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숙 교육학 박사, 특수교육 전공

인생을 살면서 가장 큰 적은 ‘외로움’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외로움’은 주로 노년층의 독거노인을 중심으로 사회문제화 되어왔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라 연령에 관계없이 ‘외로움’이 커지고, 확대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첫째는 가정환경의 변화이다. 한 세대 전만 해도 가정마다 다자녀를 두어 외로움을 모르고 성장하였으나 지금은 대부분 자녀가 1∼2명이거나 없는 경우도 있고, 자녀가 있더라도 어릴 적부터 해외로 혹은 국내 대도시로 유학을 가거나 기숙학교 등에 재학하는 경우도 많아서 젊은 부부들의 경우에도 ‘외로움’이 많아지고 있다.

두 번째는 사회 환경의 변화이다, 주로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발전되면서, 농사조차도 많은 부분 기계화가 되고, 직장생활에 있어서도 개인별로 컴퓨터에 앉아 업무에 몰두하는 경우가 많아져 공동생활을 우선시하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 되었다. 또한 전자결재로 업무형태가 바뀌고 로버트와 함께 일하는 경우도 많아 사람 간의 대화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다.

세 번째는 의식구조의 변화이다. 과거에는 직장 동료, 친구들이 모여 식사도 하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문화가 많았으나, 자가용(My car) 시대가 되면서 모임 문화가 적어지고, 핵가족을 중심으로 남편들도 공동 육아와 살림 참여시간이 늘면서 외부활동보다는 가정생활에 더 무게를 두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환경의 변화로 공동 거주 가족이 2인 이하인 경우가 점점 늘어가는 추세인데, 혹시라도 부부간, 가족 간의 불화라도 생기면 외로움이 더 커질 수 있다. 더구나 의학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길어져 홀로 지내야 하는 시간이 증가하고 있어 ‘외로움’은 개인의 문제이기 보다는 사회적 환경 변화 요인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직장 은퇴 후 노후에는 농어촌에서 전원생활을 하면서 지낼 수 있도록 ‘노인종합복지타운’이나 ‘은퇴자 마을’ 등을 다양한 형태로 운영하기도 한다. 이러한 곳들은 대부분 건강·풍요·행복 등을 가치로 삼고 야외공연장, 실내 게이트볼장, 헬스클럽, 취미생활실, 문화생활실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비슷한 연령의 사람들끼리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함께 하면서 ‘외로움’을 달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공동생활의 개념은 대규모 아파트에도 도입되고 있다. 연령에 관계없이 Community 공간을 활용하며 이웃과 함께 하기도 하고 혼자 생활을 즐기기도 하며 ‘외로움’을 너머서 적극적인 즐거운 삶을 찾아가도록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2008 친환경 아파트/커뮤니티 아파트’로 대상을 수여 받은 GS건설의 자이(Xi)는 주민 공동 편의시설을 특화한 커뮤니티 공간인 ‘자이안센터(Xian Center)’를 개설하여, 개인스튜디오, 게스트 하우스, 독서실, 리셉션 라운지, 명상휴게실, 원기회복실. 요가실, 휘트니스 센터, 수영장, 클럽하우스, 골프연습장, 스크린골프장, 탁구장 등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을 개설하였고, 이를 계기로 골프, 풍선아트, 산악회 등 전국의 자이 내에서 120여개의 동호회가 만들어져 활동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였다.

서울 반포자이의 ‘자이안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의 주민커뮤니티 시설로 연면적이 9,000m²(약 2,700평)로 누구나 살아보고 싶은 아파트의 대명사가 되었다. 수요자의 요구에 걸 맞는 공급을 하고자 하는 아이디어들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대형 아파트의 경우, 이러한 Community 공간을 중시하는 경향이다.

이제는 한 가구의 가족생활을 너머서 공동으로 함께 하는 공간을 통해 주민 간의 소통과 정신건강을 챙겨 나가고 있다. 이러한 Community 공간을 아파트 단지에서는 좀 더 확대해 나가도록 법적인 규정을 두고, 소형 아파트 단지나 단독주택 지역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선두에 서서 ‘동사무소’에서 실시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확장시키고, 체육관이 갖춰진 체육·문화 시설을 확충하면서 평생교육기관 등을 설립해 간다면, 지역 주민들끼리 시설을 기반으로 동호회를 결성하기도 하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친밀감을 더해가면서 ‘외로움’을 줄이고, 좀 더 풍요롭고 행복한 지역사회 중심의 삶을 영위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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