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Miracle)
상태바
기적(Miracle)
  • 안산타임스
  • 승인 2020.03.16 19: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인숙 교육학 박사/특수교육 전공

‘기적(miracle)’은 ‘놀라운 일’이라 정의된다. 아주 오래 전 학창시절에 보았던 ‘기적 (miracle)’이라는 영화의 장면들이 기억 속에서 가물가물 떠오른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청춘 남녀가 사랑을 하게 되는데, 갑자기 전쟁이 발발하여 남자주인공은 전쟁터로 끌려가게 되고, 계속되는 참혹한 전쟁에서 군사들이 거의 대부분 목숨을 잃게 된다.

여자주인공은 전쟁터에 나가서 부상자를 치료하는 봉사활동을 하게 되고 연인을 찾아다 니지만 찾지 못한다. 결국 여자주인공은 성당 으로 달려가 ‘사랑하는 사람만 살아 돌아오게해 주신다면 일생을 오직 주를 위해 헌신 하겠 습니다’라고 서원기도를 드린다.

시간이 흐른 후, 어느 날 수녀가 된 여인 옆에 사랑하는 남자가 돌아온다. 수녀들의 행렬을 따라 걷고 있는 사랑하는 여인을 곁에서 바라보는 그 순간 성모상이 빛을 발하며, 기적이 일어났음을 알려준다. 기도를 통해 연인이 살아 돌아오는 기적을 만들어 낸 것이다.

최근 세계로 확산되는 코로나19사태를 겪으면서 ‘기적(miracle)’이 일어나길 간절히 원한 다. 어느 날 ‘기적(miracle)’처럼 확진자들의 건강이 좋아지고 새로이 진단되는 확진자의 수도 줄고, 더 이상 코로나 바이러스가 활동을 못한다는 기사를 하루빨리 볼 수 있기를 희망 한다.

이러한 바램은 어느 특정인의 바램이 아니라 지구에 생존하는 모든 이들의 동일한 소망일 것이다. 사스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안타 까운 죽음도 보았고 함께 슬퍼도 했다. 그러나 이 사태가 진정된 후에 찾아 온 평범한 날들에 크게 감사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다시 시작된 이번 코로나 19사태는 워낙 전염성이 강하고 갑작스럽게 사망에 이르기도 하기 때문에 전 국민의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도 큰 것 같다. 2개월 이상 지속되는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던 평범한 삶을 그리워하게 되고, 그동안 얼마나 평범한 날들에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았 는지 반성이 된다.

대부분의 경우, 아마 하루를 살면서 즐거운 웃음보다는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자신의 목표 때문에 우울한 날이 더 많았을 것이다. 작은 목표를 이루면 더 큰 목표를 향해가면서 목표를 이룬 것에 대한 감사보다는 또다시 이루고 싶은 새로운 목표 때문에 안달하고 힘들어 한다.

타인이 볼 때 참으로 부럽다고 생각하는 많은 조건을 가진 사람도 자신의 풍성함에 감사 하기보다는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작은 부 족함에 더 연연 하면서 쩔쩔매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에는 수많은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가스불로 불이 나기도 하고, 교통사고가 일어나기도 하고, 작업장에서 다치기도 하고, 요즘처럼 바이러스가 창궐하기도 하고, 폭우로 집이 무너지기도 하고, 화산이 폭발하기도 하고, 전쟁이 일어나기도 하고, 갑자기 총이 날아오기도 하고, 도둑이나 강도를 만나기도 하고,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때로는 아무런 죄도 없이 살인을 당하기도 한다.

이런 와중에 큰 교통사고가 일어나서 많은 이가 부상당하거나 사망한 가운데 다행히 살아남았거나, 죽을 병에 걸렸는데, 치료가 잘 되어 건강해 졌다거나, 대형붕괴사고로 잔해에 깔려 많이 이가 희생되었는데 48시간 이후에도 살아남았거나 하는 이런 유사한 경우에 우리는 흔히 ‘기적(miracle)’이 일어났다 말한다.

그러나 진정한 ‘기적(miracle)’이란 이런 험난한 세상에서 나에게 오늘, 어떤 큰 재난이 발생하지 않았고 평범한 일상을 잘 살았다면 이것이 바로 ‘기적(miracle)’이 아닌가? ‘기적 (miracle)’이란 어쩌면 위기상황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라, 나에게 위기가 닥치지 않았다는 것이 더 큰 ‘기적(miracle)’일 것이다. 코로나 19 사태가 지속되면서, 평범한 일상이 더욱 그리워지고 함께 나눴던 즐거운 식사와 대화가 특별한 축복의 시간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행운의 ‘네잎 클로버’를 갖고 싶어 한다. 그래서 행복을 의미하는 ‘세잎 클로버’를 발로 밟으면서 ‘네잎 클로버’를 열심히 찾는다.

그러나 설령 행운이 찾아왔다고 해도 행운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행운은 올 때처럼 갈 때도 어느 순간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행운을 기다리기 보다는 언제나 곁에서 찾을 수 있고, 또 나 자신을 응원해주고 있는 평범한 행복의 가치를 되새겨 보면서. 코로나 19사태가 진정된 어느 날, 이 어려운 시기의 날들을 기억하며, 매일이 ‘기적(miracle)’인 일상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