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숙 교육학 박사 / 특수교육 전공

정인숙 교육학 박사 / 특수교육 전공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들이 변화하고 있다. 경제상황, 여행, 자유, 만남, 웃음, 인간관계 등 여러 부분에서 제약을 받고, 헤쳐 나올 방법이 없어서 꼼짝 못하고 있다. 소위 ‘성공’의 잣대가 되는 권력과 돈, 명예 등으로도 명령할 수 없고, 제어할 수 없다. 이렇게 의학이 발전하고 우주에도 가고, AI 기술이 상용화되고 있는 21세기에도 바이러스가 지구의 풍경을 바꾸어 놓고 있지만 극복하기가 어렵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류를 전쟁보다도 더 많이 죽이고 있고, 미국이나 중국 같은 열강도 쩔쩔매고, 무소불위(無所不爲)로 여겨지는 막강한 ‘힘’도 무의미하게 만든다. 신분, 나이. 인종, 성별. 직업과 관계없이 평등하게 아무나 공격한다. ‘사람’만이 걸리는 코로나는 어쩌면 사람들의 환경파괴를 ‘벌(罰)’하는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해 폐(肺)가 모두 망가진 환자가 폐(肺)를 이식 받은 후 숨을 스스로 쉬면서 한 고백은 ‘숨 쉬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건강할 때는 몰랐다. 공짜로 얻는 공기, 바람, 햇볕이 가장 소중하다’라는 것이다. 아무리 인간이 위대한 업적으로 발전을 거듭해 나갈지라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자연(自然)’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이다.

현대는 인구의 증가와 집중, 산업 발전, 소비 증대에 따른 에너지·수자원·토지·각종 자원 등의 수요가 급격히 증대하고 있다. 이에 따른 막대한 양의 매연·오수·폐기물·유독화합물·소음·진동·방사능 물질 등이 배출되어 대기오염·수질오염·해양오염·토양오염 등의 환경오염이 극대화되고 있다.

결국 ‘사람’의 문제이다. 특히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서는 천식·기관지염·폐기종·폐암·호흡기 감염증 등의 호흡기병이 발생하며 만성 질환으로 발전하며, 기왕증(旣往症) 환자는 급속히 증상이 악화되어 사망하기도 한다. 호흡기 질환의 사례는 중국, 러시아,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부산 우암동 공업지역(1968년)과 삼척 동양시멘트공장(1968년 이후), 이래 온산공업단지 부근 울주군 온산면(1980년) 등에서 많은 환자가 발생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던 호흡기 질환은 그 지역에 머무르지 않고 지구의 많은 나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더 복잡하고 무서운 세균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하니,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는 ‘녹색환경운동’ 등이 캠페인 정도라고 느꼈다면, 이제는 심각한 현실의 문제임을 실감하게 된다.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우리의 아들과 딸들, 손주들이 살아갈 이 지구를 어떻게 물려줘야 할 것인가? 좋은 방법은 있는 것인가? 결국 ‘사람’으로 인한 환경오염이기 때문에 ‘사람’이 변해야 한다. 우선 자연(自然) 친화적으로 ‘사고(思考)’를 바꾸고 ‘편리(便利)’를 추구하기 보다는 자연(自然)을 위해서라면 ‘불편(不便)’을 감수하는 생활습관이 중요할 것이다.

‘빠름’보다는 ‘느림’을 생각해보고, ‘풍요로움’ 보다는 ‘여유로움’을 택해야 한다. ‘많은 것’을 갖기 보다는 나눔으로 ‘적은 것’에 만족하는 마음이 필요한 때이다.

‘자연(自然)으로 돌아가자’라는 생각은 루소(1712-1778)의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사상(思想)을 떠올리게 한다. 루소는 프랑스 계몽주의가 정점을 이루는 18세기 계몽사상의 최고 이론가 중의 한 사람이다.

루소의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주장은 자연 상태로 회귀하라는 액면 그대로의 뜻이 아니고 자연 상태 속에서 인간이 자유로웠고, 그리고 불평등이 없었던 바로 그 이상향으로 복귀하라는 뜻으로 탄력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연 상태에서처럼 모두 평등하며, 자유로우며, 그리고 그럴 때 비로소 인간이라는 더 큰 전체에 합일하게 된다는 루소의 정치철학은 자유, 평등, 박애로 요약된다.

이제 와서 문명의 이기(利器)를 모두 버리고, 자연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러나 루소의 주장처럼 자연 상태의 의미에 앞서 ‘소유’보다는 ‘평등’ 사상(思想)에 기초하여 만족을 얻는다면, 욕심으로 인한 자연(自然) 훼손을 줄일 수 있고 자연(自然)을 조금이라도 더 보존할 수 있어 바이러스의 발생과 공격을 감소시킬 수 있지 않을까?

저작권자 © 안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