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숙 교육학 박사, 특수교육 전공

연일 ‘코로나 19’ 확진자의 증가로 나라가 비상이다.

이런 비상상황에서는 자신을 돌보지 않고 타인을 살리기 위한 시대적 ‘영웅’도 나타나고,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만을 지키기 위한 이기적 사람도 보이고, 자의 든, 타의 든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는 사람까지 등장한다.

처음 ‘코로나 19’가 한국에 발병을 시작할 때인 1월말∼2월 초까지만 해도 중국과 일본의 빠른 확산을 비판하면서 한국의 대처 모습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정은경 본부장의 열정을 다한 노력을 칭찬하며 본부장의 하루하루 변화되는 초췌한 모습을 비교하는 영상까지 올려 지면서 안타 까움을 금치 못했다.

그런데 지금은 코로나 19의 확진자가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 국가나 지역차원에서 전염병의 확산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상황의 발생은 어떤 특정 집단이 전염병의 진원지와 연계 고리를 유지하면서 대책도 없이 집단 행동을 함으로써 온 나라의 평온을 깨뜨리고 세계 적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리며 수많은 국민들의 경제활동을 위축시켜 파탄에 이르게 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직 대한민국의 따뜻함이 살아있어 살만한 나라이다. 대구나 경북지역은 환자 수 급증에 따라 의료진이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민간인 의료진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섰고, 코로나 여파로 상거래가 거의 멈춰 버린 소상인들의 점주들은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하고, 동대문이나 남대문 같은 대형시장에서도 점주들이 스스로 임대료를 삭감해 주겠다는 솔선수범 사례가 증가하면서, 국가차원에서도 임대료 보존에 관한 정책들이 입안되었다. 이런 미담이 바로 올바른 사고를 가진 ‘한 사람’으로부터 출발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프랑스어로 '고귀한 신분(귀족)'이라는 노블레스와 '책임이 있다'는 오블리주가 합해진 용어이다.

진정한 귀족이라 함은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뜻으로 1808년 프랑스 정치가 ‘가스통 피에르 마르 크’가 처음 사용한 용어이다. 진정한 사회적 리더란 단순히 신분이나 명예, 돈을 자랑하며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 하고, 국가를 생각하는 ‘의무’를 다하는 사람이다.

아무리 건물이 많고 돈이 많다한들 올바로 쓰지 않는다면 그것은 ‘돈’이 아니라 건물의 ‘돌’에 불과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인구밀도가 세계 3위(1㎢당 516 명)이고, 서울의 인구밀도는 세계 1위(1㎢당 56,700명)로 2위인 런던(1㎢당 5,100명)과는 비교도 불가능할 정도로 높은 인구밀도 가진 도시다.

이는 곧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클 지를 짐작하게 해 주는 척도가 된다. 지하철 한 칸에는 160명이 정원이나 출·퇴근 시간에는 200명 이상이 탄다고 한다.

지하철 10칸이면 약 1,600명이 그 시간만큼은한 운명처럼 달리고 있다.

2003년 2월 일어났던 대구 지하철 참사에서 경험했듯이 50대 중반 한 남성의 잘못된 행위가 192명 승객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 사건의 현장에서도 기관사 ‘한 사람’이 잘 대처했더라면 많은 승객의 목숨을 구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열쇠를 꽂아놓고 혼자 살겠다고 도망가는 바람에 더 많은 승객들이 희생되었다.

우리가 겪었던 세월호나 건물의 붕괴, 자동차 사고(음주운전, 졸음운전 등), 건축의 안전 사고 등 수 많은 사례들도 어떤 ‘한 사람’의 잘 못이나 부주의로 인해 대형사건을 일으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우리는 얼마나 가까운 공동체인가? 코로나 19도 이웃과 함께 겪어야 하고, 내가 어쩔 수 없는 사고에서도 옆에서 함께 당할 수도 있지 않은가?

‘한 사람’ ‘나 한사람’의 의미를 되새겨 볼 일이다. 어떠한 공동체에 속해 있든지 ‘나 한사람’의 임무와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어쩌면 ‘나 한 사람’의 손에 많은 사람의 생명이 달려 있을 수도 있다.

지금 이 어려운 대한민국의 상황을 ‘한 사람’ 한 사람’이 역할을 다함으로써 하루라도 빨리 극복해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리고 어려운 이웃과 마음과 물질을 함께 나누는 자원봉사자들의 노력과 헌신에 진심어린 감사를 드리고 싶다.

이 어려움은 지금까지 그랬듯이 우리의 노력 으로 극복될 것이고 우리는 다시 평범한 일상 으로 돌아가 웃으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햇빛과 그늘은 한 몸이다. 매일 햇빛만 비추면 곧 사막이 된다.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다. 진주조개 보석이 된 상처 고통을 상처를 이겨내는 것이 진주에도 상처가 있다” 정호승 시인의 글이다. 이 상처와 고통을 잘 이겨내어 우리 모두 좀 더 성숙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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