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탁] 서안산노인요양병원장/산부인과 의사

섹스는 부부간의 정당한 권리이고, 섹스의 원리란 육체적인 접촉을 통해 종족번식과 동시에 발생되는 쾌락을 즐기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유교적 영향권에서 살아온 우리나라 여성들은 성적인 불만이 쌓여도 가슴깊이 묻어두고 여성이 성문제를 입 밖에 내는 것 자체를 창피해 해 왔다.

몇 십 년 전만 해도 우리 사회는 남성이나 여성이 성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했고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부부 중 한 명이 성에 대해 관심이 있었던 가정은 나름대로 자료를 구해 정보를 얻으며 개발을 했다.

대부분은 성에 대해 무지하고 의무적으로 방어전을 치른다고 생각한 가정이 많았을 것으로 안다.

체위도 정상위만 고집하면서,,,여성의 인내에 의해 부부관계를 그런대로 원만하게 유지해 왔다. 이러한 여성의 인내는 남성의 성기능 장애를 묵과하는 원인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한국의 여성들은 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부부간의 성관계를 잊은 채 아이들에 대한 교육에 관심을 갖고 강조함으로써 부부관계의 끈을 그런대로 유지해 왔다고 할 수 있겠다.

그 전에는 집 구조가 한옥이라 방이 2~3칸인테 자녀들은 여럿이다 보니 한 방에 여러 명이 자야 했는데, 대부분 막내는 부모와 같이 자기 때문에 성생활하기가 불편한 점도 있었다. 아이들이 자기만을 기다리다 보면 낮의 힘든 일 때문에 피곤이 몰려와 잠이 들기 때문이다. 오르가즘에 도달해도 방음장치가 안 된 방 구조와 아이들 때문에 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아파트 생활이 시작되고 산아제한이 정부의 시책이 된 것이 1970년대 이니까 불과 30여년 전만 해도 여성의 성은 거의 무시된 채로 종족보존의 기능만 유지한 채로 성생활을 했었다.

여성 불감증에 대해 이야기 할 때, 흔히 성관계 때 오르가즘을 느끼는가, 못 느끼는가가 논의의 대상이 되곤 한다.

어떤 보고서에 의하면, 환상만으로 오르가즘을 느끼는 여성이 5~10%, 성관계 때 음핵을 자극받아야만 오르가즘을 느끼는 여성이 약 40%, 어떤 방법을 써도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하는 여성이 10% 정도라는 것이다. 즉, 정상적인 부부관계만 가지고 오르가즘을 느끼는 사람은 절반도 안 되고 전체 여성의약 10% 정도는 불감증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불감증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불감증이라고 생각하는 여성도 적지 않고, 성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문화적인 억압 때문에 자신의 문제를 부정시 하는가 하면, 강박적 성격이나 지적 수준이 높은 여성 가운데 스스로를 지나치게 억압하여 불감증 환자가 되기도 한다.

어떤 경우는 남편이 조루인 관계로 인하여 적절한 성적 자극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는 여성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런 불감증 여성은 적절한 남편의 성 치료를 통해 오르가즘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해부학적 원인에 의한 불감증은 그리 많지 않다.

대개는 심리적인 요인이나 성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불감증이다.

불안, 우울, 성적 억압, 남편과의 무의식적인 힘겨루기 등이 흔한 원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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