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규 문학평론가

사람은 흙을 밟고 흙냄새를 맡고 살아야 육체도 정신도 건강하다. 그런데 19세기 이후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집중화로 주거환경이 크게 변해 흙을 밟지 못하고 흙냄새를 맡지 못하고 산다. 그렇게 되자 육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 건강까지 해친다.

도심 모든 공간을 콘크리트 또는 아스팔트로 봉해버리고 건물을 높이 올려 흙을 밟지도 흙냄새를 맡지도 못하고 산다. 그러다보니 육체가 허약해지고 정신은 정상이 아닌 환장을, 그렇게 되자 부모자식 간에 이상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또한 환경오염이 가져다 준 결과다.

부모와 자식 간 인연이 부모 또는 자식 그 누구의 의지와도 상관없이 맺어진 일이라서 혹자는 하늘이 맺어 준 특별한 인연이라 말한다. 그래서 소중함으로 말하면 그 보다 더소중한 인연이 있을 수 없다.

그런 인연관계의 부모 자식 사이에 의와 도를 중시하는 인간이 해서는 안 되는 부도덕한 일들이 일어난 다.

문제는 인간이 땅을 봉하는 등 자 연환경을 파괴, 흙냄새를 맡지도 흙을 밟지도 못해 일어나는 우울증, 치매 더 나아가 환장 등 정신질환으로 전이 인륜도덕이 망각상태로 빠져들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 1월 말 노모와 딸 간에 대구광역시에서 있었던 일이다. 1월 어느 날 오후 50대 중반의 한 여인이 80대초 노모를 데리고 대구시 한경찰지구대를 찾았다.

50대 여인은 노모를 지구대에 맡기고 잠시 바람 쐬고 오겠다며 지구대를 나갔다. 그리고 밤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지구대 경찰관이 그 노인에게 사는 곳이며 연락처를 묻자 “내 자식들은 잘하고 있다. 아마도 볼 일이 있어 바쁠 거다. 곧 올 거다” 그러면서 사는 곳은 물론 연락처도 모른다며 말해 주지 않았다.

그래서 노인이 가지고 있는 휴대 폰을 검색해 보았다. 자식이 세 명이고 데리고 온 여인이 큰 딸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휴대폰에 기록된 자식들 번호로 전화를 걸었 다. 모두 받지 않았다.

경찰이 노인에게 딸이 어머니를 버리고 가버렸을 수 있다며 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하자 그노인은 “우리 자식들은 잘못이 없어요”라며 자기를 내팽개친 자식들에게 행여 피해가 갈까봐 우리 자식들은 내게 그렇게 잘할 수가 없었다며 한사코 자식들 걱정만 했다.

하는 수 없어 전화번호가 등록된 주소를 확인, 노인이 살았던 곳을 찾아 그 집 주변사람들을 만나 노인에 대해 알아보았다. 주변 사람들에 의하면 그 노인은 중증치매를 앓아 큰딸이 모시고 살다가 근래에 그 딸도 우울증으로 고생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흙냄새를 못 맡고 흙을 밟지 못하고 살다 보니 나타난 치매와 우울증 이라는 정신질환이 가져다 준 결과 다.

요즘 자식들, 부모와는 다르다. 문제는 이 세상 많은 자식들은 그 노파의 자식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유독 과학문명의 혜택으로 삶이 좋아지자 욕구 또한 다양하여 인륜도 덕이 거추장스러운 가치로 변해버 렸다.

그 모두가 제 정신이 아니다. 땅을 콘크리트로 봉해버리는 등 자연환경이 파괴되면서 인간을 그렇게 만들어 버렸다. 흙냄새를 맡지 못하고 살다보니 제정신이 아닌 환장을 한것이다.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은 수질을 떨어뜨리고 기후를 변화시키고 토양을 오염시키는 것으로 그치지를 않는다. 무서운 병원균을 만들어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폐렴 또는 천연두, 흑사병 같은 무서운 질병을 퍼트리기도 한다.

그런 점 등을 생각해서 더 이상 환경오염이 되지 않도록 너나없이 노력해야 보다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건전한 정신세계에서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환경보전에 인류의 미래가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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