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위로
정인숙 서울맹학교 교감(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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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위로
정인숙 서울맹학교 교감(교육학 박사)
  • 안산타임스
  • 승인 2019.10.28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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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숙 교육학 박사, 특수교육 전공
정인숙 교육학 박사, 특수교육 전공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지만, 미국의 의학자이자 작가인 올리버 웬델 홈스(Oliver Wendell Holmes)는 “한 주에 한 두 번 수 계절 동안 ‘음악’에 영혼을 담궈 보라 몸을 욕조에 담그는 것과 같은 효과가 영혼에 나타날 것이다”라고 하였다.

‘음악’ 특히 ‘클래식 음악’이 주는 위로는 대단한 것 같다. 혼자서 분노하며 미친 듯이 ‘이것은 아니야’라고 세상에 소리치고 싶지만 그 누구도 들어 줄 사람이 없으니 소리쳐 봐도 해결방법이 없고,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결국 우울증이나 정신분열 같은 극단에 처할 수도 있으니 해결사는 자신 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어 결국 자신이 스스로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지원하고 안아주고 또 다른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품어주고 도닥거려주어야 한다.

이럴 때 클래식 음악은 그런 감정을 안다는 듯 ‘너만 아픈 게 아니야’ ‘모두 아파’라고 말하면서 위로를 해 주는 듯하다. 위대한 음악가 베토벤은 오페라, 피아노소나타, 가곡, 협주곡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탄생시켰고, 자기 자신과 자신이 작곡한 음악을 일치시킨 작곡자였다고 평가된다. 그가 살아갔던 시대도 역동적이었고 그의 개인의 삶 또한 순탄하지 않았지만 그가 만든 음악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함으로써 후세의 많은 사람을 위로하고 있다.

「베토벤 아홉 개의 교향곡(부제: 자유와 환희를 노래하다)」 저자 나성인은 「자신은 뇌성마비를 앓고 있어서 걸을 때마다 엇박자 리듬을 타며 절뚝거렸고, 다른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어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런 슬픔 중에 베토벤의 교향곡 ‘영웅’ 2악장 ‘장송행진곡’을 듣고 난 후, ‘내가 들은 것은 슬픔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소리 높인 감정의 토로가 아니었다. 엄숙하고 진중했다.

슬픔의 한가운데 드높은 경외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렇게 격조 높은 슬픔이 있을 수 있구나’ ‘슬픔이 이토록 고귀하다면, 슬픈 사람의 목소리도 귀중하다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 고 고백했다. 인생의 쓴맛과 매운맛을 베토벤의 음악을 통해 공유하고 삶의 힘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베토벤(1770.12.17.∽1827.03.26.)은 알코올중독자인 아버지와 폐결핵이 걸린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가난한 삶을 살았고, 거의 돈 한 푼 없이 유학을 떠나게 되는데 1796년∼1800년 사이 귓병이 악화되어 밤낮으로 귀는 윙윙거리고 청각은 점점 무디어만 갔다.

그는 음악가로서 가장 필요한 바로 청각이 나쁘다는 것에 비통해 했고, “나는 고독하다 참으로 고독하다 사람들의 모임 자리에 가까이 가면 내 병세를 남들이 알아차리게 되지 않을까 하는 무서운 불안에 사로잡혀 버린다.”라고 토로했다. 설상가상으로 1806년에 테레제 폰 브룸스빅크와 약혼을 하였으나 재산이 없었다는 것과 신분차이 때문에 약혼이 파기된다.

이 어려운 난관 속에서 “나는 스스로 내 목숨을 끊을 뻔하였다. 그것을 제지하여 준 것은 오직 예술뿐이다”라고 고백했다. 교양곡을 연주했을 때 받은 이루 표현할 수 없는 찬사 뒤에는 슬프고 우울했던 베토벤 인생의 처절한 쓴맛이 있었고, 이를 극복한 힘은 예술에 있었다.

그의 교향곡 제1번에서 9번은 이야기(베토벤 아홉 개의 교향곡)로 전개되는데 제1번 예술가로서 자기 세계를 구축하는 이야기, 제2번 청력을 상실하는 절망을 딛고 일어서 삶의 의미를 찾아낸 이야기. 제3번 자유로운 영웅의 창조이야기, 제4번 사랑의 감정이 틔워낸 조화로움의 세계, 제5번 인생의 문을 두들기는 운명에 맞서 승리하는 이야기, 제6번 자연에서 만난 낙원의 경험, 제7번 영웅과 민중이 한데 벌이는 거대한 축제, 제8번 작곡가의 신랄한 자기 풍자, 제9번 드넓은 인류애를 노래하는 이야기로 작곡했다.

베토벤은 출생에서부터 알코올중독자와 폐결핵 환자, 가난이라는 쓴맛을 안고 인생을 시작하였지만, 음악이라는 거대한 기쁨을 알면서 행복을 경험하였다, 그러나 ‘나는 고독하다’고 고백한 것처럼 사람들을 피하면서 슬픈 현실을 경험하고 게다가 사랑하는 약혼자와의 파혼과 청각장애로 인한 아픔으로 인생의 많은 시간을 살아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249년이 지난 오늘에도 가장 위대한 음악가로 불리며 우리들 가슴에 영원히 살아 있는 베토벤의 고뇌, 슬픔, 아름다움을 마주하며 듣는 베토벤의 절절한 삶에 의한 교향곡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고통스런 인생을 위로해 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토벤이 그랬던 것처럼, 삶의 의미를 찾고 운명과 맞서 승리하고 인류애를 노래하며 자연에서 만난 낙원을 경험하게 되는 풍요한 삶의 가치와 함께 승화된 인생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도록 인도해 준다.

누구의 인생이나 애통함과 고난의 쓰디쓴 맛이 따르지만, 베토벤이 그랬듯이 슬픔을 안고 있더라도 어느 순간 찾아오는 환희의 기쁨과 행복함을 간직하며 위로 받고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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