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대동세상ㅣ

서한석 경기테크노파크 전략사업본부장

기독교 일각에서 반발하고 있다. 종교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소리높여 외치는 중이다. 헌법을 인용하면서 정부의 방역 방침에 이의를 제기하는 중이다. 기독교 일각에서 보면 억울한 측면도 없지 않다. 자신들의 신념에 기초하여 익숙한 종교 생활 방식에 변화가 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 19 재창궐의 사회적 책임이 자신에게 쏠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선량한 대부분의 교회는 방역 수칙을 지키며 신도와 국민의 건강을 염려해 왔으므로 비난의 화살에 불쾌한 상황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간 기독교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극히 일부 교회와 신도들이 상식 밖의 행동을 보이면서 상황이 꼬이며 문제가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 되었다.

이러한 양상은 총체적으로 종교와 그를 포함한 사회와의 관계, 공동체와 개인 신념과의 통일성 내지 불협화음을 가름하는 기준이 있을까라는 의문을 들게 한다. 지금처럼 문제가 발생하면 그 원인 규명과 책임소재와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합의하는 모습은 전혀 볼 수 없다. 도무지 어떤 합리적이며 희망적인 내용으로 합의를 이루어 성숙한 방안을 도출해내는 기대를 가질 수가 없다. 그야말로 독선적 목소리만 넘치는 아수라장이 된 것 같기도 하다.

정부의 방역 지침을 어기며 광화문 정치 집회를 연 극소수 기독교회는 대한민국 공동체 규범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고 있다. 그런 행동의 원인을 가정해 본다면 첫째는 그들의 종교적 신념에 기초하여 사회적 공동체보다는 자신들의 공동체를 우선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종교적 특성을 앞세우면서 법과 사회질서를 벗어나도 상관없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셋째, 정부와 방역 당국에 대항하며 전체 기독교의 사회적 힘에 의존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생각의 밑바탕에는 기독교가 대한민국을 발전시킨 서구 사상이라는 자부심이 깔려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민주주의 서구 문명과 함께 도입된 종교의 권위를 기득권으로 인식하고 그곳에 자리를 잡으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한민국에서 차지하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 문명의 독점적 지위를 기독교 자기 자신들과 동일시하는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 교회는 기존의 기득권에 의존하며 기생하는 비 주체적인 집단으로 변모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자기를 되돌아보거나 반성없이 정부와 정치적 반대세력을 헐뜯고 있으며 거짓 비방을 난무하게 된다.

이러한 그들의 생각은 기득권을 지키려는 배타적 속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고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는 부끄러운 행위를 서슴지 않는 몰염치이다. 신도들을 잘못된 길로 이끄는 형편없는 목자가 되는 것이다.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하는 교회가 본분을 망각하면 그 폐해는 매우 심각하다. 사람들의 존경과 신뢰를 받게 되어있는 종교 지도자를 빙자한 방종 행위와 연관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사회 활동에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주의 국가라 하더라도 사회 공동체와 타인의 생명 안전에 위협적인 일탈 행위는 즉각 엄단해야 한다.

공자께서 연세 70이 넘어 병에 걸리셨다. 수제자 子路가 기도하기를 청하였다. 공자는 물어본다. 그런 이치가 있냐고? 자로가 ‘하늘 신에게 기도하는 기록이 있습니다’라고 하자 공자는 대답한다. 나는 기도한 지 오래되었다고. 자로의 기도와 공자의 기도는 완전히 다른 관점이다.

공자가 늘 기도하고 있다는 말은 인문정신의 발로이며 나 밖의 존재에 내 운명을 빌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리고 하나님이 우리 인간을 사랑하는 전제 조건인 하나님을 닮은 인간의 가치를 수용한 정신이다. 반면 자로의 기도는 인간을 벌하고 구속하는 신적 존재에게 의탁하고 의존하는 자주적이지 못한 생각이다. 공자가 강조하는 사람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인 공동체 마인드와 인문정신을 망각한 주문일 뿐이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 19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공동체가 어떤 수준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를 가름하는 기로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서로를 격려하고 한걸음 전진할 것인가 아니면 혐오와 갈등을 부채질하며 더욱 파열할 것인가의 시험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지혜를 모아 우리 사회의 고통을 줄이고 행복을 증대시키려면 하늘에 더 이상 죄를 짓지 않았으면 한다.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가하는 행위는 어떤 명목으로도 죄를 벗어날 수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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