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내 유일한 지역구 3선 여성 의원, 지역 민원 해결의 달인, 안산시의회 최초의 여성 의장” 박은경 의장이 제8대 후반기 의장에 당선되기까지 그동안 언론 지상에서 오르내렸던 수식어 들이다. 그는 2010년 시의회에 첫 입성한 이래 지난 10년 동안 상임위원회 활동과 지역 현안 사업 해결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6대 의회에서 대변인과 문화복지위원회 간사직을 맡았던 것을 제외하고는 오랜 시간 평의원 신분으로 의정활동을 펼쳐왔다. 그래서 더욱 의원 본연의 업무에 충실히 임할 수 있었고, 그렇게 쌓인 노력들의 결과가 오늘에 이르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박 의장은 의회 수장으로 당선된 것은 동료 의원들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지지와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후반기에는 시 집행부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함께 지역 각계와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형성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코로나 극복을 위한 시민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정책과 입법 과정에 담아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Q 안산시의회 최초로 여성 의장이 된 소감은?

저를 믿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준 동료 의원들에게 감사드린 다. 그리고 3선 의원으로 의회를 이끄는 의장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항상 성원을 보내준 지역 주민들에게도 고개 숙여 존경과 사랑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여성으로서는 1991년 의회 개원 이래 처음으로 의장에 당선됐다. 기쁨 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앞선다. 정치에서 성별이 절대 적인 기준이 된다고 보지는 않지만, 후배 여자 정치인들이나 정치를 꿈꾸는 여성들에게 귀감이 돼야 하기에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흔히들 여성의 사회 상층부 진입을 막는 보이지 않는 벽을 ‘유 리천장’에 빗댄다. 우리 사회에서 오랜 기간 잘못된 편견과 남성 들의 암묵적인 카르텔이 작용해 나타난 현상이다.

안산의 경우 지난 2006년 제5대 의회에 여성의원 5명이 입성하면서 처음으로 의회 내 금녀의 벽이 허물어졌다. 이후 여성 의원 들의 활발한 활동이 이어진 가운데 8대 의회에서는 역대 최다인 7명의 여성 의원들이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선거 제도 개선과 의회 내 수평적 의사결정 과정의 정착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본다. 결국 시민들의 현명한 정치 참여가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 냈다는 생각이다.

여성으로서의 장점을 살리는 의정활동을 펼치겠다. 하지만 그것에만 매몰되지 않을 것이다. 의원들과 시민 모두를 아우르는 의장으로서, 불편부당의 가치를 지키겠다.

어떤 일이든 과정은 섬세하게 살피고 결론은 명쾌하게 낼 것이다. 무엇보다 민의를 가장 앞에 두는 의회를 만드는 데에 전심전력하겠다.

Q 시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주변에서 2005년 말부터 선출직 출마를 권유받기 시작했지만 선뜻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가족이 깨어 있었다. 특히 시어머니가 제일 적극적으로 권하셨다. 시어머니께서 가정살림은 내게 맡기고 도전해 보라고 격려해 주셨다.

여성정치 참여 요구 목소리가 높았던 2006년 지방선거와 2007 년 보궐선거에 출마했지만 연거푸 낙선했다. 당시 두 번의 선거 에서 득표율은 정당 지지도 보다 배 정도 높게 나왔을 정도였으나 선거 구도를 깨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삼수 끝에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앞선 두 번의 선거에서 얻었던 득표율이 공천을 받는데 큰 밑받침이 됐고, 가족에게더 이상 패자의 모습을 보여줘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으로 선거운 동을 펼친 결과였다.

2006년에 선거를 준비할 때만 해도 우리 사회에는 가부장적 문화가 팽배해 있었다. 여성이어서 안된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

성차별적 관점에서 벗어나 여성의 섬세한 장점을 살려서 의정활 동을 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정치에 나섰다. 풀뿌리 민주 주의가 시작된 이후 남성 위주의 선출직 풍토 속에서 정치권을 불신하는 민심이 많았던 시절이었고, 여성의 강점으로 기존 정치 인이 갖지 못한 점을 살리고 싶었다.

이후 의정활동을 해 오면서 선거 과정 보다는 선거 후에도 주민 목소리를 들어주고 과정을 살피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주민들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의정활동을 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지난 10년은 그것을 실천하는 과정이었다.

Q 6·7·8대 3선을 하면서 특위 위원장을 제외하고, 평의원으로 지냈다. 이유가 있나?

제6대 의회 때 민주당 대변인과 문화복지위원회 간사 직을 역임했던 것과 세월호참사 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것을 제외하고는 평의원으로 활동했다.

그동안 의회 직을 목표로 삼아 의정활동을 하지는 않았다. 지역구 여건과 의회 내 역학 관계도 작용했을 것이라 본다. 다만 무리하지 않았고 때를 기다렸다.

물은 차면 넘친다. 잔을 채우기 위해 억지로 물을 길어오지 않은 것이 이유라면 이유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평의원으로 활동했기에 상임위원회 활동과 지역 현안 문제에 대해서 더욱 전력할 수 있었다.

- 지난 안산타임스 후보 인터뷰(6월16일자 5면 보도)에서 ‘특정 당의 절대적 숫자의 우위는 안정적 효율적 운영시스템을 담보할 뿐 일방적 독주는 지양돼야 한다’고 했다. 21명 중 14명 민주당, 의장으로서 어떻게 정당간 합의를 이끌어낼 것인가?

의회는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다. 결과만큼 과정 또한 중요하 다. 한쪽의 일방적인 독주는 경계해야 하고, 시민들이 바라는 바도 그렇다. 숫자의 정치보다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충분한 토론과 협상이 이뤄지는, 질적 수준을 담보하는 원내 운영을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같은 당 내에서도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토론과 조율을 통해 하나로 모아지듯, 정당 사이에도 협의의 룰이 정상적으로 작동되 어야 한다. 어느 정당이나 의원이든 시민의 뜻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대화에 나설 것이다.

아시다시피 후반기 원 구성 과정에서도 원내교섭 단체 간 이견이 있어 일정이 지연되기도 했다. 뼈아픈 대목이다.

원 구성 과정 에서 불거진 문제점들은 반드시 복기해 되풀이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의회 내 갈등의 피해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명심한다면, 이 같은 경험도 앞으로의 의회 운영에 자양분이 되리라 믿는다.

왕도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끈기와 인내를 갖고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를 유지한다면, 의회 구성원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론을 도출하는 일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Q 후반기에는 의회 운영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후반기는 제8대 의회가 추구했던 가치와 신념의 결실을 맺어야 하는 시기다. 시의회는 전반기에 많은 면에서 변화를 도모했다.

상임위원회 생중계 시스템을 도입해 의정활동의 투명성과 신뢰 도를 높이는 데에 기여했고, 의회 내에서 실력을 키우고 공부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의원연구단체 활동 활성화와 입법 확대를 추구했다.

시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후반기에는 이러한 활동들을 더욱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집중시키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 방향을 올바로 잡았으니 한층 더 속도를 내야 한다.

그동안 시 집행부와 의회 교섭단체가 직접적으로 만나는 기회 가 부족했다. 의회 내 다수당으로서 책임 정치를 실현하려면 시집행부와의 원활한 소통이 관건이다. 당정협의회를 정례화해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시간을 자주 갖겠다.

또한 상임위원회 중심의 의정활동으로 의회 분위기를 쇄신할 복안을 갖고 있다. 의회의 중심은 상임위원회이며, 의회의 모든 인적·물적 자원이 이를 바탕으로 운영된다. 회기뿐만 아니라 비회기 중에도 상임위원회가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일하는 의회가 되도록 하겠다.

달라진 언론 환경에도 적극 대응할 것이다. 의회 홍보의 스펙 트럼을 넓혀 시민들과의 접점의 폭을 키우겠다. 동영상, SNS, 홈페이지, 대언론 홍보 등 소통 방식을 다양화할 것이다. 모든 사람이 같은 매체만 보는 매스미디어(mass media)의 시대는 끝났다.

‘미디어의 파편화’에 맞는 홍보 전략으로 시민들께 더 다가설 계획이다.

Q 의회가 바라보는 지역 현안과 그 해결책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코로나 피해 극복이 가장 시급하다. 최근 안산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시민들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고, 소비 활동이 위축되면서 지역 경제도 침체 일로에 있다. 조기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지금의 상황으로 보면 장기화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안산시의회는 지난 4월 구성된 ‘코로나 극복 안산민생경제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역 각계의 피해 상황을 파악하며 맞춤형 지원 방안을 시 집행부에 제시한 바있다. 관련 예산을 추경에 반영해 줄 것과 시의 여러 기금을 활용 하는 방안 등을 제안해 놓은 상태다.

의회 뿐만 아니라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해소 노력과 더불어 중앙정부가 정책의 큰 틀을 잡아야 한다.

최근 안산을 포함한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측이 정부에 건의 했던 것처럼 정부 차원에서의 2차 재난지원금 지급도 고려해야 된다고 본다.

때를 놓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의회는 코로나 종식과 피해를 완전히 극복하는 날까지 기민 하고 유연하게 정책 발굴과 대안 제시에 나서며 시민들과 함께이 파고를 넘겠다.

Q 시민들께 하고 싶은 말은?

우선 코로나라는 병마의 확산 속에서도 묵묵히 각자의 자리에서 생업에 임하고 계신 시민 여러분께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한다.

이제 제8대 후반기 의회는 코로나 피해 극복과 시민 연대의 확대를 위해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딛으려 한다.

이 미증유의 위기를 홀로 이겨낼 길은 요원하다. 시민 한분 한분이 힘을 모아야 한다. 생활 방역에 대한 협조와 더불어 공적 시스템을 믿고 함께 실천해야 비로소 가능하다.

연대는 너와 나 그리고 우리를 확장하는 일이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신뢰를 높이고 불평등은 최소화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후반기 의회는 지역 사회에 연대의 뿌리가 굳건히 내리도록 하는 데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연대는 신뢰를 먹고 자라지만, 불평등은 연대의 끈을 약하게 만든다.

적어도 의회 내에서 합의한 정책들은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시민 간 신뢰를 높여 연대를 확대하는 방향을 지향할 것이다. 중력이 항상 지구의 중심을 향하듯, 의회가 생산하는 모든 정책은 연대의 가치를 확산하는 쪽에 복무할 것이라는 다짐을 해본다.

코로나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내는 중이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많은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며 몸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스스로 자가 격리에 들어간다.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도 믿을만하다고 여긴다.

시민 연대가 일정부분 강화되면서 공적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졌다. 위기 국면에서의 긍정적인 변화를 사회 전반에 확산시킨다면, 우리는 불신으로 인해 지불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을 낮추고 좀 더 생산적인 영역에서 연대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들꽃 하나는 볼 품이 없어도 무리 지어 핀 들꽃은 사람의 눈길을 오래 잡아두기 마련이다. 함께 하는 힘, 연대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이를 실천하는 의정활동으로 시민 여러분께 보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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