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성 시민기자

사람들이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르는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 우선 사방천지가 꽃으로 아름답게 장식되었으며, 날씨가 덥지도 춥지도 않기 때문에 활동하기가 좋고, 더불어 각종 행사가 끊임없이 이어져 볼거리 즐길 거리도 풍부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전에는 그랬다. 그동안 잔뜩 위축되었던 마음을 풀고 상록오색길을 따라서 한바퀴 돌아보았다. 여러 가지 다양한 풍경으로 산책을 즐기기에 더없이 안성맞춤이었다.

필자와 함께 오색약수길을 걸어본다고 상상하며 이 글을 읽어주었으면 한다. 성어공원에서 출발해서 안산천을 따라 걷는 5월의 아침 공기는 청량했고 물속에는 덩치가 제법 큰 물고기가 푸들쩍 거리며 헤엄치고 다녔다.

좌우로 병풍치듯이 펼쳐진 고층아파트들이 마치 서로 키재기 경쟁을 하는 듯이 보였으며 종종 지나가는 각종 새들도 반갑게 인사를 하는 듯 했다.

안산시민의 영원한 휴식처 호수공원에 도달하니 울긋불긋 꽃대궐이 두 눈앞에 펼쳐지고 있고, 적지 않은 시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며 걷고 있었다. 호수공원을 지나서 해안교를 통과하니 주인 잃은 배한척이 외로이 묶여서 갯벌에 놓여있는 모습이 그렇게 처량하고 안스럽게 보일 수가 없었다.

저 나룻배도 한 때는 바다를 가로지르며 많은 고깃배와 같이 파도를 헤쳐나갔던 시절이 있었으리라는 생각도 머리를 스쳐갔다. 3코스 수변공원 길은 한마디로 바다로 흘러가는 하천과의 만남이다. 안타까운 것은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떡하니 가로막고 있는 건너편의 초대형 아파트가 우리의 마음까지 위축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아침에는 산책하는 사람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는데 얼마 전부터 입주를 시작한 해양동 그랑자이 아파트 부근에 도달하니 꽤 많은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한참 주변 경관에 눈과 마음을 빼앗기며 걸어가다 보니 갈대습지공원 입구에 도달하였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서 임시폐쇄한 다는 안내 현수막이 황량하게 흔들거리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갈대습지로 들어가는 길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드리 나무와 도로가 기막힌 조화를 이루었다.

갈대습지공원 정문에서 옆으로 비켜나 상록오색길을 따라 걷다보니 각종 꽃들과 들풀이 서로 예쁘다고 뽐내기 자랑을 하고 있었다.

습지공원 안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공원의 옆모습을 볼 수 있었고 이 또한 자연의 멋진 조화가 아닌가 느껴졌다. 맥문동, 비비추, 수호초, 백철쭉 등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은 각종 꽃과 플라타나스 가로수가 질서정연히 환호하며 산책객을 맞이하였다.

어느새 본오동에 도달하니 너른 들판이 펼쳐져 있다. 본오들판길을 알리는 안내판 바로 옆에있는 작은 수로에서는 연속해서 물이 콸콸 흐르면서 논에 농수를 공급하고 있었다.

계획도시 안산에서 농촌의 모습을 그대로볼 수 있는 곳이고 바로 옆으로는 곧 개통을 준비하고 있는 수인선 전철공사가 한창이었다.

농로에서 올라와서 황토십리길로 접어들었다. 출발점에서 10여 킬로미터를 쉼 없이 걸었더니 다리가 붙어있는지 떨어졌는지 온 몸이 후들거렸지만 마음만은 상쾌 그 자체였다.

여태까지 걸었던 자연은 사라지고 도로와 넘쳐나는 차량, 그리고 분주하게 출근하려는 사람들로 갑자기 장면이 바뀌는 듯 했으니 마치 도시 한가운데로 순간이동을 한 기분이었다.

한대앞역에 도달하니 농산물시장과 주변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사람들의 흥정하는 소리뿐만 아니라 인도 한켠에 좌판을 펼치고 떡파는 할머니의 모습도 참으로 정겨워 보였다. 각종 꽃가게가 즐비한 이동 꽃마을에 도착했는데 비록 자연의 모습은 아니지만 제법 봄과 꽃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자연을 사랑하고 환경을 사랑하는 안산시민을 위해서 조성된 상록오색 길을 한바퀴 돌았는데 가벼운 트래킹과 산책을 즐기기에는 딱 안성맞춤이 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고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없다’는 시인 도종환의 글이 상록오색길을 한 바퀴 산책하는 동안 내 마음을 흔들고 또 흔들며 젖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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