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항아리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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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항아리 경제
  • 안산타임스
  • 승인 2019.11.1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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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석 경기테크노파크 전략사업본부장
서한석 경기테크노파크 전략사업본부장

여기 달항아리가 있다. 보름달을 닮은 풍만하고 미려한 선이다. 백자 계통이라 색깔도 순백색이나 미색을 띤 은은한 멋이다. 볼수록 흐뭇하고 편안하다. 집안 장식장에 들여놓으면 거실이나 방안에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런 통계가 있다. 세계 최고 갑부 50인의 재산이 지구 절반의 인구 35억명 재산보다 많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상위 계층 10%의 부가 하위 50%의 부보다 많다. 부의 편중이 심하면 중산층이 현저히 감소하는 등 양극화와 사회 갈등이 깊어진다. 이는 피라미드 경제 모형이기도 하다. 그래서 피라미드가 아닌 달항아리 모양으로 경제 발전 모형이 변화하길 바란다. 달항아리 모형은 소득분포와 인구분포를 통해 경제가 어떤 모양으로 발전해야 좋을지를 예시해 준다.

지난 10월 22일과 29일 통계청에서 경제 상황을 볼 수 있는 조사를 발표하였다. 임금 취업자 2천30여만 명 중 임금이 월 400만 원 미만인 직장인이 82%, 400만 원 이상인 직장인이 18%이다. 자세히 보면 100만 원 미만이 9.7%, 100~200만 원이 24.3%, 200~300만 원이 31%로서 300만 원 미만이 65%를 차지한다.

100~200만 원 층은 대부분 중소기업, 소상공인, 서비스업 등에서 종사하는 노동자일 것이다. 하여튼 가족 수에 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대부분 빠듯하게 살고 있다.

또한, 취업자 중 비정규직이 1년 전보다 86만 7천 명이 늘어났다는 발표이다. 이런 결과에 조사방식을 두고 설왕설래가 있지만 그래도 충격적이다. 정부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민 660만 이상의 비정규직이 줄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얇은 지갑과 불안한 고용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경제 해법은 역사적으로 크게 두 부류가 있다. 하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역할하도록 자유시장 경제 논리에 맡겨 놓으면 낙수효과나 대기업 수출 위주의 성장경제를 통해 발전한다는 것이다. 이는 전통적이거나 신자유주의적인 견해가 농축된 이론이기도 하다. 또 다른 하나는 경제를 시장논리에 맡기면 여러 부작용, 즉 상대적 빈곤과 양극화, 불평등 현상 고착화가 개선될 여지가 적으므로 경제 체질을 바꾸자는 것이다. 그래서 중소기업, 노동 위주의 정책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현재는 이런 대별되는 논리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조금씩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민주주의 발전이 경제 논리의 융합과 통합 분위기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포용경제를 통해 대기업, 중소기업 상생과 기업주와 노동자의 협력을 강조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대기업도 중소기업, 노동조합과 수직적 관계보다는 수평적 관계로 전환하는 추세를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이러한 추세가 정착되고 발전해 간다면 경제 상황은 분명히 나아질 것이다.

소득격차와 고용불안정 같은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은 근본적으로 없을 순 없다. 우리 각자는 이미 어떤 특정 사회의 특정 지위를 갖고 태어나며 그 성격은 인생이나 제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산이나 일자리, 권력이나 사회적 지위의 격차와 불평등을 허용하더라도 개개인의 불평등 손해를 보상하는 제도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일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기본소득이나 따뜻한 시장경제라는 제도와 논리가 새삼 큰 의미로 다가온다. 실제로 기본소득은 유럽과 캐나다, 인도, 알래스카에서 시범적으로 도입되고 관심을 모으는 중이다. 우리나라도 아동수당, 청년수당, 농민에게 기본소득을 도입하고 있고 준비하는 중이다. 또한, 따뜻한 시장경제라는 테마는 故김근태 의장의 경제학자다운 소신이었고 사람중심 사회적 약자우대 경제론으로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혼합되어 있다.

이러한 경제 환경의 변화와 관점의 혼융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상대적 불평등과 빈곤에 대한 대안 모색의 결과일 것이다. 동시에 다함께 잘 살자는 민족정신과 대동정신의 소산이기도 하다. 이런 흐름이 민주와 평화라는 패러다임을 더욱 공고히 형성 발전시키고 심각한 대립과 분열을 막아내는 합리적인 수단임은 확실하다.

다시 달항아리 경제를 생각해 본다. 소득의 상층부와 하층부가 지금의 피라미드형 불평등보다는 훨씬 개선된 모양이다. 중산층이 더욱 두터우며 중소기업이 중심 역할을 강화하고 경제체질과 경쟁력이 향상되어 비정규직이 현저히 줄어든 내용을 담고 있다.

미려하고 온화한 백색, 미색으로 사회적 갈등과 분쟁을 완화하는 원만한 형태이다. 이런 달항아리 경제에서 더욱 발전한 경제는 국 사발이나 대접처럼 상층부와 하층부의 격차가 현저히 줄어든 모양이다. 그런 세상으로 발전하기 위해 원만한 달항아리 경제를 달성해야 한다.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대접모양으로 발전해 가길 바란다. 다만 지금은 정부도 경제계와 노동계도 기존 논리와 경험치를 고수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도와 협력을 도입하고 추진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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