 한다.

눈을 똑바로 뜨지 않고 헛것을 보고 귀를 닫아 탁한 소리에 현혹됐다가는 그들 악마의 덫에 갇혀 진액은 빨리고 살갗을 뚫고 침범한 나쁜 세균에 결국 먹히고 썩어 쉰내를 풍긴다. 그렇게 악마에 먹히는 건 인간의 능력이라는 한계 때문이다.

악마는 권력 앞에선 알아서 긴다. 못할 짓 없이 지나치게 아부를 한다. 그리고 말이 많다. 남의 허물 같은 것 약점을 교묘하게 밝혀 그것을 과장 소곤거리듯 전한다.

뿐만 아니라 조곤조곤 귓속말하듯 소곤거린다. 간여할 일, 하지 않아도 되는 일, 가리지 않고 권력자를 위한 척 앞장선다. 그러면서 충신처럼 행동한다.

진짜 충신은 언행을 신중하게 한다. 그러면서도 할 말을 한다. 듣기 좋은 말 뿐만 아니라 듣기 싫은 말도 한다. 때문에 때로는 역적처럼 보이기도 한다. 반면 언제나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역적이 충신처럼 보인다.

공자가어에 공자가 주나라 태조 직후의 사당을 방문할 때 보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당 정문 우측에 금으로 만들어 놓은 동상이 있는데 그 동상은 입이 바늘로 세 곳이나 꿰매져 있으며 귀와 눈이 크게 만들어져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 동상 뒷면에 말을 많이 하지 말라, 무엇이 근심인가를 말하지 말라, 무엇이 해가 되는지를 말하지 말라, 듣는 자가 없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진실로 말을 삼간다면 복 받을 것이다 라고 쓰여 있더라, 했다.

공자가어에서 볼 수 있듯이 권력을 가진 자일수록 가급적 말을 아껴야 한다. 그리고 말이 많은 사람을 조심하는 것이 좋다. 반면 귀를 활짝 열어 보다 많은 것을 듣고, 눈은 크게 떠, 보다 많은 것을 보아야 한다.

그래야 악마의 덫에 걸려들지 않는다. 악마는 권력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다. 그리고 자신의 말과 행동만이 전부인양 속삭인다. 더 한 것은 몸을 움츠리고 천박하게 군다. 그렇게 하여 신뢰를 쌓아 그것을 믿고 국민 앞에 우쭐댄다. 자신이 최고인양 모든 것이 자기에게 있다. 라는 모습으로 허세를 부린다.

허점이 많은 사람일수록, 좋지 못한 생각을 하는 사람일수록, 그 악마의 장단에 맞춰 춤을 춘다. 악마는 권력 앞에선 알아서 긴다. 악마는 그 점을 노리고 권력을 이용 영화를 누린다. 악마는 권력에 그렇게 기생한다.

그러나 진실은 어느 때고 만천하에 드러나게 돼 있다. 결국 악마에 현혹 악마의 장단에 춤을 춘 권력만 비참함을 맞이하게 된다.

2010년대 중반 그것이 현실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것이 악마가 만들어 낸 늘품체조시연에 대통령이 참가 노래에 맞춰 춤을 췄다. 대통령이라는 권력을 마치 악마 패거리들이 둘러싸고 국민들의 소리를 듣도 보도 못하게 했다.

안타까운 것은 또 다른 주변이다. 그들은 왜 입을 닫고 권력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설마 그들도 악마는 아닐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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